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원심판결에는 아래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피고인은 하수급인 B에게 공사비를 모두 지급하였는데 B가 이를 대부분 개인용도로 소비하고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이하 '제1 주장'이라고 한다).
현장 근로자들은 통상 1개월분 임금만 지급받지 않아도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데, 근로자들이 약 5개월 동안 임금을 지급받지 않으면서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는 점은 납득할 수 없다(이하 '제2 주장'이라고 한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6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제1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09조(이하 '처벌조항'이라고 한다)는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한 직상 수급인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취지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적용을 받는 직상 수급인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 경우와 달리 자신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수급인의 임금 미지급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책임을 부담하고,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에는 함께 책임을 면하게 된다. 이와 같은 처벌조항의 입법 취지와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지고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면,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9012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1)항에서 본 것과 같이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하수급인 B에게 공사비를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제2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B가 사용한 근로자들은 원심판결 별지 체불내역 기재 각 임금을 B로부터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B도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조사받을 당시 이를 모두 인정한 점, ② 피고인도 원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점, ③ B가 근로자들에게 위 체불내역 기재 각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어떠한 자료도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B가 위 체불내역 기재 각 임금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옳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제2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이에 더하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수차례 있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과 합의하지 못한 점 등 원심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을 검토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는바, 원심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의 건강 상태 등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양형부당 사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이고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별다른 변화도 없는바, 원심의 양형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이 사건 범죄사실의 죄질과 범정에 비해 너무 무겁거나, 피고인의 개별적 양형 조건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여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동철(재판장) 김민지 김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