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C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는 초․중등교육법 제2조 제5호, 제60조, 제60조의2에 따른 외국인학교이자 사립학교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사립학교이다.
원고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6. 7. 1. 이 사건 학교에 재입사하여 총무부장 대우로 근무하던 중 2018. 11. 12.자로 행정총괄처장(Business Manager, 이하 ‘행정총괄처장’이라 한다)으로 위촉되어 행정총괄처장으로 근무하다가 2020. 6. 5. 피고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은 사람이다.
피고는 1973. 6.경 이 사건 학교를 설립하고 이 사건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사립학교경영자이다.
원고의 이 사건 학교 재입사 및 행정총괄처장 위촉
원고는 1995. 10. 20.부터 2010. 10. 31.까지 이 사건 학교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2016. 7. 1. 이 사건 학교에 총무부장 대우로 재입사하여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교육청의 지적에 따라 2018. 10. 19.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뒤늦게 작성하였다.
피고는 2018. 11. 10.경 원고에게 ‘원고를 2018. 11. 12.자로 이 사건 학교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의 위촉장(Letter of Appointment, 이하 ‘이 사건 위촉장’이라 한다)을 보내 원고를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하였고, 원고는 2018. 11. 13. 총무부장에서 행정총괄처장으로 2018. 11. 12.자로 승진하였다는 인사발령을 받았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 통지
피고는 2020. 6. 5.경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해고 통지(TerminationNotice of Mandate, 이하 ‘이 사건 해고 통지’라 한다)를 보냈다.
피고는 2020. 6. 8. 및 2020. 6. 9. 이 사건 학교의 전체 직원들에게 원고를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에서 해고하였음을 알렸다.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의 경과
원고는 피고가 2020. 6. 6. 원고에게 행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20. 7. 1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D), 위 위원회는 2020. 9. 11. ‘원고가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된 2018. 11. 12.부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가 아닌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가 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E), 위 위원회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행한 해고 및 직위해제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피고가 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부당직위해제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21구합52860), 현재 위 법원 소송 계속 중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4,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해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도 않고 이 사건 해고 통지를 하여 원고를 행정총괄처장직에서 해고 및 직위해제하였으므로 그 해고 및 직위해제는 무효인데, 피고는 위 해고 및 직위해제의 효력에 대하여 다투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해고 및 직위해제의 무효 확인 및 2020. 6. 20.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14,526,63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포괄적 위임관계에 따른 수임인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피고는 언제든지 원고와 사이의 위임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ㆍ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8, 11,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받을 때부터 기본연봉 120,000,000원, 직무수당 9,600,000원을 월별로 계산한 급여를 지급받고, 2020. 1.부터는 기본연봉 145,383,000원, 직무수당 24,000,000원을 월별로 계산한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 원고는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 원고는 이 사건 학교에 재입사할 무렵 4대보험에 가입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4호증, 을 제6, 8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으로서 위촉받을 때부터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의 행정 부분에 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받은 이후에도 피고의 지휘ㆍ감독 아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원고는 별도의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위촉장만을 받고 2018. 10. 12.경부터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직을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이 사건 위촉장에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책무(Responsibilities)로 다음과 같이 이 사건 학교의 재정, 인사 등 행정 부분에 대한 업무가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학교의 학칙(을 제8호증)에도 행정총괄처장은 행정적 리더십을 다하기 위하여 ① 예산 및 기타 재정 계획의 수립 및 관리, 자원 배분, 신규 수입원의 개발, 지출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포함하여 본교의 재정을 관리해야 할 권한과 책임, ② 본교의 사무직원 또는 다른 고용인의 임용에 관하여 사립학교경영자와 협의하고 사무직원 등의 복무를 관리ㆍ감독해야 할 권한과 책임 등에 대하여 권한과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7조 제3항 참조). 또한 이 사건 학교의 직제규정(을 제6호증)은 행정총괄처장이 경영지원실, 총무부, 재무회계부, 학사행정부 등 이 사건 학교의 행정부분 조직의 업무를 통할하며 소속직원을 지휘ㆍ감독한다고 정하고 있다(제3조 제2항, 제4조, 제8조 제1항 참조).
이 사건 학교의 위임전결규정(을 제10호증)은 설립자의 결재사항과 행정총괄처장의 전결사항 등을 별표에 구체적인 업무내용 별로 명시하면서 별표에 열거되지 아니한 사항도 일정한 기준 또는 별표와 유사한 전결사항에 준하여 해당 결재권자가 결재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기준으로 설립자의 경우 ‘중요정책 및 중요방침에 관한 사항. 총교장 및 행정총괄처장 인사에 관한 사항’을, 행정총괄처장의 경우 ‘중요정책 및 중요방침에 따른 계획 수립 및 조정. 중요업무의 집행 및 관계기간 협의. 기본방침에 관한 사항’을 두고 있다(제4조 참조). 위 위임전결규정에 따르면, 전결권자는 원칙적으로 상급자의 지시를 받지 않고 전결권자로서 권한을 행사하고, 다만 전결권자로서 처리한 사항 중 상급자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하여 상급자에게 그 처리내용을 보고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다(제5조, 제7조 참조).
특히 위 별표는 ‘중요정책 및 중요방침에 따른 계획 수립 및 조정, 규정 제정ㆍ개폐, 500만 원 이상의 물품ㆍ용역 및 공사에 관한 사항, 조직 및 정원관리에 관한 방침 결정, 예산 편성지침 및 집행지침 수립ㆍ시행, 자금운용, 직원의 전보ㆍ승진ㆍ직위해제ㆍ면직, 직원의 상벌ㆍ평가에 관한 사항, 기본급ㆍ상여금 및 제수당의 조정’ 등 이 사건 학교의 재정과 인사에 관한 주요 사항 대부분을 행정총괄처장의 전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원고는 위와 같은 위임전결규정 등에 따라 예산, 지침 개정, 계약 체결, 직원의 임용ㆍ승진ㆍ평가, 직원 급여, 근무시간 지정 등 이 사건 학교의 재정과 인사에 관한 주요 사항에 관하여 최종결재권자로서 결재하였다.
이 사건 학교의 규정들은 행정총괄처장을 다른 직원들과 다르게 취급하는 규정을 여럿 두고 있다. 즉, 이 사건 학교의 학칙은 행정총괄처장의 임기를 3년으로 하되, 사립학교경영자의 결정에 따라 1회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제7조 제2항 참조), 행정총괄처장을 당연직 이사로 정하고 있다(제8조 제2항 참조). 이 사건 학교의 인사규정(을 제9호증의 1)은 제2조에서 학교에 의해 임용된 직원에 대하여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제3조 제1호에서 ‘직원’이란 교원 및 행정총괄처장을 제외한다는 정의규정을 두고 있고, 제50조에서 직원의 인사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하기 위한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행정총괄처장으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학교의 계약업무처리규정(을 제18호증)은 이 사건 학교의 공사ㆍ용역ㆍ구매계약의 원인행위를 최종 결정하는 직위를 가진 계약관으로 행정총괄처장을 지정하고 있다(제3조 제1호, 제4조 참조). 이 사건 학교의 사무관리규정(을 제22호증)은 이 사건 학교에서 작성하거나 시행하는 문서와 이 사건 학교가 접수한 모든 서류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학교장 또는 행정총괄처장의 결재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제3조 제1호, 제12조 제2항 참조).
원고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학교의 재정과 인사에 관한 주요 사항에 관하여 최종결재권자로서 결재하는 등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구체적인 업무에 관하여 대부분 피고로부터 지시나 승인을 받지 않고 처리하고, 다만 피고에게 이메일로 격주업무보고서를 보내 지난 2주간의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처리내용을 보고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본인의 연차신청에 대하여 스스로 결재하는 등 근무형태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개별적인 구속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고령으로 미국에 거주하면서 이 사건 학교에 정기적으로 출근하지 않아 원고의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에 대하여 지휘나 감독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행정총괄처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총무부장 대우로 근무하면서 행정총괄처장 위촉 전 마지막 급여(2018. 10.)로 6,148,572원(소득세 등 공제 전 금액, 이하 같다)을 받았는데, 행정총괄처장 위촉 이후인 2019. 12. 급여로 11,070,670원을, 2020. 5. 급여로 14,526,630원을 받았는바, 행정총괄처장 위촉 전후로 상당한 폭의 급여 인상이 있었던 점, 원고는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되면서 별도의 독립된 사무실을 제공받아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는 행정총괄처장으로서 보수 및 처우에 있어 다른 직원들보다 현저히 우대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정한(재판장) 서지원 권가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