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0. 11. 6. 선고 2019가단7953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사안 및 절차의 개요

가.

사안의 개요

원고는, 피고 회사가 아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이를 기초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는 불법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청구취지에 표시된 금액만큼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불법행위의 성립을 다투면서 예비적으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

절차의 개요

법원은 세 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하면서 원고와 피고가 제출한 서증에 대한 조사에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이 사건의 쟁점, 즉 단체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한 피고 회사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그에 관한 피고 회사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판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2.

쟁점에 관한 판단

가.

쟁점에 관하여 법원이 인정한 사실 -【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20호증 】

1)

원고의 근로제공과 이 사건 협약 등의 체결

①

원고는 2006. 7. 23.부터 2014. 6. 30.까지 피고 회사에서 택시기사로서 근로를 제공하였습니다.

②

피고 회사는 2009. 10. 30. 원고가 가입한 C조합 B분회(이하 '노동조합')와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등으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협약 등')을 체결하였다가, 2011. 1. 20. 노동조합과 근로시간을 1일 4시간 등으로 하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러한 협약 등에도 불구하고 실제 원고를 비롯한 피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들은 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종전과 동일한 1일 8시간 근로를 제공하였습니다.

2)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의 임금 소송

한편 피고 회사에서 근로하던 택시 기사들이 제기한 임금 소송(원고도 함께 소를 제기하였다가 상고하지는 아니함)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협약 등에서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이 사건 협약 등이 위 조항 시행에 따른 사납금 인상으로 수입 감소를 염려한 근로자들과 피고 회사 양측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합의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6다208068호 판결).

나.

쟁점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대법원의 판단)

가)

택시운전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전제가 되는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즉,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 원합의체 판결).

나)

1)항 관련, 최저임금법 위반에 대한 고의 인정 여부

한편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 676 판결).

2)

이 사안의 적용과 판단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이 사건을 살펴볼 때, 서증조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에 비추어 이 법원은 이 사건 협약 등에 기초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한 피고 회사에게 불법행위의 성립을 위한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①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이 2009. 7. 1. 부터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됨에 따라 고정급의 주요 재원이 되는 사납금을 증액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된 반면,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고정급이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사납금이 증액되는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반드시 총수입이 증가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②

이에 사납금 증액 여부를 둘러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사납금을 증액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법 저촉 문제를 피하고, 택시운전근로자로서도 사납금 증액을 피하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③

그 결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이 사건 협약 등이 체결된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 회사의 이익만을 위하여 이 사건 협약 등 체결을 강행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 책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합니다.

판사 박경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