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3. 1. 13. 선고 2021가단342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6,301,291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15.부터 2023. 1. 13.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시흥시 C 소재 D병원 내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2016. 3. 14.부터 2020. 2. 29.까지 피고의 직원으로서 장례지도사 업무를 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2018년 4월분부터 2019년 2월분까지는 월 1,500,000원씩, 2019년 3월분부터 2020년 2월분까지는 월 1,600,000원씩을 지급받았고, 위 급여와 별도로 장례용품 등을 제공하는 관련업체로부터 받는 인센티브를 매월 원고를 포함한 4명의 근로자들과 균분하여 지급받았으며,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다.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액은 2018년 시간당 7,530원, 2019년 시간당 8,350원, 2020년 시간당 8,590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11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2018년 4월분부터 2020년 2월분까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 합계 39,280,300원, 2019. 3. 14. 이후 발생한 미사용 연차수당 합계 2,101,520원, 퇴직금 11,533,669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 E사건의 2020. 5. 11.자 화해조서에 따라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를 위반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나.

판단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3988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E 사건에서 2020. 5. 11. “원고와 피고는 2020. 2. 29.자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화해 합의금으로 350만 원을 지급하여,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관계 및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형사 및 행정상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으로 화해조서(이하 ‘이 사건 화해조서’라고 한다)가 작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법원의 경기지방노동위원회위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위 화해로써 부당해고와 직접 관련된 부분 이외에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및 퇴직금, 미사용 연차수당에 관한 부분까지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2020. 4. 2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그 신청이유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0. 2. 29.자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였고, 신청이유에 최저임금법 위반이나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에 관한 언급은 없었으며, 이 사건 화해조서에도 임금, 수당 및 퇴직금에 관하여는 별다른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②

원고는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당시 피고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거나 미지급된 퇴직금 및 연차수당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피고 또한 “위 구제신청 사건은 부당해고만을 이유로 한 구제신청 사건이었고, 당시만 해도 원고는 미지급 임금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바(2022. 5. 2.자 피고 준비서면 제4, 5쪽),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당시 원고와 피고는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및 그에 따라 산정되는 퇴직금, 연차수당 등에 관한 분쟁을 서로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화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최저임금 미달 금액 청구에 관한 판단

1)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법 제7조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된다(최저임금법 제3조 제1항). 또한, 최저임금법은 사용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사용자가 지급한 임금액이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무효로 하여,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최저임금법 제6조). 따라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관련업체로부터 받는 인센티브를 원고가 직접 받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는 급여와 관련업체로부터 받는 인센티브를 합하여 월 300만 원 이상일 경우 원고는 피고에게 더 이상 금원 지급을 요구하지 않고, 위 금원이 300만 원에 미달할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차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이하 ‘피고가 주장하는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고, 원고에게 위 합의에 따른 금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된 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최저임금법의 규정은 당사자들의 의사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규정에 우선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근로시간

가)

원고의 근무시간은 9:00부터 다음날 9:00까지이고, 휴게시간으로 중식 및 석식 시간이 각 1시간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다만, 근무시간 중 22:00부터 다음날 7:00까지(이하 ‘야간근무시간’이라 한다)에 관하여 원고는 근로시간이라고 주장하고, 피고는 휴게시간이라고 주장하는바, 이에 관하여 본다.

(1)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 14127, 14134, 14141 판결 등 참조)

(2)

갑 제9, 10, 13, 14호증, 을 제3 내지 7,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야간근무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니라 근로를 위한 대기시간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가 운영하는 장례식장에는 원고를 포함하여 장례지도사인 근로자가 4명 있었고, 4명의 장례지도사들은 2명씩 1조가 되어 격일로 근무하며 야간에도 2명이 함께 장례식장에 머무르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②

장례식장의 특성상 야간에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시신 안치가 야간근무시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고, 야간근무시간에 시신 안치 의뢰가 들어올지 여부를 미리 예상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 등 근로자들은 야간근무시간에도 시신안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대기하여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발인시간이 주로 새벽이나 아침 시간대가 많아 발인시간 또는 발인 준비를 위한 시간이 야간근무시간에 해당하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③

시신 안치 업무는 대부분 같이 근무하는 장례지도사 2인이 함께 처리하여야 했고, 야간근무시간에 같이 근무하는 2인이 교대로 휴식 또는 수면시간을 정하여 그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④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야간근무시간 중 휴게시간에 관하여 별도로 정한 바도 없다. 근로자들은 원칙적으로 야간근무시간에도 장례식장에 머물러야 했고, 피고의 대표이사 또는 고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아야 했으며, 전화를 제때 받지 못한 경우 피고의 대표이사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하였다.

⑤

장례식장 내에 휴게공간이 있기는 하였으나, 상태가 열악하여 실제로 휴게공간으로 사용된 경우는 드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최저임금 미달 금액의 계산

가)

월 평균 소정 근로시간

원고의 소정 근로시간은 1일 33시간[= 22시간 + (연장근로 14시간× 0.5) +(야간근로 8시간 × 0.5)]이고, 이를 주 근로시간으로 환산하면 115.5시간[= 33시간 × 3.5일(격일 근무)], 월 근로시간으로 환산하면 501.87시간[= 115.5시간 × (365일 ÷ 7일) ÷ 12개월, 소수점 셋째자리 이하 버림]이다.

나)

월 평균 주휴시간

월 평균 주휴시간은 34.76시간[= 8시간 × (365일 ÷ 7일 ) ÷ 12개월,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 버림]이다. 다만, 2018. 12. 31. 이전의 임금에 관하여는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3호가 적용되므로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고려하지 않는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참조).

다)

원고에게 실제 지급된 급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급여는 별지 표 ‘급여’란 기재와 같고, 원고가 지급받은 인센티브가 별지 표 ‘인센티브’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원고가 자인하고 있거나,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피고는, 원고가 지급받은 인센티브가 월 평균 1,500,000원 이상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여 인센티브를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범위를 넘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최저임금 미달 금액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급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액을 산정하면, 별지 표 기재와 같이 합계 32,666,102원이 된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달 금액 32,666,10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미사용 연차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발생한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근무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사용 연차수당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2,101,520원이 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주장하는 합의에 따라 미사용 연차수당을 포함하여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위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에 연차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 11,533,669원에 대하여 그 액수를 다투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1,533,66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주장하는 합의에 따라 퇴직금을 포함하여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퇴직금 분할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46,301,291원(= 최저임금 미달 금액 32,666,102원 + 미사용 연차수당 2,101,520원 + 퇴직금 11,533,669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20. 3. 15.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3. 1. 13.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한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