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9. 29. 선고 2020노466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 전액 통화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무죄부분: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자들의 원심 법정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추가로 근무한 2시간에 대한 임금과 숙소 비용을 상계하기로 하는 명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추가 근무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유죄부분: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은 근로자들을 해고하지 않았고, 근로자들이 9월분 급여와 관련하여 추석 휴무일 산입 일수를 두고 불만을 표시하다가 스스로 일을 그만둔 것이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공소사실 가.항(원심 판시 공소사실 1.항)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고, 적용법조에 근로기준법 제36조를 삭제하고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의 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를 살펴본다.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임금 전액 통화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또는 제43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36조 또는 제43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4925 판결 등 취지 참조).

나.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이 사건 농장에서 근로자들이 제공한 근로시간 중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2시간 부분(근로시간 10시간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통화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하 2시간 부분을 ‘쟁점 근로시간’이라 한다)을 통화로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이다.

살피건대, 근로자들이 피고인에게 제공한 근로는 모두 임금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피고인은 쟁점 근로시간은 처음부터 임금을 목적으로 제공된 것이 아니고 근로자들이 숙식에 대한 반대급부로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나,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쟁점 근로시간 부분에 관한 별개의 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고, 일련의 노동으로 연속하여 제공된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은 원칙적으로 근로자들에게 통화로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숙소비용 등 30만 원을 쟁점 근로시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과 상계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43조 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최초 근로계약시부터 숙소비용 등을 쟁점 근로시간의 임금과 상계하기로 하는 구두합의가 있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2)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2015. 2. 9.경 작성된 최초의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을 8시간(휴게시간 1시간을 포함하여 9시간)으로 정하였고 숙소 비용을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것인지 여부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2017. 4. 6.경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동일한 근로시간을 제공하면서 숙소 비용 등 30만 원을 근로자들이 부담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2017. 4. 6.자 근로계약서 작성 이전과 이후의 근로자들의 근로시간과 임금 수령액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

3)

근로자들은 숙소에 있는 탁상용 달력이나 근로시간표에 하루의 근로시간을 기록해 둔 다음 다음달 5일경 근로시간표에 이를 옮겨 적었는데, 자신의 근로시간을 기재하면서 10시간(휴게시간 1시간을 포함하여 11시간)을 초과한 부분을 추가근무시간(OT)으로 기재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기초로 하여 10시간을 초과하는 추가근무시간 부분에 대하여 추가 임금을 지급하였다. 근로자들은 이 사건 농장에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근무하였는데 2018. 10. 10.까지는 이러한 임금 지급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 조사에서 ‘인근 지역의 다른 농장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던 차여서 1일 2시간에 대한 추가 임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4)

근로자들은 피고인이 제공한 숙소를 사용하면서 가스요금, 수도요금, 난방비를 부담하지도 않았다.

4.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유죄부분)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유죄부분)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근로자의 생활에서 임금 등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이 미지급한 해고예고수당의 액수가 비교적 크지 않다. 피고인이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거나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고 마지막 형사처벌 전력 역시 약 10여 년 전의 것이다.

원심은 위와 같은 정상을 충분히 고려하여 그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 이르러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 조건의 변화도 없으며,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 사유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아도 원심의 양형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하며(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따로 기각하지 아니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와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무죄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 가. [변경된 공소사실]과 같은바, 위 3.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 중 무죄부분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은성(재판장) 박은지 조민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