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9. 10. 선고 2020나57677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청구의 기초사실

(1)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택시 여객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2001. 5. 3.경부터 2012. 6. 28. 경까지 피고 회사에서 택시 기사로 근무한 자이다(원고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 회사에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자신이 차지하며, 이와 별도로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다).

(2)

피고 회사는 2009. 10. 30. 원고가 가입한 C노동조합 D분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와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등으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협약 등'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가, 2011. 1. 20. 이 사건 노조와 근로시간을 1일 4시간 등으로 하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실제 원고를 비롯한 피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들은 이 사건 협약 등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종전과 동일한 1일 8시간의 근로를 하였다.

(3)

한편, 피고 회사에서 근로하던 택시 기사들이 제기한 임금 소송(원고도 함께 소를 제기하였다가, 항소심에서 소를 취하하였다)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협약 등에서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이 사건 협약 등이 위 조항 시행에 따른 사납금 인상으로 수입 감소를 염려한 근로자들과 피고 회사 양측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합의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6다208068호 판결. 현재 환송 후의 소송이 계속 중이다).

(4)

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2.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이 사건 협약 등에 의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는 불법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별지 손해 내역과 같은 손해(11,506,375원, 원고가 위 기간 동안 받아야 했던 정당한 임금과 원고가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 및 정당한 임금을 전제로 산정한 퇴직금과 원고가 실제로 받은 퇴직금의 차액)를 가하였는바,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 11,506,37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위 대법원 2016다208068호 판결 등).

그러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 676 판결).

(2)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 4, 5, 13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이 2009. 7. 1.부터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일반 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됨에 따라 고정급의 주요 재원이 되는 사납금을 증액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된 반면,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고정급이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사납금이 증액되는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반드시 총수입이 증가하게 되는 것은 아닌 사실, ② 이에 사납금 증액 여부를 둘러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사납금을 증액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법 저촉 문제를 피하고, 택시운전근로자로서도 사납금 증액을 피하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사실(그 결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이 사건 협약 등이 체결된 것으로 보이고, 그와 달리 피고 회사가 자신의 일방적 이익만을 위하여 이 사건 협약 등 체결을 강행하였던 것이라고 볼 증거나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같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이 택시운송사업자를 상대로 종전 단체협약 등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협약 등에 기초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여 왔을 뿐인 피고 회사에게 불법행위를 구성할 만한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변경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경승(재판장) 박상준 인형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