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안양시 동안구 B건물, C호에 있는 D(주)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70명을 사용하여 전자제품 수리 서비스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7. 18. 입사하여 현재까지 재직 중인 근로자 E의 2017년 12월 임금 295,21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E, F의 임금 합계 6,037,460원을 정기지급일인 매 익월 10일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사용자는 노사 당사자간 체결한 단체협약을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노사 당사자간 2018. 1. 30. 체결한 임금협약 제4호에 의하면 위 E, F에게 2018년 2월 임금지급 시 '2017년 고정O'(고정연장근로수당) 소급 금액'인 271,000원을 각각 지급하여야 함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여 단체협약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5도1681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당사자의 지위
피고인은 D㈜의 대표자인 사내이사로서 상시근로자 76명을 사용하여 가전기기 수리업 등을 행하는 사용자였고, D㈜는 G 협력사에 속한다.
2015. 8. 25. 단체협약의 체결 및 취업규칙의 변경
G 협력사의 근로자 측 교섭담당자인 H조합 위원장 I은 2015. 8. 25.경 위 협력사의 사용자들로부터 위임받은 교섭담당자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위 협약에 따라 오전 9시부터 9시 30분, 오후 6시 30분부터 7시까지를 고정연장근로시간으로 지정하여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여 왔다. 피고인은 2016. 11.경 고정연장근로시간을 오후 6시부터 7시로, 사무실 출퇴근을 현장 출퇴근 원칙으로 변경하기로 하고(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라 한다), 변경된 취업규칙을 2016. 11. 8.부터 시행하였다.
피고인은 소속 외근직 근로자들이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수리업무를 배당받을 수 있도록 일정(스케줄)을 열어두고 대기할 경우 실제 그 시간에 수임하여 수리업무를 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고정연장근로를 한 것으로 인정하여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E, F는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수리 일정을 열어두는 것을 거부하였다.
2016. 9. 28.경 임금협약의 체결 및 후속 조치
G 협력사의 근로자 측 교섭담당자인 H조합 위원장 J는 2016. 9. 28.경 위 협력사의 사용자들로부터 위임받은 교섭담당자와 "회사는 추가로 주당 1.5시간 고정연장근로시간을 부여하며, 2016. 8. 1.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이는 위 제2의 나. (2)항과 같은 주당 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시간에 주당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시간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다만, 2018. 1. 30.자 임금협약에 의하여 2018. 1. 1.부터 주당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시간이 폐지되었다).
사용자 측 교섭담당자 K은 2016. 10. 7.경 피고인 등에게 이메일을 통해 임금협약 결과를 알리면서 '고정연장근로시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안내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매주 월요일 콜 수임 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것으로 운용계획을 세워 근로자들에게 통보하였고, 대다수 근로자들은 운용계획에 따라 연장근로를 하였으나, E, F는 반대의사를 표시하면서 연장근로를 하지 않았다.
2018. 1. 30.경 임금협약의 체결
G 협력사의 근로자 측 교섭담당자인 H조합 위원장 L는 2018. 1. 30.경 위 협력사의 사용자들로부터 위임받은 교섭담당자와 "2017. 4. 1.부터 기본급 15만 원을 인상하면서 이에 따라 상승하는 고정연장근로수당 소급금액은 2018년 3월 급여 지급시 지급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연장근로수당의 미지급
피고인은 연장근로를 한 근로자들에게는 주당 5시간 및 주당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고, E, F에게는 위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는 임금은 위 각 고정연장근로수당이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비록 사후적으로 민사소송에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무효라고 판단되었고, 민사적으로 피고인이 E, F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고정연장근로수당의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어, 피고인에게 임금미지급 및 2018. 1. 30.자 단체협약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주당 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수당에 관하여
2015. 8. 25.자 단체협약서 및 임금협약서에는 고정연장근로시간을 부여한다는 기재 외에는 구체적으로 고정연장근로시간을 어떻게 정하여 운용할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만약 사용자와 근로자들이 단체협약 시 고정연장근로시간의 운용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를 하였다면, 이를 단체협약서에 기재하는 등 서면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한 '고정연장근로시간'이라는 용어 자체가 본질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위 각 단체협약서 및 임금협약서의 내용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연장근로제공 유무와 관계없이 주당 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로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은 기존에 고정연장근로시간을 출퇴근 시각 전후 각 30분으로 부여하여 실제로 근로 제공 여부에 따라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근로자들이 결근 또는 파업 등으로 수리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경우, 업무를 위한 준비시간 등의 근로 역시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그 날수만큼 고정연장근로수당도 차감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D㈜는 2016. 10. 31. 임시 노사협의회를 열고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 위원 5인의 서명을 받았고, 2016. 11. 7. 이후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서면을 게시하여 근로자 과반수로부터 동의하는 취지의 서명을 받았다. 이와 같은 절차를 거쳐 주당 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시간을 '오후 6시부터 7시까지의 1시간'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함으로써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고정연장근로시간을 부여하였고, 사무실로의 출퇴근 의무를 면제하였다. 대다수의 근로자들이 이에 따라 근무하였으며, 피고인은 이들에게는 모두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회사에서 운용계획을 세워 부여한 고정연장근로시간에 근로를 거부한 경우에는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해당 근로자에게 해당 수당만을 미지급하였고, 이에 관하여 현재도 민사소송 등 치열하게 법적 다툼을 하고 있다.
주당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수당에 관하여
2016. 9. 28.자 임금협약은 사업장별로 주당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시간을 부여하되 임금협약 체결일 이전 2개월분의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소급하여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실제 주당 1.5시간의 연장근로제공 유무와 관계없이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정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협상을 체결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이 부분은 기존의 근로행위를 소급하여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앞서 제2의 다. (1). ①항에서 본 근거들을 더하여 보면, 위 임금협약을 '연장근로제공 유무와 관계 없이 주당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임금협약의 사용자 측 교섭담당자였던 K은 임금협약 이후 사업장별로 주당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시간에 대한 운용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이를 거부하는 근로자에게는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말 것을 안내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콜 수임 시간을 주당 1시간 늘리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주당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시간 운용계획을 수립하였고, 대다수의 근로자들이 위 운용계획에 따라 근무하였으며, 피고인은 이들에게는 모두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회사에서 운용계획을 세워 부여한 고정연장근로시간에 근로를 거부한 경우에는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해당 근로자에게 해당 수당만을 미지급하였고, 이에 관하여 현재도 민사소송 등 치열하게 법적 다툼을 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8고정333호로 위 1.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수당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되었으나, 무죄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기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장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