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1. 항소이유의 요지(피고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 하였고, 항소장에도 아무런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으나, 피고인은 2012. 10. 23.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12. 5. 30. 피해자와 합의하였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함께 제출하였는바,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선해한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자와 원심판결 선고 전에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원심이 반의사 불벌죄인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기 각 판결을 선고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
양형부당
가사,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제정되어 같은 해 12. 1.부터 시행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및 이와 함께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의하면, 위 법률 시행일 이후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처벌에는 위 근로기준법 조항이 아니라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1조, 제9조가 적용되어야 하는바(이 부분은 단지 죄명과 적용법조만이 달라질 뿐, 공소사실 자체가 동일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으므로 공소장변경 없이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적용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적용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반의사 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고(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또한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처벌불원의 의사가 표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도8136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도2493 판결 등 참조).
또한 반의사 불벌죄에 있어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의 부존재는 소위 소극적 소송조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이기는 하나(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도317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원심판결 선고 전까지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고(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미지급 퇴직금을 받으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을 뿐 피고인에 대한 명시적인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피고인도 2012. 9. 27.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피해자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취지의 진술만을 하였을 뿐 피해자와 합의하였다는 진술을 하지 않았으며(공판기록 제23면), 피고인은 2012. 10. 23. 선고기일에도 불출석하였는바(피고인은 같은 날 원심판결에 대해 항소하면서 그때서야 위 합의서를 함께 제출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그 판결 선고 전에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음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것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