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5. 15. 선고 2019노358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당시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거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부터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운영에 관여하면서 임금 지급책임을 승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안산시 단원구 B에 있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부동산개발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화성시 D 전원주택 신축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고 한다)에서 2017. 6. 22.부터 2017. 7. 6.까지 근로한 E의 2017년 7월 임금 2,0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7명의 금품 합계 12,52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341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7. 10. 17. 이전인 원심 판시 근로자들의 각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시점에 사업자로서 이 사건 회사의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이 사건 회사의 등기부등본상 0이 2017. 4. 7. 대표이사로 취임하여(같은 해 4. 11. 등기됨) 같은 해 10. 17. 사임하였고(같은 해 10. 18. 등기됨), 피고인이 같은 날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같은 해 10. 18. 등기됨).

②

위 O은 당심에서 위와 같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당시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였던 F의 제의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데, F이 자꾸 자신을 속이려고 하는 것 같아서 사임하였다. 당시 이 사건 회사는 화성시 일원에서 전원주택을 짓는 사업을 하였는데, 실질적인 회사 운영은 F이 하였다. 당시 F 또는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회사가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하는 토지 소유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피고인은 F과 토지 소유자 사이에서 개입하여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인 F, G은 원심에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에는 회사에 온 적은 있어도 회사 업무를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

④

2017. 8.경부터 2018. 1.경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한 H은 원심에서 "피고인은 2017. 10.경 ~ 11.경 즈음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었고 그전에는 F이 대표였다. 피고인이 대표이사가 되기 전에 F과 함께 이 사건 공사현장에 방문한 적은 있으나 공사를 지시하거나 관여한 적은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⑤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자였던 I, J, K가 최초에 작성한 2017. 11. 10.자 각 진정서의 '피진정인(사용자)'란에는 'F(이사), H(현장소장)'만 기재되어 있을 뿐 피고인의 이름은 없다. 이후 I, J, K는 2017. 11. 30.경 진정인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이 사건 회사 대표자: 명의 F, 실제 A'이라고 각 기재하였고, 원심에서는 "피고인이 2017. 9. 12.경 현장 사무실에서 임금을 책임지고 주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피고인이 책임자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K는 "일할 때는 책임자가 누구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노동부에서 (회사)등기를 보고 피고인이 대표인 걸 알았다"고도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위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몰랐으나, 피고인이 한차례 임금 지급을 약속한 바 있고 이후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기에 피고인을 책임자로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⑥

이 사건 공사현장의 또다른 근로자인 L, M, N, E이 2018. 1.경 작성한 각 진정서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가 피고인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아래와 같이 피고인이 취임한 이후 2017. 12. 20. 위 근로자들에게 작성해 준 '노임지급확인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⑦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하기 한 달 전쯤 현장에서 일부 근로자들에게 자신이 노임을 책임지고 지급해 주겠다고 말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보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인이 자신이 운영하게 될 회사의 채무를 책임지겠다는 것을 넘어 이로써 피고인이 당시 자신이 대표자임을 인정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사 피고인이 위와 같이 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질적인 운영자의 지위에서 약속을 하였다거나 실질적인 운영자로부터 위임을 받아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위임을 받아 한 것이라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이 2017. 12. 20.경 위 L, E, M, N 등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한 노임을 지급하겠다는 '노임지급확인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여 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작성일자가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인 점에 비추어, 위 확인서는 종전에 발생한 미지급 노임을 공사 완료 후에 대출을 받아 최우선하여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보일 뿐이다.

⑧

이상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는 F이었으나, 당시 피고인이 전원주택을 짓기 위한 토지를 확보하려는 F 또는 이 사건 회사와 토지 소유자 사이에 개입을 하다가 2017. 10. 17.경부터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4.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일(재판장) 김태균 김경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