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2쪽 제4행부터 제3쪽 제2행까지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육아휴직 급여를 수령하기 위한 피보험 단위기간의 기준을 충족하였다는 확인을 받고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여 이를 수령하였고, 원고가 육아휴직 급여를 수령한 데에는 피고 담당 공무원의 중대한 과실이 있을 뿐 원고에게는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다. 그런데도 피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육아휴직 급여의 반환을 명한 것은 신뢰보호 원칙, 신의성실 원칙 등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당연무효 여부
관련 법리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행정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하여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에게 그 행정처분이 무효인 사유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두20782, 20799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①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② 행정청의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③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④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⑤ 그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두33824 판결 등 참조).
특정 사항에 관하여 신뢰보호원칙상 행정청이 그와 배치되는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행정관행이 성립되었다고 하려면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그 사항에 관하여 동일한 처분을 하였다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행정청이 그 사항에 관하여 다른 내용의 처분을 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어떤 특별한 사정 때문에 그러한 처분을 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고 이와 같은 의사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되어야 한다. 단순히 착오로 어떠한 처분을 계속한 경우는 이에 해당되지 않고, 따라서 처분청이 추후 오류를 발견하여 합리적인 방법으로 변경하는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대법원 1993. 6. 11. 선고 92누14021 판결,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두33824 판결 등 참조).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주었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그러한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하며, 일반 행정법률관계에서 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의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하여서라도 처분의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함이 정의의 관념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적용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두11233 판결 등 참조). 신의칙에 반하는 행정처분이라도 외관상은 적법한 행위로서 그 하자가 중대 · 명백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2두146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의 하자가 중대 ·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고용보험법 제74조, 제62조 제4항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육아휴직 급여의 수급 자격이 있는 사람 또는 수급자격이 있었던 사람에게 잘못 지급된 육아휴직 급여가 있으면 그 지급금의 반환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에게 부정행위가 없는 경우라도 법령상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육아휴직 급여가 지급된 경우에는 이를 환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사건 처분은 위 규정들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처분에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고용보험법 제18조,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23. 6. 30. 고용노동부령 제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1항에 의하면 고용보험에 가입되거나 가입된 것으로 보는 근로자가 보험관계가 성립되어 있는 둘 이상의 사업에 동시에 고용되어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중 한 사업의 피보험자격을 취득하는데, 일용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아닌 사람으로 동시에 고용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용근로자가 아닌 사람으로 고용된 사업에서 우선적으로 피보험자격을 취득한다. 그리고 고용보험법 제41조에 의하면 근로자의 피보험 단위기간은 피보험기간 중 보수 지급의 기초가 된 날을 합하여 계산한다.
원고는 2022. 4. 19.부터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에 상용근로자로 고용되어있었고, 동시에 2022년 5월경부터 10월경까지 'C' 업체에 주말 근무 일용근로자로 고용되어 있었으므로, 원고는 위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B'의 상용근로자로서 우선적으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취득하게 되고, 원고의 피보험 단위기간 계산도 'B'의 피보험 단위기간만을 계산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 담당 공무원은 원고의 피보험 단위기간을 'B'의 피보험 단위기간 161일과 'C'의 피보험 단위기간 29일을 합산한 190일로 보아 고용보험법 제70조에서 정하는 육아휴직 급여 지급 기준인 피보험 단위기간180일을 초과한다고 보아 원고에게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 담당 공무원의 업무 처리는 관계 법령의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착오에 기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에게 장래에도 동일한 처분을 유지하겠다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로서도 육아휴직 급여 지급 기준에 관한 관계 법령의 규정을 면밀히 살폈더라면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으므로 원고가 피고 담당 공무원의 업무 처리를 신뢰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이 사건 처분에 중대 ·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신의를 주었다거나 원고가 그러한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하여서라도 원고의 신뢰를 보호함이 정의의 관념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나아가 설령 이 사건 처분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의 하자가 중대 · 명백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나영(재판장) 심연수 이영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