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11. 30. 선고 2021가합1426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들은 경기도 교육청 소속 공립학교인 C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고 한다)에서 근무하는 산학겸임교사이고, 피고는 이 사건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라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를 교육감이 대표하고 있다.

나.

원고들의 입사 및 고용형태의 전환

원고들은 2005. 3. 1. 이 사건 학교에 산학겸임교사로 채용되어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2011. 3. 1.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하 '무기계약직 근로자'라고 한다)로 간주되었다.

다.

근로계약 및 임금

1)

원고들은 위와 같이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된 이후에도 1년 단위로 이 사건 학교 교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연봉 기타 근로조건을 정하였다. 원고 A이 2018. 2. 28. 체결한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고, 2019년, 2020년, 2021년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내용도 연봉액을 제외하고는 동일하다(다만, 2019년부터 제14조 제2호가, 2021년부터 제14조 제3호가 각 추가되었다). 원고 B도 연봉액을 제외하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2)

원고들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임금의 변동내역은 다음과 같고, 별도 지급받은 교원연구비는 월 50,000원, 학생지도비는 월 5,000원이다. 원고 A은 2022. 2. 2021년분 성과상여금으로 3,088,800원을, 원고 B은 2,586,560원을 각 지급받았다.

[원고 A]

[원고 B]

3)

이 사건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육공무원인 교원(이하 '비교대상 교원'이라고 한다)들은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 기본급(호봉제) 외에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하 '공무원수당규정'이라 한다)에 따라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성과상여금, 가족수당, 교직수당, 시간외근무수당, 정액급식비, 자녀학비보조수당, 명절휴가비(이하 '이 사건 제수당'이라고 한다)를 지급받았고, '학교회계 예산편성 기본지침',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9조 및 '경기도교육청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 등에 따라 교원연구비와 학생지도비를 지급받았다.

4)

경기도교육청은 2020. 10. 30. 이 사건 학교에 '무기계약형태 산학겸임교사 처우 개선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내, 무기계약직 산학겸임교사의 경력, 근무년수, 기존 연봉액, 교과 관련 산업체 직무연수 이수현황 등을 고려하여 기본급을 책정하고, 예산의 범위 내에서 교원과 동일하게 이 사건 제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협조를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과 이 사건 학교장은 협의를 진행한 끝에 우선적인 처우개선으로 성과상여금을 기간제교원에 준하여 지급하기로 하여 위와 같이 2021학년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원고들의 근무 내용

1)

원고들은 이 사건 학교에서 전일제로 근무하면서, 원고 A은 애니메이션 창작 및 콘텐츠 제작 과목을, 원고 B은 영화 및 방송 콘텐츠 제작 과목을 각 담당하여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원고들이 담당하는 주당 수업 시수는 12 내지 13시간으로 이 사건 학교에서 다른 과목을 담당하는 교원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2)

원고들은 그 밖에도 이 사건 학교에서 ① 지필고사 출제 및 평가, 학교생활기록부 입력 등 학습지도 업무, ② 동아리, 창의적 체험활동, 현장체험학습, 야간자율학습, 교내청소 지도·인솔·감독 등 생활지도 업무, ③ 학교 행사 기획 및 운영, 신입생 입학전형 관련 업무 등 행정업무를 담당해왔다.

3)

원고들과 같은 산학겸임교사들은 이 사건 학교에서 담당과목 수업 등 업무만을 위하여 채용된 사람들로서 업무가 변경될 가능성이 없으나, 비교대상 교원은 담임이나 부장 등의 보직을 맡을 수 있으며, 전보인사에 따라 다른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다.

마.

관련 법령

이 사건과 관련된 헌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및 각 시행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9, 14 내지 28호증, 을 제2, 4, 6,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학교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영상 연출 과목을 가르치며 전일제근무형식으로 학교 내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비교대상 교원들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된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근로계약 중 비교대상 교원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부분은 무효로 되고 그 부분은 비교대상 교원에 관한 근로조건이 적용되어야 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비교대상 교원과 마찬가지로 공무원보수규정을 적용하여 정기적으로 호봉을 승급하여야 하고, 공무원수당규정을 적용하여 이 사건 제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원고들의 과거 경력을 환산하여 호봉을 산정하고, 2011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이후 매년 1호봉씩 승급하면, 2023년 3월 기준으로 원고 A은 20호봉, 원고 B은 29호봉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위 각 호봉에 해당함을 확인하고, 원고들에게 위 각 호봉에 따라 산정된 2018. 3.부터 2022. 2.까지의 임금에서 기지급된 임금을 뺀 차액(원고 A은 48,638,932원, 원고 B은 74,408,98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무기계약 간주 근로자의 처우

1)

관련 법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있을 경우 달리 정함이 없는 한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2)

취업규칙 적용 여부

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된 이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과 그에 따른 근로조건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다만, 앞서 본 법리와 같이 무기계약전환근로자를 위하여 별도로 정한 취업규칙이 없고, 근로계약에서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그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르도록 하여야 한다.

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피고는 '초·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 지침' 및 '경기도 교육청 공립학교 산학겸임교사 운영지침'을, 이 사건 학교 교장은 'C고등학교 산학겸임교사·강사 운영규정'을 마련하여 산학겸임교사의 임용자격, 임용과정, 임용기간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나, 위 지침 및 규정은 기본적으로 기간제로 계약하는 산학겸임교사에게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다가 그 보수 및 처우에 관하여는 '경기도 교육청 관련 지침에 따른 적법한 계약내용에 의한다.'라고 정하고 있어, 적어도 임금과 수당에 관하여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된 산학겸임교사들을 위한 별도의 취업규칙을 두고 있지 않다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

그러나 교육공무원법은 '교육공무원의 보수는 자격, 경력,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고(제34조 제2항), 공무원보수규정은 제3장에서 호봉획정 및 승급제도에 관해 규정하면서, 별표11에서 고등학교 교원의 호봉별 봉급(월지급액)을 정하고 있다. 또한, 교육공무원인 교원이 지급받는 각 수당은 공무원보수규정 제31조에 따라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정근수당), 제7조의2(성과상여금), 제10조(가족수당), 제11조(자녀학비보조수당), 제15조(시간외근무수당), 제18조(정액급식비), 제18조의3(명절휴가비) 등에서 정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31조 제6항의 교원지위 법정주의에 따라 국회와 대통령이 입법한 법령일 뿐 취업규칙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비교대상 교원의 보수와 호봉, 수당을 정한 위 각 법령조항이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원고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3)

비교대상 근로자의 존부

가)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두7045 판결 참조).

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학교에서 원고들이 실제로 수행하여 온 주된 업무의 내용은 비교대상 교원인 이 사건 학교 정교사들과 동종·유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기 위한 전제로서 비교대상 근로자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비교대상 교원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학교에서 전일제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전공과목인 애니메이션, 영상연출 과목을 각 담당하여 수업을 하였고, 학생 생활지도 업무, 학내 행사 기획 등 행정업무도 비교대상 교원과 유사한 정도로 분담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은 실제로 비교대상 교원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록 원고들이 담임이나 부장과 같은 보직을 맡을 수 없고, 피고가 원고들을 다른 학교로 전보할 수 없으나, 이것만으로 원고들과 비교대상 교원이 수행하는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②

비교대상 교원은 이 사건 학교에 근무하는 중등학교 정교사로서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할 임무가 있고(초·중등교육법 제20조 제4항),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같은 법 제20조의2 제1항). 원고들은 산학겸임교사로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에 따라 채용되어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며(같은 법 제22조 제1항), 원고들이 체결한 근로계약에는 원고들이 수행하는 임무가 '이 사건 학교의 산학겸임교사 운영규정 및 학교장 업무 분장에 따른 업무 및 수업, 교육활동, 기타 특별활동, 기타 학교장 지정 업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법률과 근로계약에 명시된 업무 내용을 살펴보아도 원고들과 비교대상 교원이 담당한 업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이 사건 학교는 만화창작과, 애니메이션과, 영상연출과, 컴퓨터게임제작과의 4개 과로 구성된 특성화고등학교이다. 특성화고등학교는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또는 자연현장실습 등 체험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고등학교'로서(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 제1항), '특성화고등학교의 경우 해당학교 교사 정원의 3분의 1 범위에 해당하는 수의 교사를 산학겸임교사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같은 시행령 제42조 제6항). 이는 특성화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서, 특성화고등학교에 있어서는 산학겸임교사와 교육공무원인 교원 사이에 업무의 동종·유사성이 있음을 전제한 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4)

합리적 이유의 존부

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불리하게 처우하더라도, 그 불리한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동일한 근로조건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비교대상 교원의 신분, 자격요건, 채용절차, 산학겸임교사의 정교사 자격 취득절차, 전보 등 인사처분 가능성, 보수 또는 임금 결정 방식 등을 종합하면, 비교대상 교원과 달리 원고들에게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 호봉제를 적용하지 않고 공무원수당규정에 따른 이 사건 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두고,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헌법은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여 교원지위 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고(헌법 제31조 제6항), 이에 따라 초·중등교육법,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교육공무원법 등은 교원의 자격, 임용, 보수 등 처우와 징계사유, 불체포특권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교원의 자격과 임용절차를 엄격히 정하면서도 그 처우와 신분을 보장하는 것은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한편, 국민들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법 제31조 제1항, 제4항 참조).

②

원고들이 비교대상 교원으로 주장하는 교사들은 공립 중등학교 교사로서, 사범대학을 졸업하는 등 일정한 교직과목과 학점을 이수하여 2급 정교사 이상의 교원자격을 갖추어 공립 중등학교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이하 '교원임용시험'이라고 한다)에 응시·합격하여 임용된다. 교원임용시험은 제1차시험과 제2차시험으로 구성되며, 제1차시험은 교육학과 전공 및 교직수행능력을 평가하는 필기시험(단답형·서술형·논술형)으로, 제2차시험은 교직적성 심층면접 및 수업능력평가(모의수업)로 실시한다. 이에 반하여 산학겸임교사의 경우 산업체 등에서 담당과목과 관련되는 분야의 직무에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주요 자격요건으로 삼고 있고, 학력요건은 요구하지 않거나 전문대학 졸업자 이상으로 완화되어 있으며,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임용한다.

③

산학겸임교사는 임용 예정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에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분야의 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용권자의 추천을 받아 서류심사와 역량평가 등의 방법으로 실시하는 교육감의 전형을 통과하여 비로소 중등학교 정교사(2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1조 제2항, 제3항, 별표2). 이처럼 산학겸임교사가 특별히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경우에 한하여 일정한 전형을 거쳐 정교사로 전환하는 절차를 두고 있는 것은, 일반적인 산학겸임교사가 제공하는 근로와 중등학교 정교사가 수행하는 업무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음을 전제로 한 규정이라 볼 수 있고, 기간제로 채용된 산학겸임교사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차이가 소멸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④

산학겸임교사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특수한 필요에 따라 채용된 교사로서, 비교대상 교원와 같이 교원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담임 교사를 맡을 수 없으며, 담당과목도 이 사건 학교에 개설된 과목으로 한정되어 있다. 피고와 원고들은 이 사건 학교를 근무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을 제2호증 참조), 피고는 원고들을 피고에 소속된 다른 학교로 임의로 전보할 수 없다. 이처럼 원고들과 비교대상 교원은 피고의 필요에 따른 잠재적인 사용 범위라는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⑤

아래 3. 다.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교대상 교원은 교육공무원으로서 국가에 의한 법령 제정이라는 일방적인 방식으로 보수, 수당 등 근무조건이 결정되는 데 반하여, 원고들은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서 근로계약 및 단체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처우가 결정된다. 원고들과 이 사건 학교 교장이 근로계약을 통해 정한 연봉제에는 수당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며, 개인의 협상력 또는 노동조합을 통한 교섭력에 따라 비교대상 교원의 호봉에 따른 보수와 동일하거나 이를 초과하는 임금을 지급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으므로, 연봉제에 따른 임금 지급이 반드시 원고들에게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

소결

비교대상 교원은 교육공무원으로서 취업규칙이 아닌 법령으로 그 보수와 처우가 규율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원고들에게 비교대상 교원들의 근로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없고, 원고들이 비교대상 교원과 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호봉제를 적용하지 않고 이 사건 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데는 합리적이유가 있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및 제8조 제1항의 해석에 따라 원고들에게 비교대상 교원의 근로조건이 적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에게 비교대상 교원의 보수, 호봉, 이 사건 제수당 등 근로조건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들이 무기계약직 산학겸임교사라는 이유만으로 비교대상 교원에게 지급하는 복리후생적·실비변상적 수당을 원고들에게는 지급하지 않거나(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적게 지급하고 있다(명절휴가비). 이는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 또는 헌법 제11조에 위반되는 위법한 차별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2018. 3.부터 2022. 2.까지의 위 미지급 수당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바, 피고는 원고 A에게 16,046,110원, 원고 B에게 25,213,88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관련 법리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헌법상 평등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하여 '균등한 처우 원칙' 또는 '차별적 처우 금지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는 균등대우원칙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개별적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이 반드시 선천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사회적 지위에 국한된다거나 그 지위에 변동가능성이 없을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 사유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공무원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와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워 비교대상 집단이 될 수도 없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에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된 산학겸임교사인 원고들의 고용상 지위가 교육공무원인 비교대상 교원에 대한 관계에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과 비교대상 교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삼을 수 없다.

1)

교육공무원인 교원 지위의 특수성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헌법 제7조). 공무원은 노무의 대가로 얻는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한다는 점에서 근로자로서의 성격을 가지지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공성, 공정성, 성실성, 중립성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반 근로자와는 다른 특별한 근무관계에 있다(헌법재판소 2017. 8. 31. 선고 2016헌마404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공무원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근무관계는 사법상 근로계약으로 형성되는 관계가 아니라 임용주체의 행정처분인 임명행위로 인하여 설정되는 공법상 신분관계이다.

일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이 정한 복무규율에 따라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 등을 부담하는 것과 달리,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교육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교육을 통하여 국민 전체에게 봉사하고(교육공무원법 제1조), 근무시간 외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정치운동이 금지되고 집단행위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국가공무원법 제56조 내지 제66조, 지방공무원법 제48조 내지 제58조). 이처럼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업무 내·외적으로 일반 근로자보다 무거운 책임과 높은 윤리성을 요구받는 지위에 있다.

2)

근무조건의 결정방식

가)

공무원의 보수 등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은 이른바 '근무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다(국가공무원법 제46조 제5항, 지방공무원법 제44조 제4항). 이는 공무원이 헌법 제7조에 정한 직업공무원 제도에 기하여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특수한 지위를 가지므로 국민 전체의 의사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그 근무조건을 결정하도록 함이 타당할 뿐 아니라, 공무원의 보수 등은 국가예산에서 지급되는 것이므로 헌법 제54조에 따라 예산안 심의·확정 권한을 가진 국회로 하여금 예산상의 고려가 함께 반영된 법률로써 공무원의 근무조건을 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16. 8. 25. 선고 2013두14610 판결,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64606 판결 등 참조).

나)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의 자주적인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으면서도, 공무원의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 및 그 직무의 공공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직업공무원 제도를 보장하고 이와 관련한 주권자의 권익을 공공복리의 목적 아래 통합적으로 조정하기 위하여 같은 조 제2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법률로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다(헌법재판소 2008. 12. 26. 선고 2005헌마971, 1193, 2006헌마19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따라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은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 중 법령 · 조례 및 예산에 의하여 규정되는 내용과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하여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은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제7조 제1항), 어떠한 쟁의행위도 금지하고 있다(제8조). 이러한 규정들로 인하여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교원의 경우에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행사를 통해 근로조건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

다)

이와 달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이 강행규정을 통해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그 근로계약 및 단체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처우가 결정되므로, 노동3권의 행사에 있어서 특별한 법적 제한을 받지 않는다.

3)

교육공무원인 교원에게 지급되는 보수의 성격

가)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근로의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직업공무원 제도의 유지를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제수당 중정근수당 및 정근수당 가산금은 공무원의 장기근속에 대한 대가일 뿐만 아니라 장기근속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에서 지급되는 수당으로서(대법원 2014. 9. 24. 선고 2012두2207 판결 참조) 안정적인 직업공무원 제도의 유지에 기여한다. 성과상여금은 실적과 성과가 우수한 공무원에게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공무원들의 근무의욕을 고취시켜 업무수행능력의 지속적 향상을 유도하고 공직사회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된 것이고(대법원 2017. 2. 9. 선고 2013다205778 판결 참조), 가족수당 역시 공무원의 처우 개선 및 생활비 보조를 위하여 도입된 것이다. 이처럼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각 수당은 공무원 조직의 특수성을 반영하거나 공무원의 생활 보장 등 정책적 목적을 함께 가지고 있다.

나)

헌법은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로 정하는 교원지위 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헌법 제31조 제6항). 교육공무원의 보수는 우대되어야 하고(교육공무원법 제34조 제1항), 교육공무원의 보수는 자격, 경력,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며(제34조 제2항), 위 보수에는 국가공무원법 제47조 및 지방공무원법 제45조에 규정된 사항 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학교의 교원이나 학과를 담당하는 교원에 대한 특별수당, 연구수당, 교직수당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제35조).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법 제31조 제1항).

4)

업무의 변경가능성과 보수체계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다는 제한을 받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이를 벗어난 전직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동의가 요구된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참조). 반면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는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등 공무원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법령의 제한 내에서 인사권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고, 인사권자가 한 전보인사는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반되어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비교대상 교원은 교육부 소속 국가공무원으로서 전보인사에 따라 근무장소를 이 사건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로 이동하거나, 파견근무 등을 통하여 수업이나 학생지도 등과 관련이 없는 부서에서 보직을 맡아 수행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반면, 산학겸임교사는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무장소인 이 사건 학교에서 담당과목 수업 등 계약에 따른 업무만을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채용권자가 가지는 인사권의 폭이 좁다.

공무원의 봉급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종류(일반직, 연구직, 경찰·소방직 등), 계급 또는 직무등급, 호봉 등에 따라 결정되고, 공무원이 특정 시기에 담당하는 보직이나 업무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는다. 원고들이 문제 삼는 이 사건 제수당을 포함하여 공무원수당규정이 정한 수당 중 대부분은 국가공무원 일반에게 공통적으로 지급되는 것이지, 비교대상 교원이나 이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교육공무원에게만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공무원의 보수체계는 공무원이 담당하는 업무를 기초로 설정된 것이 아니므로 특별한 법률의 규정이 없는 한 공무원과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의 업무 내용에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앞서 본 지위 및 근로조건 결정 방법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무원과 같은 처우가 보장되어야 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5)

정교사 자격 취득절차의 존재

앞서 본 바와 같이 산학겸임교사는 임용 예정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에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분야의 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용권자의 추천을 받아 서류심사와 역량평가 등의 방법으로 실시하는 교육감의 전형을 통과하여 중등학교 정교사(2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처럼 산학겸임교사가 특별히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경우에 한하여 일정한 전형을 거쳐 정교사로 전환하는 절차를 두고 있으므로,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산학겸임교사를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되었다는 이유로 곧바로 정교사인 비교대상 교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

위와 같이 원고들의 고용상 지위가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비교대상 교원이 원고들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근로자집단에 속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로조건에 관한 차별적 처우를 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헌법상 평등원칙 또는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원칙을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혜진(재판장) 김성진 유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