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5. 6. 17. 선고 2024고단611 판결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Q, R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피고인에 대한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무죄 부분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안양시 만안구 S에 있는 T 주식회사(이하 'T'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약 54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T 사업장에서 2012. 11. 26.부터 2023. 7. 6.까지 근로 하다 퇴직한 근로자 B의 퇴직금 10,250,384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10번, 12~16번 기재와 같이 근로자 15명에게 퇴직금 합계 143,655,36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당시 퇴직금 계산의 전제가 되는 평균임금의 범위 등을 둘러싼 관련 민사소송이 확정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근로자 B을 비롯한 위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15명에 대한 퇴직급 지급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다.

나.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피고인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은, 대법원이 일반택시운송사업에 있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 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를 무효라고 판시(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이하 '이 사건 쟁점판결'이라 한다)한 이후 퇴직한 근로자에 대하여 사업자인 피고인이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근로자들과 민사소송 등을 이유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건이다.

2)

이 사건 쟁점판결에 따라 그에 반하는 노사 간의 임금협약 등이 무효라고 할 경우, 유효한 종전 임금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는데, 이 사건 쟁점판결 역시 이러한 전제에서 최저임금을 산정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쟁점판결에서 다수의견이 이 부분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고,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그에 관한 판단이 있었을 뿐이다. 이 사건 쟁점판결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 상황에서 민법상 무효행위 전환 이론에 따라 당사자가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의욕하였을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도 제시된 바 있다.

3)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쟁점판결의 판시 내용에 따라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가 무효로 될 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명시적 지침이 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4)

정액사납금제 하에서는 다른 요건에 변화가 없을 경우 일정한 급여 수준을 유지함에 있어 고정급이 감소되면 초과운송수입금이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되어 사납금 역시 감소하게 되는 등 일반택시운송업계의 임금협약에 있어 소정근로시간 조항과 사납금 조항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위와 같은 밀접한 관계에 기인하여 임금협약 중 사납금 조항 및 초과운송수입금 관련 조항의 효력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이 사건 당시 사업주인 피고인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전체 임금 부분에 관한 근거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결국 피고인의 입장에서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전체 임금 지급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퇴직금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5)

관련 민사사건(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9가합106342, 수원고등법원 2022나24861, 대법원 2024다305728)에서도 이에 관한 여러 쟁점들에 관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었는바, 택시회사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미지급 임금 등에 관하여 여러 쟁점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 15명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민사상 퇴직금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것을 넘어, 피고인에게 그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까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피고인은 수원고등법원 2024. 10.16. 선고 2022나24861 판결 선고 이후 다수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하였다.

6)

앞서 살펴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위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 15명이 주장하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고, 따라서 그 미지급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공소기각 부분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안양시 만안구 S에 있는 T 주식회사(이하 'T'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약 54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T 사업장에서 2018. 8. 15.부터 2023. 8. 31.까지 근로 하다 퇴직한 근로자 Q의 퇴직금 4,042,987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1, 17번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에게 퇴직급 합계 7,110,421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

이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 ○ 공판기록에 편철된 각 확인서 기재에 의하면, 근로자 Q, R은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인 2025. 6. 12.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

○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위 공소를 각 기각함

판사 정주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