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5. 10. 14. 선고 2014노151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은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로부터 대구 수성구 H아파트(이하 'H아파트'라 한다) 103동 603호, 903호, 1503호, 106동 803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양도받아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차용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제공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원심 판시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도 없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1)

F은 2010년경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가 시행한 H아파트를 시공하고도 미분양 세대가 많아 금융기관에 과다한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등 자금 사정이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었고, 이에 대표이사 G은 회사 자체를 양도하거나 투자자를 물색하던 중 사업기획팀장 O의 소개로 피고인을 알게 되었다.

2)

피고인은 G 및 O에게 자신이 F의 주식 50%를 60억 원에 인수하고 H아파트의 미분양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제안하여, 자신의 처 Z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AA 명의로 2010. 6. 9. G과 사이에, 피고인이 G으로부터 F 전체 주식의 50%를 60억 원에 인수하고 G과 F을 공동으로 경영하는 내용의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하고, 2010. 7. 5. 피고인이 보유한 AB 명의의 E 주식 4,000주 및 E 봉안증서 1,950기를 40억 원으로 평가하여 위 주식 및 봉안증서를 F에 양도하고, F은 피고인에게 H아파트 중 분양되었으나 분양대금이 미납된 11세대 및 미분양된 29세대 합계 40세대에 대한 2순위 담보채권 3,566,275,500원과 현금 433,724,500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3)

그 무렵 피고인은 대구 수성구 L 아파트 미분양세대를 일괄적으로 매입하여 분양하기 위한 사업(이하 'L 아파트 인수 사업'이라 한다)을 진행하는 중이었고, 위 사업은 매입금액이 약 1,569억 원으로, 일단 계약보증금으로 50억 원을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예치해야 했는데, 당시 피고인은 스스로의 자력으로는 위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어 금융기관 대출, 투자자 모집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던 중 Q의 소개로 피해자를 만나게 되었다.

4)

피고인은 2010. 12. 6. 피해자를 만나, 자신이 F의 주식 50%를 소유하고 있고, F이 L 아파트를 인수하려고 하는데 자금이 부족하니 돈을 빌려주면 2011. 2.말까지 갚겠으며, 이 사건 아파트 4세대를 담보로 제공하고, 변제기에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 피해자 앞으로 이 사건 아파트 4세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겠다고 하여, 피해자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변제기 2011. 2. 28., 이자 월 2.5%로 정하여 차용하였다.

5)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F에 주식인수대금 60억 원을 지급하지 않아 F의 주식 50%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였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이 사건 아파트는 시행사인 I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어 있고 I와 케이비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이하 '케이비부동산신탁'이라 한다) 사이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에 따라 케이비부동산신탁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어 케이비부동산신탁의 동의 없이는 이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었음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6)

피고인은 L 아파트 인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채업자 AC으로부터 50억 원을 빌려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계약보증금을 예치하였고, 피해자로부터 빌린 1억 5천만 원으로 AC에 대한 차용금 수수료, 법무사 비용 등을 지급하였다.

7)

그 후 피고인은 L 아파트 매입에 필요한 나머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던 금융기관 대출 등이 무산되자 L 아파트 인수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였고, 피해자에게도 약정한 변제기에 돈을 변제하지 못하였으며, 피고인이 변제기까지 돈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 피해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기로 한 H아파트 103동 603호는 2011. 3. 29. AD에게, 103동 903호는 2011. 3. 28. AE과 AF에게, 103동 1503호는 2011. 3. 28. AG에게, 106동 803호는 2011. 2. 23. AH에게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피해자에게 변제기일 내에 차용금을 변제하거나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피해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원심 판시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F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처분권을 양도받았으므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차용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제공할 의사와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아파트는 신탁재산으로 신탁자인 I도 수탁자인 케이비부동산신탁의 사전 승낙이 없는 경우 신탁부동산에 대하여 임대차 등 권리 설정 또는 신탁부동산의 현상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가치를 저감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고(KB부동산 Escrow Plus 담보신탁계약서 제9조 제2항), I는 케이비부동산신탁의 동의하에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할 권한만 있을 뿐 이를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은 없었으며, I로부터 H아파트 분양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F 또한 H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권한은 없었던 점, ② F의 대표이사 G과 직원 O도 I로부터 H아파트 분양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을 뿐 수탁자와 우선수익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처분할 권한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과 F이 작성한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르면 피고인이 F로부터 양도받은 대상은 H아파트 40세대 자체가 아니라 위 40세대에 대한 2순위 담보채권 3,566,275,500원으로, 이는 향후 F이 위 40세대 아파트에 관하여 수령할 분양대금에서 대구은행 등에 상환해야 할 대출금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에 대한 채권을 의미할 뿐 피고인이 이 사건 합의를 통해 H아파트 40세대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처분권을 양도받았다고 할 수 없는 점, ④ 피고인이 피해자 앞으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기 위해서는 일단 해당 세대에 대한 대출금을 변제한 후 수탁자인 케이비부동산신탁이 신탁자인 I 앞으로 신탁물건의 소유권을 이전하고 신탁등기를 말소하여야 하는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당시 피고인은 대출금을 변제할 자금이 없었고, 케이비부동산신탁, I, F 등과 사이에 위 내용을 협의한 적도 없었던 점, 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이 사건 아파트 4세대는 피고인이 약정한 변제기로부터 1달 여 이내에 피해자가 아닌 제3자 앞으로 모두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고, 피고인은 피해자가 고소하기 이전에는 이러한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 당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차용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할 것이다.

2)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추진하려고 했던 L 아파트 인수 사업은아파트 매입금액이 약 1,500억 원을 상회하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사업인데, 피고인은 자기 자본 없이 모두 금융기관 대출, 대부업자 차용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여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예상한 것과 달리 자금조달과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 아무런 자금이 없었던 피고인으로서는 당연히 위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음에도 피고인이 특별히 그에 대한 대책이나 자금조달계획을 세웠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피고인은 금융기관 대출 등이 무산되어 자금 조달과정에 문제가 생기자 더 이상 L 아파트 인수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였고, 피해자에게도 약속한 변제기에 빌린 돈을 변제하지 못하였다.

3)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L 아파트 인수 사업의 추진 주체가 F이고, F이 차용금 채무에 대한 보증을 해주니 이를 믿고 돈을 빌려달라는 취지로도 말한 것으로 보이는바, F의 대표이사 G 및 그 직원들은 피고인이 독자적으로 L아파트 인수 사업을 추진하였고, 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이 사건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고 F을 보증인으로 세운 사실을 몰랐으며, 차용 당시 계약서에 첨부된 F의 사용인감계와 인감증명서는 다른 용도로 피고인에게 교부한 서류이고, 피고인이 F의 인감도장, 명함, 인감증명서 등을 임의로 사용하여 많은 법적 분쟁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 F은 2011. 1. 28. 피고인에게 F의 인감도장, 명함, 인감증명서 등을 모두 폐기, 처분하고, 이미 사용한 부분에 대하여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2011. 2. 7. 피고인이 임의로 H아파트 일부 세대를 지인들에게 무상양도 내지 임대를 하였다는 이유로 분양계약 무효 및 해지 통보를 한 적이 있다.

3.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1억 5,000만 원을 편취하고, 퇴직한 근로자 N에 대한 임금 3,600만 원 및 퇴직금 2,992,120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범행 경위, 방법 및 내용, 피해 규모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사기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근로자 N과 합의하거나 연체된 임금 등을 지급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피고인은 사기죄로 징역형의 실형을 포함하여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피고인이 이 사건 사기 범행의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이 사건 범행은 2014. 1. 16.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는 점,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각 정상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와 그 대상이 동일하고 피고인의 항소에 기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므로 검사의 항소를 따로 기각하지 아니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