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11. 17. 선고 2017노505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 공소사실의 요지

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피고인은 시흥시 D에 있는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대표로서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식자재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0. 3. 2.부터 2015. 12. 31.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F의 퇴직금 7,997,908원을 비롯하여 원심판결 별지 범죄사실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이하 '이 사건 직원들'이라 한다)의 퇴직금 합계 19,940,075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기준법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0. 3. 2.부터 2015. 12. 31.까지 근로한 F의 2015년 3월 연차수당 229,320원 등 원심판결 별지 범죄사실일람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직원들의 금품 합계 5,132,12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최저임금법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0. 3. 2.경부터 2015. 12.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F에게 2014년도 최저임금액인 시급액 5,580원에 미달하는 시급 900원을 지급하는 등 원심판결 별지 범죄사실일람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시급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이 사건 직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2)

이 사건 직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사실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

3

. 판단

1

) 이 사건 직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 원심은 증거의 요지란 아래에 그 주장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 판단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직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 또는 H이 이 사건 직원들을 포함한 홍보영양사들에게 영업활동보고서, 업무일지, 발주서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정도와 방식이 일방적이었던 점(수사기록 143 ~147쪽), ② 피고인은 샘플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홍보영양사들에게 영업일지를 작성시켰다고 하나(수사기록 204쪽), 영업일지에는 위와 같은 작성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준을 넘어서는 내용까지 기재되어 있고, 샘플 관리 및 매출액 확인과는 무관한 연도별 사업계획서, 연도별 영업활동계획서도 작성하게 한 점(수사기록 111 ~120쪽), ③ 영업회의의 내용도 홍보영양사들 사이의 정보 공유를 위한 수준에 그치지 않고, 출근시각 준수, 매출액 조별 경쟁 실시, 매출 목표 및 세부계획 관리, 매출 하락원인 파악 지시 및 경고, 조원들의 업무일지에 대한 엄격한 관리 지시, 업무일지의 자세한 작성과 꾸준한 제출 지시, 경쟁업체 부도 소식 보고 지시 등 업무와 조직관리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가 포함되어 홍보영양사들의 종속관계가 강하게 드러나는 점(수사기록 233 ~ 239쪽), ④ 피고인은 홍보영양사들에게 퇴근시각을 보고하게 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실제로도 홍보영양사들이 피고인에게 문자메시지로 그때그때 퇴근시각을 보고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업무일지에는 '퇴근시각' 혹은 '방문한 학교 급식실에서 나온 시각'을 기재하는 난이 있었으므로 퇴근시각은 사후적으로 업무일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보고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⑤ 홍보영양사들의 보수를 변경(기본급의 지급 여부와 정도, 인센티브의 산정 방식)하는 과정에서 홍보영양사들의 의견을 듣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수구조를 변경하였고(수사기록 436쪽), 이에 따라 2014. 11.경부터는 기본급을 지급한 점(2010년경에도 기본급을 지급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판기록 146쪽), ⑥ 홍보영양사들을 본사 영업부 영업팀(수사기록 245쪽) 내지는 E 홍보팀(수사기록 178쪽)이라고 지칭하면서 과장, 팀장 등 직책을 구분하고 조를 구성하여 홍보영양사들을 관리한 점, ⑦ 이 사건 직원 중 G에게는 시말서를 쓰게 한 적이 있고 그 내용 또한 위임이나 도급과는 어울리지 않는 점(수사기록 408쪽)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의 홍보영양사들이 소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는 점과 그 밖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직원들의 관계는 독립성보다는 종속성이 더 두드러진다.

2

) 이 사건 직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사실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퇴직금·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1조, 제9조 위반죄 또는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위 법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일반인인 피고인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사건 직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가 모호하여 퇴직금·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직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사실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런데도 원심판결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직원들의 법률관계는 아래와 같이 위임이나 도급에 부합하는 독립성도 갖추고 있었으므로,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직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②

홍보영양사의 근로자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결 등 선례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홍보영양사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근로자 여부 판단은 법률전문가에게조차도 난해한 문제이다.

③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은 2015. 4. 30.경 유사사안(학교급식 식품을 판매하는 피고인이 위 식품을 영업하는 고소인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피의사실로 입건된 사안)에서 고소인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의자에 대하여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공판기록 86 ~ 91쪽).

④

피고인이 약 10년간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과 같이 홍보영양사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두고 법적 분쟁이 생긴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4

.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1항 기재와 같고, 제3의 2)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동규(재판장) 우상범 박진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