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1. 9. 선고 2019노536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중국에서 자동화기기 설치 작업을 하고 있던 중, 위 작업을 담당하다가 사직한 H, D, E 등과 사이에 제안서를 작성하여 자동화기기 설치 작업을 마무리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설령 위 제안서에 따른 계약이 도급계약이 아니라 근로계약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실제 근무일수에 따른 일당과 수당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한 임금이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D, E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이고, 그들에게 미지급된 임금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1)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①

D은 2014. 12.경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2016. 1.경까지 근무하였고, 이후 2016. 7. 11. 재입사하여 2017. 2. 24.까지 근무하였으며, E은 2016. 3. 14.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2017. 2. 28.까지 근무하였다.

②

피고인과 D, E이 2017. 2. 23.경 서명한 제안서(증거기록 21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③

D과 E은 2017. 3. 1. 중국으로 출국하여 2017. 3. 29.까지 근무하다가 2017. 7. 30. 입국하기까지 중국에서 자동화기기 설치 작업을 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17. 6. 1. D에게 2,609,761원을, E에게 2,326,108원을 각 지급하였다.

2)

D, E이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 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그 계약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 없이 그 실질 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한 종속적 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업무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다60793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제안서의 구성 내용은 임금, 근무기간, 근무시간, 근무요일, 야근수당, 초과근로수당, 교통비, 식비, 퇴직금 등으로 일반적인 근로계약에서 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제안서에는 도급계약에서 일반적으로 정하는 도급받은 일을 완성하지 못한 경우의 불이익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② 제안서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일요일 근무와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야근이 이루어질 경우 추가적인 대가의 지급을 예정하고 있는 점, ③ 위 제안서에는 연장계약 시 한 달을 기준으로 연장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이라면 이러한 방식의 연장계약을 상정하기 어려운 점, ④ H 또는 D은 본인을 비롯한 작업자 4명의 당일 작업내용과 출퇴근 시간, 다음날 업무계획이 포함된 출장보고서를 작성하여 매일 이메일로 피고인에게 제출하는 방법으로 보고하였고, 피고인은 주로 직급이 가장 높은 H에게 필요한 업무를 지시하여 작업이 수행되도록 한 점(증거기록 24 내지 31, 82쪽, 공판기록 67쪽), ⑤ D, E이 근무한 장소에는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이 상주하며 함께 근무하고 있었고, D, E의 업무는 해당 직원의 업무와 유사하며 이 사건 회사에 근무 내용을 보고하는 방법도 유사한 점(증거기록 82쪽), ⑥ D, E의 2017. 3. 1.부터 2017. 3. 30.까지의 중국에서의 근무 내용은 그 이전에 D, E이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할 때의 근무 내용과 동일한 점(증거기록 98쪽), ⑦ D, E이 자동화기기 설치 작업을 완료하지 않고 귀국하였음에도 이 사건 회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보수의 일부를 지급하였는바, 이 사건 회사와 D, E 사이의 계약이 도급계약이라면 이 사건 회사가 대가의 일부를 지급할 이유는 없고, 피고인 스스로도 D 등 4명에게 보수를 지급함에 있어 실제로 일한 근무일수를 기준으로 보수를 산정하였는바, 이 또한 도급계약과는 어울리지 않는 점, ⑧ 피고인은 D과 E이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고 개인사업자로 신고하면서 사업소득세를 공제하고 보수를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여러 사정에 D은 원심 법정에서 '지인으로부터 개인사업자로 신고하여 세율 3.3%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을 듣고 회사에 요청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D, E은 단지 개인사업자로 신고하여 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이 본인들에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그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이 사업소득세를 공제하고 보수를 지급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는 사정을 근거로 D과 E이 이 사건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D과 E은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자동화기기 설치 작업을 수행한 근로자였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회사가 D, E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인이 D, E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있는지 여부

D과 E은 이 사건 회사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2017. 3. 1.부터 2017. 3. 29.까지 중국에서 근무하다가 2017. 3. 30. 귀국하였고, 위 근로계약에서 이 사건 회사는 D과 E에게 30일을 기준으로 D의 경우 370만 원, E의 경우 330만 원을 지급하고 수요일과 토요일에 8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면 시간에 관계 없이 야근수당으로 1일 3만 원을 지급하며, 식대는 30일을 기준으로 각 65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D과 E의 식대 각 65만 원을 포함하여 중국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4명의 30일분 식대 260만 원을 상급자의 지위에 있던 H에게 선지급한 사실, 이 사건 회사는 위 근로 제공과 관련하여 D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일당과 수당 합계 3,473,094원 중 2,609,761원만을 지급하였고, E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일당과 수당 합계 3,096,108원 중 2,326,108원만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은 D에게 임금 863,333원, E에게 임금 770,000원을 더 지급하여야 하므로, 위와 같은 금액의 임금 미지급 사실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D, E으로 하여금 중국에서 근무하도록 하고도 근로계약에서 정한 임금 중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범행의 수법과 내용 등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한 점, 피고인에게 2017. 12. 1.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D, E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액이 그리 크지는 아니한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D과 합의하여 D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위 벌금형 전과 외에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판결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