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18. 선고 2026구합5075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인천광역시교육청 C고등학교 교사로, 2012. 1. 23.경 진단받은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로 2018. 2. 26.부터 2018. 6. 25.까지, 2021. 5. 3.부터 2021. 9. 9.까지 합계 250일간 공무상 요양승인을 받아 요양하였다.

나.

원고는 2023. 3. 16. 피고에게 '2021. 9. 10. ~ 2022. 12. 18.'(이하 '이 사건 신청기간'이라 한다)에 대해 공무상 요양기간연장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3. 5. 3. '이 사건 상병의 재발이나 증상의 악화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추가적인 공무상 요양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공무원재해보상연금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12. 29. 심사청구가 기각되었고, 위 기각결정은 2024. 1. 16.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신청기간을 포함하여 현재까지도 이 사건 상병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지속적인 요양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의한 요양승인신청에는 상병부위 및 상병명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고, 요양승인 여부도 신청한 상병부위 및 상병명별로 이루어진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두12759 판결 참조).

나)

산재보험법 제47조에 따른 진료계획 심사를 통한 요양기간 연장은 요양승인된 상병으로 요양 중인 근로자를 위하여 그 치료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을 경우 인정되는 것으로, 산재보험법 제5조 제4호는 "치유"란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만 필요한 경우는 치료종결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두36618 판결 등 참조).

다)

한편, 산재보험법 제49조는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는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어 요양이 필요한 경우나 그 업무상의 재해로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부상 또는 질병(이하 '추가상병'이라 한다)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산재보험법 제51조는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치유된 후 그 부상 또는 질병이 재발하거나 치유 당시보다 상태가 악화되어 이를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다시 요양급여(이하 '재요양'이라 한다)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가 추가로 발견된 부상이나 질병에 관한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상병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고, 기존에 요양승인 된 상병이 치유된 후 동일한 상병이 재발 또는 악화되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재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을 뿐, 추가상병에 관한 치료를 목적으로 기존 승인 상병에 대한 요양기간연장신청을 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갑 제3, 7, 8, 1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경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이하 진료기록감정촉탁기관은 생략한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청기간 당시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은 종결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가)

이 법원의 감정의는 "2021. 9. ~ 2022. 3.까지는 수면무호흡, 삼차신경통, 하지불안증후군으로 타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치료하는 것 외에 정신과적 증상은 고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2022. 3. 23.자에는 항우울제를 감소하여 호전을 추론하게 합니다."라는 견해를 밝히면서, 이 사건 신청기간 당시 원고의 증상이 고정된 상태인지 여부에 대해, "치료의 추가적 호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부가로 요구되지 않고 현재 치료를 유지하면 되는 정도로 신체적 장애가 없다면 일상이나 현업으로 복귀도 가능한 상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이 법원의 2025. 6. 14.자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4쪽).

나)

원고가 2012. 3. 10.경부터 장기간 진료를 받아온 D정신건강의학과 의무기록지에도, "2021. 11. 9. 기존 복용하던 트라린이 중단"되었고, "2021. 12. 10. 스리반은 가끔 먹는다(필요시 스리반 0. 5미리 복용).", "만성질환은 약물과 더불어 행동요법과 습관이 중요함을 설명함"이라고 되어 있다(갑 제7호증 47, 50쪽). 이에 의하면, 원고의 주치의도 이 시점 원고의 상태를 급성기 치료가 아닌 만성질환 관리단계로 이해하고 있다고 보인다. 나아가 위 병원 의무기록지에는 "2022. 2. 25. 바렙톨이 중단(d/c)되었고, 2022. 3. 23. 듀로셉톨 30-0-0 감량"되었다는 기재가 있는바(갑 제7호증 50쪽), 이 사건 신청기간 초반에 증상이 일정 수준 안정되어 치료강도가 완화된 상태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E병원 의무기록지에도 2022. 12. 23. '직무 스트레스 이벤트 기간 동안 증상조절 유지치료'(갑 제3호증의 5 26쪽)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원고의 치료는 이 사건 신청기간끝 무렵 이미 적극적 치료가 아닌 유지 단계에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다)

또한, D정신건강의학과의 의무기록지에는, "2022. 4. 28. 단톡방에서 사람들이 욕하니까 불안하다.", "2022. 4. 29.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다.", "2022. 5. 4. 약이잘 안 듣는다. 단톡방을 따로 여는 것 같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갑 제7호증51쪽). 이는 2022. 4. 말경 내지 5. 초경 대인관계 및 주관적 인식 관련된 불안이 급격히 증폭된 정황을 보여준다.

이에 관하여 이 법원 감정의 역시 "2022. 5. 31.자 E병원 의무기록에 '직장에 부당한 일 공익제보 이후 신고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스트레스 가중, 내원 1개월 전 환자가 한 신고에 대한 직장 내 압박적인 분위기'라는 기술이 있다."고하면서, 위와 같은 특정시점의 환경 변화 또는 스트레스 상황의 심화로 E병원으로 전원하게 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나아가 이 법원의 감정의는 E병원에서의 '중등도 우울 에피소드' 등의 진단에 대하여 이 사건 상병과 동일한 병명으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상병의 단순한 악화로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하면서, 진단명이 변경된 것으로 보았다(이 법원의 2025. 6. 14.자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5쪽). 그리고 이 법원 감정의는 실제 E병원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에 비춰볼 때 주된 진단명은 '적응장애'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이 법원의 2026. 1. 8.자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8쪽), 이 사건 상병과 구별되는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상병이 위 적응장애 발생에 일정한 기여요인이 된 것으로 평가하였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원고가 2022. 4. 내지 5.경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상병의 연속적 악화라기보다 특정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별개의 질환(적응장애)이 새롭게 나타나면서 그에 따라 증상이 변화·심화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라)

이 법원의 감정의는 원고가 2021. 1. 11.부터 2022. 8. 10.까지 총 13건의 민원을 교육청에 제출한 사실에 대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다수의 민원제기 행위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다수의 민원제기 행위가 없었다거나 만족할만한 결과 또는 환경이 제공되었다면 이 사건 상병이 있었더라도 심각한 수준의 적응장애가 발병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았다(이 법원의 2026. 1. 8.자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6, 8쪽).

이에 대해 원고는 반복 제기한 민원제기의 내용이 공무와 관련된 것이고 공무원 행동강령에 부합하는 정당한 행위이므로 그로 인한 정신적 부담 역시 공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설령 원고의 해당 민원제기행위가 공익적 목적에서 이루어져 그 자체로 비난가능성이 없거나 일정 부분 공무원으로서의 윤리적 요청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발생한 모든 정신적 부담까지 곧바로 공무상 재해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공무상 요양의 인정여부는 단순히 행위의 정당성이나 공익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위험이 해당 직무에 내재된 통상적인 위험인지, 그 위험이 객관적으로 질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상당인과관계를 가지는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확인되는 스트레스 요인은 민원제기 자체라기보다 그 처리 결과에 대한 불만, 반복적 문제제기에 따른 갈등의 심화,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주관적 억울감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직무수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예정된 위험이라기보다 원고의 대응방식 및 인식과 결합되어 형성된 개인적 부담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민원제기행위가 공무원 행동강령에 부합한다는 사정만으로 그로 인한 증상악화 또는 별도의 질환 발생을 공무상 재해로 평가하거나 나아가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인정할 근거로 보기 어렵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신청기간 중 상당기간 휴직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2021. 1. 3. 복직하였다가 2021. 5. 1. 다시 질병 휴직하였다), 그 기간 동안 현실적으로 직장 내에서 구체적인 행위나 지시, 불이익한 조치 등 외부적 압박이 존재하였다고 볼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

바)

'증상의 고정'이라는 개념은 반드시 신체적 장해와 같이 비가역적·불변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의 경과에 비추어 추가적인 적극적 치료 없이도 일정 수준에 안정적으로 유지·관리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이해함이 타당한데, 앞서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신청기간 초기에는 증상이 안정화된 상태에 있었고, 이후의 증상 변화 역시 별도의 질환 발현 또는 환경적·개인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악화 및 그에 따른 요양의 필요성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정선재(재판장) 신옥영 이주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