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1. 23. 선고 2025구합53709 판결

부당전보 및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취소 청구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이하 '원고' 또는 '원고 회사'라 한다)는 서울에 본사를, 강릉시에 R&D센터(이하 '강릉연구소'라 한다)를, 안동시에 생산공장을 각 두고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4. 4.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서울 본사에서 연구소장으로 근무한 자이다.

나.

원고는 2024. 6. 19. 참가인을 2024. 6. 24.자로 강릉연구소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24. 6. 24.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① 무단결근, ② 허위 출장, ③ 지시 불이행, ④ 근무시간 중 업무와 무관한 개인 소득활동, ⑤ 근무지 이탈, ⑥ 업무와 관계없는 법인카드 지출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내용의 2024. 6. 28.자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를 이메일로 보냈다.

라.

원고는 2024. 6. 28. 참가인이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다.항 기재 징계혐의 사실 중 ③, ⑥을 제외한 나머지 ①, ②, ④, ⑤ 징계혐의 사실(이하 위 인정된 징계사실을 차례로 '제1 내지 4 징계사유'라 하고 이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을 징계사유로 인정한 뒤 참가인에게 구두로 해고통보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같은 날 13:29경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해고를 통보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마.

참가인은 2024. 6. 28. 13:53경 원고에게 징계의 근거규정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면서 재심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원고는 2024. 7. 3. 10:00경 참가인이 참석한 가운데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게 재차 구두로 해고통보를 하였다.

바.

원고는 2024. 7. 9. 참가인에게 마지막 근무일을 '2024. 6. 28.'로, 해고사유를 '징계위원회 결과에 따른 해고'로 각 기재하고 작성일을 '2024. 6. 28.'로 소급하여 작성한 해고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였고, 참가인은 2024. 7. 11. 이를 수령하였다.

사.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와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2024. 8.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0. 14.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 등이 존재하지 않아 부당하고,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도하고 징계절차가 위법하여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이 사건 전보 및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는 판정을 하였다(H).

아.

원고는 2024. 11.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2. 2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7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인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을 연구소장으로 채용하여 기존에 대표이사가 수행하던 강릉연구소의 연구 · 개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었고, 다만 참가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입사후 2~3개월가량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도록 한 것일 뿐이므로, 이 사건 전보에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 원고는 강릉연구소 근무 직원을 위해 숙소를 제공하는 등의 복지제도를 시행하여 왔으나 참가인이 이에 대해 문의, 요청을 하지 않아 복지혜택을 받지 못한 것이므로 이를 두고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아 유효하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내용 ·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4호증, 을나 제1, 5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반면 그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중대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1)

2024. 3. 26.자 채용제안서 및 2024. 4. 1.자 근로계약서에 참가인의 직위, 직급이 '연구소장'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근로계약서에 '참가인의 주된 업무는 서울본사, 강릉연구소, 안동지사 등이고, 업무상 필요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2)

그러나 참가인은 이전 회사(주식회사 I)에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의 이러한 업무 경험과 노하우 등을 이용하고자 스톡옵션 지급을 약속하며 채용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대표이사가 참가인에게 스톡옵션이나 주주간담회와 관련하여 보낸 각 이메일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단순히 연구만이 아니라 신약개발이나 기술이전과 관련된 판로 개척, 외부 협업 등 영업을 위해 채용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 입사한 뒤 한 업무를 살펴보면, 'J 심포지엄', 'D' 등에 참석하거나 AI 신약개발 회사인 'K'와 'L'과 미팅을 하는 등 외부 협업, 영업 업무를 한 사정만 보일 뿐, 강릉연구소에서 연구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 강릉연구소의 연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

(3)

원고는 M가 출자하여 설립된 회사이고 강릉연구소는 M의 연구원들과의 협업에 의하여 업무를 처리하는데, 원고의 대표이사가 강릉연구소에 상주하면서 사실상 연구소장의 직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 이전에는 강릉연구소에서 소장직을 수행한 사람이 없었다. 원고가 참가인을 강릉연구소로 전보하여 부여하려고 계획하였던 업무가 무엇인지, 참가인의 기존 영업 업무와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 등에 관하여 별다른 소명이 없다.

(4)

더욱이 원고는 2024. 6. 13. 참가인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한 상태였다.

그런데 참가인이 3개월치 급여의 보상을 요구하자 원고는 불과 6일 뒤인 2024. 6. 19. 갑자기 2024. 6. 24.자 이 사건 전보를 공지하였는바,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참가인에게 연구소장직을 긴급히 맡길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 또한 강릉연구소 인사발령일이 2024. 6. 24.인데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2024. 6. 28.자 징계위원회 개최 통지를 하였고, 위 개최 통지서에 기재된 징계사유에 강릉연구소 근무지 이탈까지 포함되어 있는바, 이미 참가인에 대한 징계가 예정된 상태에서 징계를 하기 위한 구실로 이 사건 전보가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5)

강릉연구소는 기존 근무장소인 서울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어 하남시에 소재한 참가인의 거주지에서 출 · 퇴근을 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바,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에게 급격하고 현저한 근무환경의 변화를 가져온다. 원고는 참가인이 숙소제공 요청을 하지 않아서 이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먼저 참가인에게 숙소 제공이나 교통비 지원 등 생활상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에 관한 안내를 하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처럼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정기인사도 아닌 시점인 2024. 6. 19. 갑자기 참가인에 대한 인사발령을 하면서 개별적인 통보도 없이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만 이를 공지하였고, 참가인과 신의칙상 요구되는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

1)

절차적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4. 6. 28. 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에게 해고를 고지하였는바, 참가인은 징계사유로 인정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또한 N 이사는 회사의 사정상 형식적으로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 원고의 근로자대표이므로 인사위원회 구성에 있어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해고사유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할 때, 해고 대상자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등 참조).

(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근로자측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써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47074 판결 등 취지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11, 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고 인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징계절차의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원고가 2024. 6. 28. 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지하였고 같은 날 13:29경 참가인에게 이메일로 해고 통지를 하기는 하였으나, 위 이메일에 "징계위원회 결과: 해고"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해고사유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참가인이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해고를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은 이상,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에 해당한다.

(나)

원고가 2024. 7. 9. 참가인에게 작성일을 2024. 6. 28.로 소급하여 기재한 해고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였으나, 위 해고통지서에도 해고사유가 "징계위원회 결과에 따른 해고"라고만 기재되어 있는바, 위 해고통지로써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다)

한편, 원고의 인사위원회 규정 제5조 제2항은 '위원은 상근이사와 부서장 및 근로자대표 1인 이상을 대표이사가 선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2024. 6. 28. 개최된 초심 징계위원회 및 2024. 7. 3. 개최된 재심징계위원회 모두 근로자대표가 참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에는 인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징계절차의 하자도 존재한다.

(라)

이에 대하여 원고는, N 이사가 법인등기부상 등기이사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원고 회사의 근로자대표라고 주장하나, N는 2022. 11. 18. 이사로 취임하여 법인등기부에 사내이사로 등기된 등기임원이고 원고 회사의 인사규정에 의하여도 이사는 사용자인 임원에 해당하며(인사규정 제3조 제1항, 별표 제1호), O가 원고 회사의 임원회의에 참석하였고, 경영진의 지위에서 직원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사유의 존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의 주장 요지

제1 징계사유의 경우 참가인이 2024. 6. 14. 및 2024. 6. 19. 외부활동을 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였고, 2024. 6. 18.도 원고에게 보고 및 승인받지 않은 외부활동을 한 것이므로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제4 징계사유의 경우 이 사건 전보가 유효하므로 근무지 이탈의 징계사유도 인정되어야 한다.

(2)

참가인의 주장 요지

제1 징계사유의 경우 2024. 6. 14., 같은 달 18일, 같은 달 19일을 제외한 나머지 4일도 원고의 대표이사가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하면서 이직을 위한 구직활동을 하도록 승인하였으므로 무단결근이라고 볼 수 없다. 제2 징계사유의 경우 원고의 대표이사가 참가인의 미국 출장을 기안한 대로 승인하였고 원고가 불필요한 출장경비로 판단한 2박분의 숙박비에 대해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참가인이 이를 반납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허위출장이라고 볼 수 없다. 제3 징계사유의 경우참가인은 대표이사의 승인 하에 원고 회사의 원활한 사업 수주를 위한 업무상 목적으로 과제평가에 참여한 것이므로 업무와 무관한 활동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의 과제평가 참가로 인해 원고 회사에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나)

판단

(1)

제1 징계사유(일부 인정)

(가)

2024. 6. 14., 같은 달 18일, 같은 달 19일 관련(부정)

을나 제6, 15,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4. 6. 14. K와 미팅을 하였고, 2024. 6. 18. 오전에 L과 미팅을 하고 오후에 한국연구재단의 'P 선정평가' 관련 후속 2차 평가에 참석하였으며, 2024. 6. 19. Q D 참가기업 후속 간담회에 참석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4. 6. 18.자 R&D 과제평가의 후속 2차 평가 참석은 원고에게 보고 및 승인받지 않은 외부활동을 한 것이므로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R&D 과제평가가 원고 회사의 업무와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위 활동에 대해 원고 대표이사가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무단결근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은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나)

2024. 6. 17, 같은 달 20일, 21일, 24일 관련(인정)

참가인은, 원고의 대표이사가 사직을 권하면서 업무시간 중에 구직활동을 하는 것을 승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나 제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대표이사가 권고사직을 제안한 2024. 6. 13. 이후 참가인에게 "개인일 보세요", "그냥 이런저런 일과 출장준비로 외근후 퇴근하세요", "이사급은 유동적으로"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대표이사가 명시적으로 참가인에게 출근 · 근로 제공 의무를 면제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참가인의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참가인이 위 각 일자에 원고 회사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은 참가인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므로, 이 부분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2)

제2 징계사유(부정)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 내지 13호증, 을나 제18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4. 6. 3. 오전 8:00부터 2024. 6. 6. 오후 5:00까지 진행되는 D 참석을 위한 미국 출장의 기간을 2024. 6. 1. ~ 6. 9.로 한 출장계획서를 기안하였고, E 사장과 대표이사가 이를 승인한 사실, 이후 E 사장이 출장기간이 길고 휴일이 끼어있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해당 기간 숙박을 회사가 지원해주는 것에 대하여 항의하였고, 이에 대표이사가 참가인에게 '7박에 대한 호텔비는 법인카드 결제후 2박에 대한 호텔비는 반납해주기 바란다'라는 이메일을 보냈으며, 참가인이 대표이사에게 '비행기 상황과 시차 적응을 고려하여 하루 일찍 도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호텔 1박에 대해서는 법인카드 결제 후 개인 돈으로 처리하겠다'라는 이메일을 보낸 사실, 이후 대표이사가 출장기간에 대하여 추가적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참가인이 위 승인받은 일정대로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출장기간이 학회 일정보다 길어진 경위에 관하여 '출장기간 시기를 2024. 6. 1.로 한 이유는 위 학회가 이른 아침에 시작하여 비행기 상황과 시차적응을 위한 것이었고, 종기를 2024. 6. 9.로 한 이유는 7일에 미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권이 매진되어 다음날 07:25 미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권을 예매하였고 한국 도착일시는 2024. 6. 9. 16:30이어서 그런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대표이사에게도 위와 같은 취지를 소명하였으며, 이에 대해 대표이사가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해 보면 원고의 대표이사가 출장기간을 2024. 6. 1. ~ 6. 9.로 한참가인의 출장계획을 승인하며 참가인과 사이에 7일분 숙박비는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이후 일부를 참가인이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 참가인이 원고에게 일부 숙박비를 반환하지 않고 있는 사정만으로 이를 허위출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3)

제3 징계사유(부정)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2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4. 4. 30. 한국연구재단의 P 선정평가에 참석하였고, 2024. 6. 18. 그 후속평가에 참석하였으며, 2024. 5. 14. 한국연구재단의 R 연차점검위원으로 과제평가에 참석한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원고 회사가 속한 업계에서는 국가신약개발 사업단의 사업을 수주받아야 기술력을 인정받는 분위기인데 위 사업을 수주받기 위해서는 사업단 소속의 과제 평가위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에 위 두 건의 과제평가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것이다. 대표이사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평가위원 참여를 승인하였다'라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을나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4. 4.30. "제가 지금 과제평가 중입니다"라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표이사가 "쏘리"라고 답하며 참가인이 과제평가에 참여중인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원고는, 원고 회사에 대한 과제평가로 생각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오인할 만한 상황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참가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에서 판로 개척, 외부 협업 등의 영업 업무를 담당하였음을 보태어 보면, 위 징계사유에서 문제된 활동들이 원고 회사의 업무와 무관한 활동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원고 회사의 인사규정상 타업행위를 금지하는 조항만 있을 뿐 외부 소득을 신고하라는 의무 조항은 보이지 않는바,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

(4)

제4 징계사유(부정)

전보명령이 무효라면 이에 응하지 아니한 근로자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는데(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가 무효인 이상,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에 반하여 강릉연구소로 출근하지 아니한 행위를 비위행위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3)

징계양정의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원고의 사전 승인 없이 7일간 무단 결근을 하고 이 사건 전보가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강릉연구소로 출근하지 아니한바, 이는 인사규정 제21조의 2를 위반한 행위인 점, 출장에 필요한 기간보다 많은 기간을 계획하여 숙박비 등을 회사 경비로 지출하게 함으로써 원고에 손해를 가한 업무상 배임 행위는 명백한 범죄로서, 이는 취업규칙 제60조 각호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점, 원고의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외부 과제평가에 참석하여 인사규정 제26조를 위반한 점, 참가인에 대한 당초 징계사유 중 '업무와 관계없는 법인카드 지출' 부분은 금액이 크지 않은 관계로 징계사유에서 제외되었으나 참가인이 업무와 관계없는 사유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은 사실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참가인의 행위는 직장 내 질서와 근무기강을 어지렵혀 당사자 간 신뢰관계 회복 불능의 상태에 이르게 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사용자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3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제1 징계사유 중 2024. 6. 14., 같은 달 18일, 19일 무단결근 부분및 제2, 3, 4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아니하고, 제1 징계사유 중 2024. 6. 17, 같은 달 20일, 21일, 24일 무단결근 부분만 인정된다. 즉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 대부분이 인정되지 않고, 인정된 징계사유도 원고의 대표이사가 2024. 6. 13.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고하면서 퇴직 전 2~3개월 동안 이직 준비를 위해 근로 제공 의무를 완화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고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존재한다.

(나)

원고는 제2, 3 징계사유 등을 이유로 참가인을 업무상 배임으로 고소하였으나,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025. 8. 7. 참가인에게 혐의없음의 불송치결정을 내렸다.

(다)

참가인에게 징계전력이 없고 위 인정된 징계사유로 원고 회사의 직장 내 질서가 문란하게 되는 등 기업 질서에 미친 영향이 크다거나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앞서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을 징계할 의도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전보를 부당하게 행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엿보일 뿐이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전보는 부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하고,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절차상 위법이 있고 제1 징계사유 중 2024. 6. 17, 같은 달 20일, 21일, 24일 무단결근 부분만 인정되며 징계양정 또한 과도하여 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제2, 3 징계사유를 인정한 부분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징계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