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4. 1. 10. 선고 2022가단11256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9,822,272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15.부터 2024. 1.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88. 1. 11. 주식회사 C의 중앙연구소에 입사하였고, 피고가 2016. 9.경 주식회사 C 중앙연구소를 영업양수하면서 피고와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다가 2021. 3. 31. 정밀분석팀 수석부장 직급으로 정년퇴직하였다.

나.

피고는 정년이 만 60세인 상태에서 2009. 4. 15. 체결한 단체협약을 통하여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였는데,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이 2011년, 2015년, 2017년, 2019년 개정되어 왔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라.

원고는 만 56세가 되던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되어 2016. 4.부터 2021. 3.까지 삭감된 임금을 받았다. 2015년부터 퇴직 시까지 원고의 연소득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들의 임금 감액이 목적이었고, 원고는 임금피크제기간에도 2년 동안 팀장직을 수행하는 등 회사 차원의 업무량 경감 조치가 없었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피고의 영업이익으로 귀속되었다.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므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임금 합계액 59,828,022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형식적인 동의만 받아 도입된 것으로, 근로자들의 자발적, 실질적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위법하다. 근로자들은 노동조합에 근로자들을 대신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동의할 권한을 위임하지 않았다.

나.

피고

피고는 근로자의 고령화에 따른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고, 경영 위기 상황에서 고용을 안정화하여 정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노사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러 차례 개정된 결과 임금 감액율이 크지 않으며, 업무 난이도와 업무량 감소, 재취업 프로그램, 정년퇴직 후 촉탁직 근무 기회 제공 등 보상조치가 있었으며, 임금피크제로 확보된 재원을 신입 직원 채용에 사용하였으므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근로자들의 개별적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피고가 피고의 노동조합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단체협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 여부와 관계없이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근로자들의 개별적 동의가 필요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7호증의1, 을 제32호증의1의 각 기재에 의하면 노동조합이 여러 차례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설명회에서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57세, 58세 지급률 30%를 수정하는 등 도입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보인다. 달리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의사 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위반으로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 무효인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것이므로,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연령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보건대, 증인 D의 증언과 을 제2, 7, 10, 13, 22, 23, 25, 2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목적

(1)

피고가 임금피크제로 실현하려는 구체적인 목적이 명시된 자료(노동조합과의 협의 기록 등)는 없다. 다만 피고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2009. 4. 16. 노동조합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제를 시행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제7호증의 1)에서 "...그동안 고용은 지켜졌지만 내부적으로 인사적체와 직급의 상향에 따른 조직의 비대증상으로 인적자산의 순환장애라는 또 다른 부작용을 온몸으로 느낌에 따라 지난 3년여 전부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회사와 직원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 금년부터 미래지향적인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제도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임금피크제는 생산현장 중심의 전임직과 담당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만 54세부터 매년 10%씩 임금을 줄여 만 60세까지 고용을 유지하는 제도입니다. 회사는 숙련된 조합원들의 노우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고 조합원은 회사에 대한 임금부담을 줄여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노사간의 신뢰로 만든 상생의 대안입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미루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 임금 부담을 줄여 고용을 유지하는 결과를 표방하며 도입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9. 1. 5.자 E의 피고 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 기사(을 제7호증의2)의 '신뢰가 형성된 주식회사 B는 2008년 리먼사태 위기 당시에는 인원정리 대신 노조가 앞장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회사는 60세 정년 이후에도 촉탁직으로 63세까지 고용을 늘려주는 것으로 답했다'는 내용으로 미루어 보면 임금을 감액하는 대가로 정리해고의 위험으로부터 고용을 보장받을 필요성이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협의하게 한 동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2)

한편, 신규고용 창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목표로 하였는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분명치 않다. 위 인터뷰 기사 중 "노동조합이 움직이지 않았을 때는 인원충원이 안 되다 보니 오히려 조직이 경직됐습니다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회사가 숨을 쉴 수 있게 되니까 그렇게 뽑아달라고 해도 안 뽑아주던 신입사원을 알아서 채용하기 시작했습니다."라는 내용에 비추어 신규고용 창출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반사적 효과였던 것으로 보이고, 설령 도입 당시 염두에 두었다 하여도 주된 목표로 삼지는 않았거나 적어도 고령 근로자 고용 보장과 동등한 가중치를 부여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3)

정년 연장으로 인한 인사적체와 인건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 인력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 이미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상태였으나, 고령 근로자의 정년 보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일 필요성은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비로소 정년을 연장해야 하는 기업과 달랐다고 볼 수 없다. 임금피크제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은 고령 근로자를 고용에서 조기에 퇴출시키는 현상에 대한 억제책이 될 수 있다. 고령 근로자의 고용 불안을 해소하여 정년제를 정착시키는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목적 자체는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의 2009년 당기순이익이 25조에 이르러 임금을 삭감할 중대하고 긴박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하여 임금피크제의 위와 같은 목적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나)

불이익의 정도

(1)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임금피크제 적용 시작 연령을 늦추고(만 54세에서 만 57세로) 기준 급여를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기본급에서 당해 직급의 기본급으로 변경함으로써 임금인상분을 반영하였으며, 삭감 정도를 꾸준히 완화하는 등 전체적으로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정해왔다. 그 결과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동안 원고에게 적용된 지급률(감액률)은 다음과 같다.

(2)

그러나 임금 삭감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는 대상 조치를 함께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는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임금 삭감에 대한 적정한 대상 조치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은 임금이 삭감되는 불이익만 입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

대상 조치 및 그 적정성

(1)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는 원래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이유로 임금을 조정하는 것으로서 근로자는 정년연장에 따른 이익을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감액받는 것이므로, 이러한 불합리를 상쇄할 수 있는 대상 조치가 필요하다.

(2)

원고는 정밀분석팀 수석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인 2017. 12. 1.부터는 팀장 직위가 해제되고 신뢰성 실험실 시편 입출고를 담당하는 것으로 업무가 조정되었다. 기존 업무에 비하여 경감된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특별한 다툼이 없다. 그런데 원고 외에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이 임금삭감에 상응하여 업무 내용, 업무량 등이 변경되었는지 여부 및 그 방법, 기준, 내용(업무 조정 결과)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전혀 없다.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의 업무를 경감한다는 큰 틀 안에서도 구체적으로 부여할 업무의 내용은 근로자들의 기존 업무, 희망, 능력, 경력, 부서별 업무의 특성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어 회사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각 부서마다 개별 근로자 면담을 통하여 정하는 방법이 불합리하다고 보이지는 않으나, 그 과정과 결과를 담은 기록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단체협약에 첨부된 '임금피크제 적용 기준'에도 직무 조정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에 비추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정할 때 불이익을 보상하는 조치에 대하여도 협의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원고는 2016. 4.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서도 2017. 11. 30.까지는 정밀분석팀 수석부장 직책을 유지하였는데, 원고가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임금이 삭감되면서도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실은 임금피크제와 함께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가 도입되었는지 더욱 의문을 품게 하는 사정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합병으로 조직개편이 늦어져 인사발령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해당 시기에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다른 근로자들의 업무 조정에 대한 자료가 없는 이상, 원고 소속 부서의 특수한 상황에서 '면담 후 업무 조정' 절차가 잠시 유보된 것인지(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의 업무를 조정한다는 피고의 전체 기획 내지 틀 안에서 원고에게만 예외가 적용된 것인지), 애초에 임금피크제에 수반된 보상조치가 없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한편, 원고에게 신뢰성 시편 입출고 업무를 부여한 것은 피고가 주장하는 결정 이유(고졸 학력으로도 할 수 있는 난이도이고 하루 한 시간이면 충분)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경력, 희망 등을 반영하여 임금 감액에 상응하여 업무를 경감시켜주었다기보다는 직무에서 배제하는 측면이 더 강해 보인다. '직무 강등' 내지는 한직 발령에 가깝다는 점에서 적정한 대상 조치인지에 대하여도 의문이 있다.

(3)

피고가 주장하는 촉탁직 채용제도와 전직지원프로그램 등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며 근로를 계속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 감소로 인한 불이익을 보상하는 실효성 있는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가)

촉탁직 채용의 경우

피고의 단체협약(2019~2020, 을 제2호증의5) 제24조는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한다. 퇴직시기는 3월 31일, 9월 30일로 하며, 노사간 협의하여 퇴임식을 실시한다. 단, 정년퇴직 예정자가 촉탁규정에서 정하는 채용조건에 부합할 경우 촉탁직으로 재채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의 '촉탁근로자 복무규정'에서 정한 채용조건은 다음과 같다.

이에 따르면, 촉탁직으로 채용되기 위한 요건이 매우 엄격하여 대상자가 극히 일부로 한정되어 있다. 실제로 2012. 3.~2022. 3. 정년퇴직자 39명 중 촉탁직(고문계약, 계약직 포함)으로 근무한 사람은 13명에 불과하다(을 제10호증). 증인 D은 원고가 하던 업무가 촉탁직으로 충원해야 할 만한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촉탁직으로 추천해줄 수 없었다고 증언하였는바, 임금피크제 적용을 이유로 업무를 변경한 것이 오히려 촉탁직 채용 가능성을 차단한 결과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나)

전직지원 프로그램, 재취업프로그램의 경우

피고는 2009. 7.경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였으나(을 제22호증), 피고 스스로도 '별도로 시간을 내어 교육훈련을 받아야 하는 점에 대해 근로자들이 오히려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었고,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었기 때문에 내부 논의를 거쳐 프로그램 중단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2023. 10. 6.자 준비서면).

피고는 자산관리컨설팅 교육(2010), 생애설계교육프로그램(2011~2017), 스마트러닝 교육(2015~2017)을 기획하였으나(을 제23호증), 실제로 이 교육 또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혜택을 받은 직원들이 있는지 알 수 없다.

라)

감액된 재원을 본래의 목적에 사용하였는지 여부

(1)

고용 안정(고령 근로자 임금 지급)에 사용되었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총 39명이 정년퇴직한 사실은 인정되나(을 제10호증), 이 인원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전체(즉, 정년퇴직할 수 있었던 인원 전체) 중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인지, 감액된 인건비가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에 사용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2)

신규채용 확대에 사용되었는지

신규채용(경력직, 신입 포함) 인원이 임금피크제 직전인 2008년에는 19명이었는데,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2009년부터는 증가(2009년 45명, 2010년 103명, 2011년 118명, 2012년 63명, 2013년 80명 등)한 사실(을 제25호증),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직원의 연간급여 총액이 증가해온 사실(을 제28호증)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신규채용 확대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이었는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위 증거들만으로는 신규채용 인원 중 임금피크제와 관련 있는 인원이 있는지 여부 및 그 규모를 알기 어렵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직원의 숫자나 그로 인해 감액된 재원의 규모,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절감분을 고려하여 신규채용 목표를 설정하였는지, 피고가 주장하는 신규채용 인원 증가는 그러한 목표를 달성한 결과인지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

지급받을 임금의 범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호봉제 임금체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연공급제(나이,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상승) 체계에서 근로자가 정년까지 지급받는 임금은 매해 순차적으로 상승하므로, 임금피크제가 없었다면 원고가 매해 최소한 임금 피크제 적용 직전 연 소득인 103,142,311원 이상의 소득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위 피크임금과의 차액 합계가 59,822,272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받지 못한 임금 59,822,272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인 2021. 4. 15.부터 피고가 미지급 임금의 전부나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또는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으므로(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이를 초과하는 지연이자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