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156,125원과 이에 대하여 2018. 4. 1.부터 2020. 10. 8.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청구의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안성시 C를 본점 소재지로 하여 자동차 부품(디젤 기관용 연료 분사 장치) 제조·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인데, 원고(1970년생 남자)는 1996. 7. 15. 피고 회사에 사무직(상근, 주 40시간 근로) 근로자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해오고 있다. 원고는 2011. 9. 1.에 2급(과장), 2018. 7. 2.에 1급(차장)으로 승진하였다. 원고는 입사 후 2010. 1. 9.까지는 영업팀 사원으로서 거래업체 담당 업무를, 2010. 1. 10.부터 2012. 5. 13.까지는 NZ제조팀에서 그 제조 관리 업무를, 2012. 5. 14.부터 현재까지는 구매팀, 품질보증팀에서 외주업체와의 협력 업무, 품질검사 업무, 완제품 및 자재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 회사에는 2017. 1. 25.부터 2018. 4. 17.까지 전 근로자(상시근로자 350명 내지 378명 내외)의 절반 이상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노동조합(D 지회(이하 ‘노동조합’ 또는 ‘노조’라 한다)만이 존재하였는데, 2001. 9. 18.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상 2급 이상인 직원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고, 이후에 체결된 단체협약도 동일하다(다만, 2019. 2. 25. 이후 원고 등 소수의 인원이 가입한 기술사무직 노조가 기존 노조와 별도로 조직되었다).
피고 회사는 2016년 이전부터 이미 상당 기간 거의 매년 적자상태가 이어져 왔고, 그 대표자 E이 피고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여 대표이사에 취임한 2016. 8. 26. 이후에도 그 상황이 계속되어, 2012년부터 2016년에 이르기까지 매 회계연도 당기순익이 마이너스 31억 원 내지 79억 원에 이르렀으며, 2018 회계연도에는 당기순손실이 약 104억 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피고 회사는 파산신청을 고려하기도 하였고, 그 대표자가 임금 체불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기도 하였다.
피고 회사 취업규칙의 일부인 피고 회사의 급여규정(1997. 4. 19. 이후 시행. 노조원과 비노조원별로 달리 정하지 않고 있다)에는, 전 근로자에 대한 급여는 기본급과 제수당, 상여금, 임시로 지급하는 금품으로 하고, 매월의 급여는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것을 매월 25일에 지급하며, 지급기준일까지 근무한 모든 사원에 대하여 지급률과 지급시기를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2015. 10. 27.자 단체협약서 제34조는 임금으로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복지후생비, 기타 임시로 지급되는 금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노조원인 생산직 근로자에게는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을 지급하였고, 원고와 같이 노조원 가입자격이 없는 관리직(사무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급여규정에 이를 정하지 않은 채 피고 회사가 별도로 정한 바에 따라 일정한 금액의 임금(단, 상여금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다)을 지급하였다(원고나 피고 모두 그 지급액을 알 수 있는 기준표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2015. 10. 27.자 단체협약으로, 그 노조원들에게 연간 상여금으로 기준임금의 700%를 7회(① 설날에 100%, ② 매년 3. 10.에 100%, ③ 회사 창립기념일에 100%, ④ 하계휴가 시기에 100%, ⑤ 추석에 100%, ⑥ 매년 10월에 50%, ⑦ 매년 연말에 150%)에 걸쳐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이후 이를 시행하였고, 원고와 같이 노조원 가입자격이 없는 근로자에 대해서도 이에 준하여 동일하게 상여금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피고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하여 2017. 1. 25., 연간 상여금 700% 중 절반인 350%(위와 같이 7회 지급분 중 각 절반의 합계)를 반납(포기)하고, 위와 같이 반납 후 감축된 상여금 중 2017년 연말에 지급할 상여금(75%)의 지급 시기를 2018. 3.로 조정(유예)하며, 반납한 임금은 경영정상화 이후 노사합의로 지급률을 결정하여 최우선 지급(보전)한다는 등의 노사합의를 하고 합의서(을 제1호증)를 작성하였다.
한편,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다시 2018. 3. 8.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를 하고 그 합의서(을 제2호증)를 작성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회사는 2018. 3. 12.과 2018. 3. 23.경 ‘노사합의사항 관련 전직원 동의서 제출’이라는 제목의 문서(업무시행서)를 기안하여 각 부서와 원고 등 전 근로자에게 이를 송부, 공람하게 하고, 노조원과 비노조원 모두를 상대로 “본인은 회사의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방안의 일환으로 2018년 3월 8일 노사가 합의한 인건비(2017년 연말상여금 포함) 및 복리후생비 잠정반납에 대해 아래의 서명으로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의 ‘임금반납동의서’를 징구하였는데, 대부분의 직원들이 이에 동의하고 동의서를 제출하였으나(관리직 사원의 경우에도 약 77%가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2018. 4. 17., ① 대표이사는 파산신청을 철회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 전액을 반납하며,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매월 노조와 경영에 관한 합의를 하고, ② 노사협의로 세부계획을 수립해 2018. 4.부터 전 공장(일부 라인 제외)의 휴업을 실시하며, ③ 매월 정액임금인 ‘한계임금’을 정해 전 임직원에게 이를 지급한 후 회사의 수익 중 차액 발생 시 직원별 급여 수령 비율에 준해 추가 지급하기로 한다는 등의 후속합의를 하고, 그 합의서(을 제10호증)를 작성하였다.
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7, 9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14, 19, 20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방해가 되는 증거가 없다.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정상적인 경우라면 지급 받을 수 있는 임금 가운데 ① 2017년 연말 상여금 2,312,250원, ② 2018. 3. 임금 1,620,330원, ③ 2018. 3. 상여금 3,083,000원, ④ 2018. 4. 임금 1,326,550원, ⑤ 2018. 5. 임금 1,389,450원, ⑥ 2018. 5. 상여금(회사 창립기념일 상여금으로 보인다) 3,083,000원, ⑦ 2018. 6. 임금 1,398,450원 합계 14,222,03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를 다투지 않는다(다만, 그 지연손해금률에 대해서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연 6%가 아닌 연 5%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다툰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 금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피고는 이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노사합의(단체협약)와 취업규칙 변경을 통하여 그 지급의무가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2017. 1. 25.자와 2018. 3. 8.자 및 2018. 4. 17.자 노사합의의 효력
피고는, ① 2017. 1. 25.자 노사합의로, 2017년 연말(12월) 및 2018년 설과 3월에 지급 받을 상여금 중 각 절반을 포기하는 한편 2017년 연말 상여금 중 나머지(75%)의 지급 시기를 2018. 3.로 유예하기로 하였는데, 2018. 3. 8.자 노사합의에서 다시 2018년 설날(2월) 상여금을 정상적으로 지급 받는 대신 그 지급 시기를 2018. 3.로 유예하였던 2017년 연말 상여금(감축된 75%)을 포기하기로 하였으며, ② 2018. 3. 8.자 노사 합의로, 인건비(급여와 상여금)와 복리후생비를 잠정 반납(포기)하고, 매출액에서 기본상거래 비용과 퇴직연금 일부 적립금을 우선적으로 충당한 후 2018년 회계결산 후 그 차액이 있을 경우 손익 및 자금을 고려해 위와 같이 잠정 반납한 인건비(급여)와 복리 후생비, 인건비(상여금)을 3내지 5순위로 그 우선순위에 따라 보전하되, 보전하지 못한 잔여 인건비와 복리후생비는 삭감,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는데, 2019. 3. 27.경에 이루어진 2018년 회계결산 결과 적자로 인해 2018. 3. 이후 그해 6.까지 지급할 임금, 상여금은 전혀 보전이 되지 않아 모두 소멸하였으며, ③ 2018. 4. 17.자 노사합의로, 매월 정액임금인 ‘한계임금’을 정해 전 임직원에게 이를 지급한 후 차액 발생 시 직원별 급여 수령 비율에 준해 추가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이후 차액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한계임금’으로 이미 지급 받은 금액을 초과한 부분의 임금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위 2017. 1. 25.자와 2018. 3. 8.자 및 2018. 4. 17.자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그 체결 당사자와 내용, 약정의 형식 등에 비추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단체협약에 해당한다.
한편,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 경위, 당시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에 대한 대우의 기준에 관한 부분인 규범적 부분, 집단적 노사관계와 관련하여 단체협약 당사자 상호 간의 권리‧의무에 관한 부분인 채무적 부분,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제도에 관한 부분인 제도적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는바, 채무적 부분은 단체협약의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체 사이의 채권채무관계를 규율함에 반하여, 규범적 부분은 조합원들의 근로관계를 직접 규율한다. 그러므로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원이 아닌 근로자에게는 직접 적용되지 않으나, 노동조합법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는 경우 단체협약은 노조원이 아닌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
이는 당해 사업장 근로자의 반수 이상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경우, 이를 다른 근로자에게도 확장함으로써 단체협약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강화하고, 하나의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 통일된 근로조건을 적용함으로써 근로자의 평등한 지위를 보장하여 그들 사이의 형평을 도모함과 함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위 2017. 1. 25.자와 2018. 3. 8.자 및 2018. 4. 17.자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내용에 비추어 이는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의 기준에 관한 사항으로서 규범적 부분에 해당하며, 이 사건 각 노사합의 당시 및 원고가 청구취지와 같이 지급을 구하는 임금 발생 당시 피고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 근로자 반수 이상에 적용되고 있으므로, 그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이는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구성원(노조원) 외의 근로자에게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
그리고 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이를 해석할 때에는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하여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법률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사안을 염두에 두고 규정되기 마련이므로 사회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안에서 그 법률을 적용할 때에는 구체적 사안에 맞는 가장 타당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도록 해석할 것도 요구된다.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입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1다83431 전원합의체 판결, 2020. 6. 4. 선고 2020두32012 판결 참조).
한편, 위와 같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대법원 1997. 10. 28. 선고 96다13415 판결, 2003. 6. 27. 선고 2002다23611 판결 등 참조), 당해 단체협약의 내용을 기준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근로자 반수 이상’과 근로조건이 동일하여, 비노조원들에게도 그 단체협약이 정한 근로조건을 적용함이 필요하고도 타당한 경우여야 한다.
따라서 당해 단체협약에서 그 협약의 주체인 노동조합의 구성원 이외의 근로자를 포함한 당해 사업장의 전 근로자에게 적용하기로 정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당해 사업장의 근로자 전원에게 이를 적용함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당해 단체협약에서 임금인상률이나 승급, 승진 등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직급이나 직종별로 그 적용대상을 달리 정한 경우에는 노사의 의사를 존중하여 그 단체협약 규정에 따라 그 적용범위를 정하여야 하며(이에 따라 위 동종의 근로자의 범위도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당해 단체협약 규정에서 구체적인 적용범위를 정하지 않은 경우(단체협약의 취지가 명백하지 않거나 그 해석을 통해 개별적인 적용대상을 도출할 수 없는 경우 포함)에는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그 적용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당해 단체협약에서 그 적용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로서 그 단체협약의 내용이 모든 직종에 걸쳐서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종의 구분 없이 사업장 내의 모든 근로자를 ‘동종의 근로자’로 보아 이를 적용할 수 있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누13189 판결 1999. 12. 10. 선고 99두6927 판결 참조).
반면에 이 경우, 당해 단체협약의 내용이 각 근로자의 직무내용이나 직위, 직종을 구별하지 않고 전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예컨대, 당해 단체협약의 내용이 근무시간이나 근무형태, 휴게시간, 생산품의 수율에 따른 상여금이나 장려금의 지급, 정년, 승급요건, 징계에 관한 노조와의 협의나 그 동의 등 노조원인 생산직 근로자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이를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고 노조원을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부장이나 차장, 과장 등 관리직에 종사하는 자(위 법률 제2조 제2호 소정의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에 대하여 이를 적용할 경우, 또는 당해 단체협약의 내용이 고정적이고 상시적으로 근로하는 일반직 근로자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감시적‧단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경비원이나 아직 정식 근로자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 임시공이나 임시직 근로자에게 이를 적용할 경우, 오히려 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강화하고 하나의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 통일된 근로조건을 적용함으로써 근로자의 평등한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의 위법규정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때에는 비록 당해 단체협약에서 구체적인 적용범위를 정하지 않은 때라도 이를 확대 적용하는 데에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다39618 판결, 1997. 4. 25. 선고 95다405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에서 본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은 그 적용범위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묵시적으로 전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또 그 내용은 절박한 경영난에 처한 피고 회사의 처지를 타개하고 경영압박과 파산을 피하기 위하여 일률적으로 상여금 등 임금을 감면하거나 그 지급시기를 유예하는 내용으로서, 그 내용상 각 근로자의 직무내용이나 직위, 직종을 구별하지 않고 전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이를 전 근로자에게 적용하여야만 이들 단체협약에서 목표로 하는 피고 회사의 경영난 타개와 사업장의 유지, 존속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위에서 본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은, 관리직으로서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의 기존 단체협약이나 노동조합 규약상 노조원이 될 수 없는 원고에 대해서도 위 법규정에 의하여 확대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위 법규정에서 말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대법원 1997. 4. 25. 선고 95다4056 판결, 1997. 10. 28. 선고 96다13415 판결, 2003. 6. 27. 선고 2002다23611 판결,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2005. 4. 14. 선고 2004도1108 판결 등 참조), 이는 위와 같이 확대 적용 여부가 문제되는 당해 단체협약의 내용에 비추어 이를 원칙적 적용대상인 노조원(생산직 근로자 등) 외에 노조원을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는 부장이나 과장 등 관리직에 종사하는 자나 임시직, 단속적 근로자 등에 대하여 이를 확대 적용할 경우, 위 법규정이 추구하는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단체협약의 구체적 내용이나 이를 노조원(생산직 근로자 등) 외에 관리직이나 임시직, 단속적 근로자 등에게도 적용할 경우 당해 단체협약이나 위 법규정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부 등을 따짐이 없이 무조건적으로 비노조원을 그 확대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취지라고는 볼 수 없다(다만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은, 경영난에 처한 회사를 위하여 정상화 시까지 상여금을 반납하기로 노사합의를 한 경우에 노조원이 아닌 일반직 사원에 대해서는 위 노사합의의 효력이 확대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았으나, 위 사안의 경우 사용자가 노조원과 달리 일반직 사원에 대하여 별도의 임금지급규정을 두고 노조원과 다르게 처우하였던 사정을 감안한 것으로서, 이와 달리 원고 등 관리직 근로자에 대하여 별도의 상여금지급규정이나 임금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 피고 회사의 경우와 사안이 다르다). 만약 이와 달리 비노조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단체협약의 내용이 무조건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새긴다면, 그 확대 적용을 통해 비노조원인 근로자를 평등하게 보호하고 노조의 지위를 유지·강화하려는 위 법규정의 입법취지를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위 법규정은 있으나마나한 것이 될 것이다.
더욱이 경영난에 처한 회사를 살리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노조원이나 비노조원의 구별이 있을 수 없고, 경영난에 처해 존폐위기에 있는 회사를 살리기 위하여 근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조원(생산직 근로자)이 단체협약을 통하여 임금 지급시기를 유예하고 이를 감면하는 데에 동의하였는데, 그보다 근로조건이 낫고 누구보다도 회사를 살리는 데에 앞장서야 할 고위 관리직 종사자인 원고가 이를 외면하고 본래 예정된 임금의 전액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민법 제103조가 규정하는 사회질서나 공평의 원리에도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비록 원고가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이 민법 제103조가 예정한 법률행위는 아니지만, 이는 민법 제2조와 함께 권리의 행사 등 모든 사법관계를 규율하는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규칙의 변경 및 그 정당성 여부
피고는, 위 2018. 3. 8.자 노사합의는 원고 등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데, 그 불이익한 변경에 위와 같이 대다수의 근로자가 동의하였으므로, 위 2018. 3. 8.자 노사합의가 원고에게 위 법률 제35조에 의해 확대적용되지 않더라도, 그에 따른 효력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근로기준법 제93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이나 사업장의 근로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정한 준칙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30181 판결, 1997. 11. 28. 선고 97다23877 판결, 1997. 11. 28. 선고 97다24511 판결,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에 관하여 행정관청에의 신고의무,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자의 의견청취의무, 취업규칙의 게시 또는 비치에 의한 주지의무를 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정들은 단속법규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이러한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바로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며(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다28596 판결),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협정(합의)을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36 판결, 2005. 3. 11. 선고 2003다44691 판결 등 참조)인 반면,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거나 변경하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제정이나 변경을 문서로 하지 않은 경우에도 유효하다.
그런데 위와 같이 당초 비노조원이었던 원고 등 관리직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상여금은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에 준하여 지급하고 다른 임금은 피고 자신이 별도로 정한 액수를 지급해 왔는바, 이와 같이 피고 회사가 상여금과 임금에 관하여 정한 사항은 비록 그에 관한 문서가 없더라도 이는 취업규칙에 해당하며, 위와 같이 피고 회사가 2018. 3. 12.과 2018. 3. 23.경 원고 등 전 근로자들에게 2018. 3. 8.자 노사합의 내용을 알리면서 그 내용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문서를 기안하여 시행한 것은 기존의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다28596 판결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이 2018. 3. 8.자 노사합의는 인건비(급여와 상여금)와 복리후생비를 2018년 회계결산 시까지 잠정적으로 반납(포기)하고, 매출액에서 기본 상거래 비용 등을 우선적으로 충당한 후 2018년 회계결산 결과 그 차액이 있을 경우에 한해 잠정 반납한 급여와 복리후생비, 상여금을 우선순위에 따라 보전하되, 보전하지 못한 잔여인건비와 복리후생비는 근로자들이 포기하고 피고 회사는 이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인바, 이와 같이 이미 정해진 임금의 지급시기를 유예하거나 임금을 감액하는 것은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으로서 법정 요건을 갖춘 경우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유효하나, 회계결산 결과 임금을 지급할 돈이 없을 경우 지급 유예된 임금을 사용자가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사용자의 임의와 그 사정에 따라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반하여 허용할 수 없다. 따라서 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임금의 지급유예나 감액은 유효하나, 이를 초과한 부분(상여금을 제외한 임금의 전액 포기, 부지급)은 효력이 없다.
소결론
2017년 연말 상여금
위와 같이 2017. 1. 25.자 노사합의로, 2017년 연말(12월) 상여금 중 절반을 근로자들이 포기하고, 나머지(75%)의 지급 시기를 2018. 3.로 유예하기로 하였고, 이는 원고에게도 유효하므로 원고는 그 기준임금의 75% 상당액을 상여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8. 3. 8.자 노사합의에서 2018년 2월의 설날 상여금을 정상 지급하는 대신 그 지급 시기를 2018. 3.로 유예하였던 2017년 연말 상여금을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는바, 설사 단체협약을 통해 그러한 합의가 있었더라도, 이는 이미 발생한 임금청구권을 사후적으로 포기하는 내용으로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가 없는 한 이로써 근로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참조). 고로 이에 반하는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앞서 본 2017년 연말 상여금 2,312,250원 중 절반인 1,156,125원과 이에 대하여 유예된 이행기가 경과한 2018. 4. 1.부터 피고가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0. 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이는 보조적 상행위로 인한 채무이므로 상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6다276672 판결 등 참조),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018. 3. 이후의 임금과 상여금 청구
이에 대해서는 위와 같이 2018. 3. 8.자 노사합의로, 2018년 회계결산 완료 시까지 잠정 반납(포기)하고, 매출액에서 기본 상거래 비용과 퇴직연금 일부 적립금을 우선적으로 충당하는 등 2018년 회계결산 후 그 차액이 있을 경우 손익 및 자금을 고려해 잠정 반납한 인건비를 보전하되, 보전하지 못한 잔여 인건비와 복리후생비는 해당 회계연도에서 삭감,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는데, 2018년 회계결산 결과 이를 보전할 만큼 수익이 발생하였다는 증거가 없고(원고 주장대로 피고 회사가 판결에 따른 돈을 지급한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오히려 일부 근로자들의 채권 압류, 가압류로 인해 피고 회사의 자금사정이 더욱 어려운 처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적자가 발생하였으며, 또한 2018. 4. 17.자 노사합의로, 매월 정액임금인 ‘한계임금’을 정해 전 임직원에게 이를 지급한 후 차액 발생 시 직원별 급여 수령 비율에 준해 추가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차액이 발생하였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 청구는 이유 없다.
또한 상여금의 경우, 피고 회사는 원고 등 관리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에 준하여 이를 지급해왔고(앞서 본 바와 같이 이는 기본임금과 달리 피고 회사가 반드시 무조건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피고 회사의 결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바, 위와 같이 피고 회사가 2018. 3. 8. 노사합의에 즈음하여 그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피고 회사의 결산 결과에 따라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게 변경하였으며, 결산 결과 지급 조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에 의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위 각 상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만 일부 이유 있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경승(재판장) 인형준 강경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