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8. 22.부터 2016. 10. 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C 어학원'이라는 상호로 대학생을 포함한 성인을 대상으로 전문어학원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으로, 2013. 11. 14. C 어학원의 토익강사를 모집한다는 채용공고를 하였는데, 피고는 C 어학원의 강사 지원을 위한 원서를 접수한 후 2회에 걸쳐 면접을 보았다.
원고와 피고는 2013. 11. 22. 원고가 피고를 C 어학원의 강사로 채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채용(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채용계약'이라 한다).
피고는 2013. 11. 27. 원고에게 이 사건 채용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3. 12. 2. 피고에게 "피고가 이직하기 위하여 이 사건 채용계약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원고와의 면담마저 거절함으로써 기존 수강생 31명과 신규 수강생을 상대로 한 English OPIc 과정의 강의 진행에 막대한 차질이 야기된 만큼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피해를 보상하여 달라."고 통보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2,256,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8. 1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나322
판결선고
2016. 10. 6.
수원지방법원
제4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손해배상의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건강상이나 기타 사유로 이 사건 채용계약을 종료하고자 할 때에는 최소 2개월 전에 원고에게 사전 통보하여 원고가 후임강사를 충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강의 진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이 사건 채용계약에서 약정된 바에 따라 C 어학원의 수강생을 상대로 English OPIc 과정에 대한 강의 등의 노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임에도,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채용계약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해제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채용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조건 명시의무 위반 여부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채용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의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하여 명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임금의 구성항목·계산 및 지급 방법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채용계약은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17조, 같은 법 시행령 제8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업무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근로기준법에서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근로조건의 불확정 상태 하에서 근로자의 근로를 제공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의 구성항목 등의 서면명시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근로계약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임금의 구성항목 등에 관한 사항 외의 근로조건에 관한 명시방법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구두로도 가능하며, 서면의 형식에 대한 제한도 없으므로 반드시 근로계약서로 하여야 한다고 볼 것도 아니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채용계약 당시 피고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근로조건을 다소 불충분하게 명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채용계약이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근로조건의 명시의무를 위반하여 무효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채용계약 당시 원고와 수습기간인 3개월 동안 C 어학원에서 1일 06:40부터 11:50까지, 18:00부터 21:50까지 2회에 걸쳐 English OPIc 과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매월 1,700,000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을 자인하고 있고, 한편 이 사건 채용계약 제4조는 원고가 피고에게 기타의 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와 피고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수습기간인 3개월 동안 피고의 임금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약정을 하였다고 볼 수도 있고, 그러한 임금지급약정이 근로기준법상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고 있어 피고에게 불이익하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는 없다.
C 어학원이 대학생을 포함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어학원으로 이 사건 채용계약 당시 수강생 모집을 위하여 피고의 강의시간이 이미 확정되어 있었다고 보이는 점, 수강 인원의 한계 및 어학원 운영시간의 제한 등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피고의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는데 비교적 어려움이 있는 점, 이 사건 채용계약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약정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출·퇴근이나 휴게시간 등에 관한 엄격한 제한을 받지 아니하고 근무시간에 대하여도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채용계약 당시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근로기준법 제3조), 이러한 근로기준법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되며, 그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15조).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논리칙과 형평의 원칙 위반 여부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채용계약 제2조는 원고가 수습기간인 3개월 내에 언제든지 계약의 해지를 피고에게 통보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피고로서는 수습기간 동안 이 사건 채용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상 타당하고, 특히 원고가 전문어학원을 영위하면서 강의 경험이 없어 3개월 동안의 수습기간을 갖기로 한 피고에게 의지하여 English OPIc 과정에 대한 강의를 맡기려고 하였다는 것도 논리칙에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채용계약은 피고가 근로의사를 철회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다.
판단
이 사건 채용계약 제2조에 의하면 "수습기간은 강의 시작 후 3개월로 하며, 수습기간 내에 강의가 불충실하거나 사회교육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시 원고는 피고에게 계약의 해지를 언제든지 통보할 수 있다."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조항이 수습기간 동안 피고의 강의 불충실 또는 자질 부족을 원인으로 원고가 이 사건 채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약정해지권의 발생 사유를 정하고 있을 뿐 피고의 약정해제권을 유보하는 것이 아님은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로도 명백하고, 한편 피고로서는 이 사건 채용계약에 따른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법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위 조항이 피고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약정에 해당하여 형평의 원칙상 피고가 수습기간 동안 언제든지 이 사건 채용계약을 해제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원고가 전문어학원을 영위하면서 이 사건 채용계약을 체결하여 3개월 동안의 수습기간을 갖기로 한 피고에게 English OPIc 과정에 대한 강의를 맡기기로 한 행위가 경험칙 내지 논리칙에 반하여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채용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어 일방적으로 해제하여 2013. 12월 English OPIc 과정을 수강할 예정이던 12명을 모두 돌려보내 3,840,000원(= 12명 × 1인당 수강료 320,000원) 상당의 매출손실을 입게 되었고, 2013. 11월부터 2013. 12월까지 2개월 과정으로 진행하던 중 2013. 12월 강의의 취소에 따른 24명의 수강생이 항의하여 2014. 1월부터 2개월 동안 무료 강의를 하여 7,680,000원(= 24명 × 1인당 수강료 320,000원, 다만 원고 주장의 7,640,000원은 계산상의 오기로 보이나, 이하에서는 편의상 원고의 주장에 따르기로 한다)의 손해가 발생하였으며, 2013. 12월 강의의 취소로 말미암아 금전으로 환가하기 어려운 신뢰 내지 신용이 훼손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12,256,000원[= (3,840,000원 + 7,640,000원 + 신뢰 내지 신용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를 금전으로 환가한 5,000,000원) - 2014. 1월부터 2014. 2월까지 강의를 진행한 D에게 지출한 강의료 상당의 비용 4,224,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주장하는 12명은 C 어학원에서 English OPIc 과정에 관한 상담을 받은 것에 불과할 뿐 이를 수강할 의사로 원고에게 수강료를 지급하였다고 추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 12명에게 수강료를 지급받았다가 반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또한 원고가 2014. 1월부터 2개월 동안 무료 강의를 하였다고 하는 수강생은 원고 주장과 달리 21명에 불과하고, 그 수강생도 피고와 무관한 E 강사와 관련한 것이며, 실제로 무료 강의가 이루어졌는지조차 의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채용계약에 따른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 주장과 같은 손해액은 과다하게 부풀려져 부당하다.
판단
피고가 이 사건 채용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해제함으로써 원고가 운영하던 C 어학원의 신용 내지 신뢰가 훼손되는 손해를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나, 그 신용 내지 신뢰의 훼손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산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와 방법이 없다. 또한, 원고가 내세우는 사정이나 갑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채용계약에 따른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7,256,000원(= 3,840,000원 + 7,640,000원 - 4,224,000원) 상당의 재산상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여러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손해의 액수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다6951, 696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2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가 C 어학원에서 강의하려고 하였던 English OPIc 과정에 대한 2개월 수강료는 320,000원이고, 그 강의가 시작될 예정인 2013. 12. 2. 이전까지 English OPIc 과정에 대한 관심이 있는 수강생들이 지속적으로 원고에게 수강을 위한 상담을 하였던 점, ② 원고는 2013. 12. 2.부터 2개월 동안 정상적으로 English OPIc 과정을 개설하여 강의를 진행하였더라면 일정 부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고, 그 강의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폐지됨으로써 신뢰 내지 신용 훼손 등 무형의 재산적 손해도 입게 되었다고 보이는 점, ③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채용계약의 해제 후 English OPIc 과정에 대한 신규 강사를 채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정을 해결하기 위하여 원고가 면담을 요청하였음에도 이를 거절하는 등 원고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도 아니한 점, ④ 원고는 2013. 12월부터 English OPIc 과정을 진행할 목적으로 강사를 채용하고 이를 홍보하거나 이 사건 채용계약이 해지된 후 신규 강사를 다시 채용하기 위하여 적지 않은 노력과 비용을 들였다고 보이는 점, ⑤ 피고는 2014. 4. 24. 원고에게 자신의 형편상 이 사건 채용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5,000,000원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한 점을 비롯하여 원고와 피고의 관계, 피고가 이 사건 채용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에 이른 경위, 원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액의 규모 및 정도, 그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은 6,000,000원으로 인정함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채용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5. 8. 1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이 기록상 명백한 2015. 8. 22.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6. 10. 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상목(재판장) 서범준 이수환
각주1) 한편 원고는, 피고가 매주 월/수/금의 경우에는 06:40부터 11:50까지, 18:00부터 21:50까지 8교시 강의를 하고, 화/목의 경우에는 10:00부터 12:45까지, 19:00부터 21:45분까지 4교시 강의를 각 담당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한다(갑 제6호증의 1 참조).
각주2) 원고는 2014. 1월경 D를 강사로 채용한 후 피고를 대신하여 English OPIc 과정에 대한 강의를 비로소 진행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