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4,222,030원 및 그중 2,312,250원에 대하여는 2018. 1. 26.부터, 4,703,330원에 대하여는 2018. 4. 26.부터, 1,326,550원에 대하여는 2018. 5. 26.부터, 4,481,450원에 대하여는 2018. 6. 26.부터, 1,398,450원에 대하여는 2018. 7. 26.부터 각 2022. 12. 15.까지는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 9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안성시 C를 본점 소재지로 하여 자동차부품 제조·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1996. 7. 15. 피고에 사무직(상근, 주 40시간 근로) 근로자로 입사하여 2011. 9. 1.에 2급(과장), 2018. 7. 2.에 1급(차장)으로 승진하였다. 원고는 입사 후 2010. 1. 9.까지는 영업팀 사원으로서 거래업체 담당 업무를, 2010. 1. 10.부터 2012. 5. 13.까지는 NZ제조팀에서 그 제조 관리 업무를, 2012. 5. 14.부터 현재까지는 구매팀, 품질보증팀에서 외주업체와의 협력 업무, 품질검사 업무, 완제품 및 자재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는 2001. 9. 18. 피고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노동조합인 D 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2급 이상인 직원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고, 이후에 체결된 단체협약도 동일한 내용으로 조합원 자격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피고 취업규칙의 일부인 피고의 급여규정(1997. 4. 19. 이후 시행. 노조원과 비노조원별로 달리 정하지 않고 있다)에는, 전 근로자에 대한 급여는 기본급과 제수당, 상여금, 임시로 지급하는 금품으로 하고, 매월의 급여는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것을 매월 25일에 지급하며, 지급기준일까지 근무한 모든 사원에 대하여 지급률과 지급시기를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2015. 10. 27.자 단체협약서 제34조는 임금으로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복지후생비, 기타 임시로 지급되는 금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노조원인 생산직 근로자에게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을 지급하였고, 원고와 같이 노조원 가입자격이 없는 관리직(사무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급여규정에 이를 정하지 않은 채 피고가 별도로 정한 바에 따라 일정한 금액의 임금(단, 상여금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다)을 지급하였다(원고나 피고 모두 그 지급액을 알 수 있는 기준표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10. 27.자 단체협약으로, 그 노조원들에게 연간 상여금으로 기준임금의 700%를 7회(① 설날에 100%, ② 매년 3. 10.에 100%, ③ 회사 창립기념일에 100%, ④ 하계휴가 시기에 100%, ⑤ 추석에 100%, ⑥ 매년 10월에 50%, ⑦ 매년 연말에 150%)에 걸쳐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이후 이를 시행하였고, 원고와 같이 노조원 가입자격이 없는 근로자에 대해서도 이에 준하여 동일하게 상여금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2016년 이전부터 상당 기간 적자상태가 이어져 왔고, 2016년 이후에는 경영악화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이에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피고의 경영난 타개를 위하여 2017. 1. 25. ‘연간 상여금 중 절반 반납’, ‘감축된 상여금 중 일부의 지급시기를 유예’하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하였다.
피고는 2017. 1. 25.자 노사합의 후에도 경영난이 계속되자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8. 3. 8.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18. 3. 12.과 2018. 3. 23.경 ‘노사합의사항 관련 전직원 동의서 제출’이라는 제목의 문서(업무시행서)를 기안하여 각 부서와 원고 등 전 근로자에게 이를 송부, 공람하게 하고, 노조원과 비노조원 모두를 상대로 “본인은 회사의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방안의 일환으로 2018년 3월 8일 노사가 합의한 인건비(2017년 연말상여금 포함) 및 복리후생비 잠정반납에 대해 아래의 서명으로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의 ‘임금반납동의서’를 징구하였는데, 대부분의 직원들이 이에 동의하고 동의서를 제출하였으나(관리직 사원의 경우에도 약 77%가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8. 4. 17. ① 대표이사는 파산신청을 철회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금 전액을 반납하며,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매월 노조와 경영에 관한 합의를 하고, ② 노사협의로 세부계획을 수립해 2018. 4.부터 전 공장(일부 라인 제외)의 휴업을 실시하며, ③ 매월 정액임금인 ‘한계임금’을 정해 전 임직원에게 이를 지급한 후 회사의 수익 중 차액 발생 시 직원별 급여 수령 비율에 준해 추가 지급하기로 한다는 등의 후속합의(이하 2017. 1. 25.자 노사합의, 2018. 3. 8.자 노사합의, 2018. 4. 17.자 노사합의를 통틀어 ‘이 사건 각 노사합의’라 한다)를 하고, 그 합의서(을 제10호증)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7, 9~12, 20호증, 을 제1~14, 19, 20~2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의 요지
원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인 ① 2017년 연말 상여금 2,312,250원, ② 2018. 3. 임금 1,620,330원, ③ 2018. 3. 상여금 3,083,000원, ④ 2018. 4. 임금 1,326,550원, ⑤ 2018. 5. 임금 1,389,450원, ⑥ 2018. 5. 상여금 3,083,000원, ⑦ 2018. 6. 임금 1,398,450원의 합계 14,222,0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효력이 미치는데,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사합의로 임금 등을 잠정 반납(포기)하고, 매출액에서 기본상거래 비용과 퇴직연금 일부 적립금을 우선적으로 충당한 후 2018년 회계결산 후 그 차액이 있을 경우 손익 및 자금을 고려하여 잠정 반납한 인건비(급여)와 복리후생비, 인건비(상여금)를 3 내지 5 순위로 보전하되, 보전하지 못한 잔여 인건비(급여, 상여금)는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2018년 회계결산 결과 피고는 2018년에 약 10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였고, 그에 따라 잠정 반납된 급여 및 상여금은 모두 소멸하였으므로,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임금 및 상여금채권은 이 사건 각 노사 합의에 따라 모두 소멸하였다.
이 사건 노사합의는 단체협약에 해당하는데, 위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소속 조합원들이 피고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합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5조<1>에 의해 피고 사업장의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 따라서 원고가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이 사건 노사합의는 원고에게 효력이 미친다.
설령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단체협약으로서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속한 2급 이상 관리직 근로자의 과반수가 이 사건 각 노사합의에 동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변경된 취업규칙으로서 원고에게 효력이 미친다.
피고는 2020년 현재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는바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피고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여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청구는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 한다)에 반한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에게 ① 2017년 연말 상여금 2,312,250원, ② 2018. 3. 임금 1,620,330원, ③ 2018. 3. 상여금 3,083,000원, ④ 2018. 4. 임금 1,326,550원, ⑤ 2018. 5. 임금 1,389,450원, ⑥ 2018. 5. 상여금 3,083,000원, ⑦ 2018. 6. 임금 1,398,450원의 합계인 14,222,03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합계 14,222,0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노사합의가 단체협약으로서 원고에게 효력이 미치는지 여부
이 사건 노사합의의 성격
이 사건 노사합의는 피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교섭을 통해 피고 소속 근로자인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노동조합법 제3장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제29조 내지 36조)에서 규율하는 단체협약에 해당한다.
일반적 구속력 인정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5조에 따른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인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란 단체협약의 본래적 적용대상자로서 단체협약상의 적용범위에 드는 자만을 일컫는다. 단체협약상 특별히 적용범위를 한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당해 단체협약의 협약당사자인 노동조합의 조합원 전체를 말하고, 단체협약이 근로자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한정하는 경우에는 그 한정된 범위의 조합원을 말한다(대법원 1997. 10. 28. 선고 96다13415 판결,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3다52456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2급 이상의 관리직 근로자인 사실, 이 사건 단체협약상 2급 이상의 근로자는 조합원 자격이 없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는 이상 이 사건 노사합의의 단체협약으로서의 일반적 구속력이 원고에게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각 노사합의가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원고에게 효력을 미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집단에게 통일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작성한 기준으로서,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집단적 동의를 받음에 있어, 회람이나 개별적 통지의 방법으로 소속 직원들에게 취업규칙의 개정 사실을 알린 바는 있으나, 전 직원들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거나 사업장별로 모이게 한 후 규정의 개정내용을 설명하고, 직원들의 동의 여부를 묻는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면, 집단적 동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다65239 판결 참조).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체결 또는 그 이후 피고의 비조합원들에 대한 임금반납동의서 징구 조치 등의 후속행위를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기 어렵고, 이를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더라도 피고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있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한 유효한 집단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그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이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적용에 동의하지 않은 원고에게 미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의 이 부분 항변도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그 자체로서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지, 그 노사합의에 임금이나 상여금 등의 지급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비조합원들을 포함한 피고의 전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각 노사협약 체결 결과를 공고하고 업무시행서의 회람을 통해 이 사건 임금반납동의서를 징구하는 등의 후속조치도 주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비조합원들에 대하여 위 노사협약에서 정한 내용의 개별 동의 여부를 묻는 절차에 불과할 뿐, 이러한 절차행위 자체를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별도의 취업규칙 및 급여규정 등을 두고 있는데, 이 사건 각 노사합의 체결 이후 위 급여규정이 위 노사합의의 내용에 맞추어 개정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나 사정도 없다.
피고가 임원이나 일용직 고용형태를 제외한 모든 사원들에 대하여 동일한 급여규정을 적용해 왔고, 특히 상여금에 대하여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비조합원들에게도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급해 온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같은 사정만으로 명문화된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피고와 개별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내용을 무시한 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체결된 단체협약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단정적으로 해석하여 비조합원인 직원들에 대한 임금 지급 여부나 지급범위까지 그 단체협약의 결과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해진다고 볼 수 없다(비조합원들이 단체협약에서 정한 상여금을 조합원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받은 것은, 개개의 비조합원들이 그 단체협약의 내용을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삼기로 묵시적으로나마 동의하였기 때문이지, 그 단체협약이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비조합원들에게 당연히 적용되었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
설령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체결행위 등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더라도, 이러한 내용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조차 없는 원고 등 비조합원들에게 미치기 위해서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비조합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비조합원들 중 2급 이상의 관리직의 77%가 이 사건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의 결과를 공고한 후 업무시행서의 회람을 통해 비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임금반납동의서의 제출을 일방적으로 요구하였을 뿐, 그 동의를 받기에 앞서 비조합원들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를 설명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은 후 노사합의의 개별 적용에 관한 동의 여부를 물은 것으로 보이지 않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의 취업규칙 변경이 유효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의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미달한다면, 근로자의 명시적인 동의가 없는 한 그 미달된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구체적인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어떠한지 명확히 알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임금지급에 있어 약정된 임금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은 당연히 포함되거나 전제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임금의 지급에 있어서는 개별 근로계약이 피고가 이 사건 각 노사합의를 통해 변경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위 취업규칙 변경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은 이상 임금의 지급에 있어서는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할 것이고, 이는 그 취업규칙 변경에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각 노사합의를 통해 취업규칙이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에게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신의칙 위반 여부
관련 법리
신의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여기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피고가 그와 같은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임금이 근로자 개인에게 가지는 의미를 고려할 때, 단순히 피고가 현재 경영난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하여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항변도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4,222,030원 및 그중 2017년 연말 상여금 2,312,250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일 다음 날인 2018. 1. 26.부터<2>, 2018. 3. 임금 및 상여금 합계 4,703,330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일 다음 날인 2018. 4. 26.부터, 2018. 4. 임금 1,326,550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일 다음 날인 2018. 5. 26.부터, 2018. 5. 임금 및 상여금 합계 4,481,450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일 다음 날인 2018. 6. 26.부터, 2018. 6. 임금 1,398,450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일 다음 날인 2018. 7. 26.부터 각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12. 15.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3>,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효진(재판장) 이국현 김광진
각주1) 노동조합법 제35조(일반적 구속력)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
각주2) 원고는 각 청구금원에 대하여 다음 달 25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나,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각 해당 월별의 임금은 25일이 그 지급일이므로, 이를 초과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하 같다.
각주3)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임금 청구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에 의거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 아니므로 민법이 정한 연5%의 이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회사와 근로자가 체결한 근로계약은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므로, 그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청구에 관하여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이율이 적용된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6다276672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