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사실오인
E는 일용직으로 근무하였으므로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D에게는 임금 등을 모두 지급하였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8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E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부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두8436 판결 참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금 등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하나,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4조 제1항). 원래 근로자가 반드시 월 평균 25일 이상 근무하여야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지급의 전제가 되는 근로자의 상근성ㆍ계속성ㆍ종속성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 1개월에 4, 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해서 근무하였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며, 형식상으로는 비록 일용직근로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는 비록 형식적으로는 일용직근로자의 형태로 근무하기는 하였으나 2020. 5. 1.부터 2021. 6. 9.까지 약 1년 1개월 동안 피고인 운영의 ‘C’에서 계속하여 일당 13만 원을 지급받고 일 10시간 이상씩 조리 업무 등을 담당하였고, 위 근무기간 동안 E의 근무일수는 1개월 기준 최소 12일 이상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E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은 E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D에 대한 임금 등 미지급 부분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주어야 하고(제60조 제1항),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도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제60조 제2항).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또는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은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아니라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므로,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 결국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최초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가 그 다음 해에도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2년 차에 15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것이어서,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1년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아니하는 근로자에게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라 최대 11일의 연차휴가만 부여될 수 있을 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서 정한 15일의 연차휴가가 부여될 수는 없다. 그러나 1년을 초과하되 2년 이하의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최초 1년 동안의 근로제공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른 11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고, 최초 1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15일의 연차휴가까지 발생함으로써 최대 연차휴가일수는 총 26일이 된다(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다245419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D은 2020. 5. 22.부터 2021. 6. 4.까지 1년을 초과하되 2년 이하의 기간 동안 피고인 운영의 ‘C’에서 영양사로 근무하였고, 최초 1년간 80% 이상 출근하였으므로, D에 대해서는 최초 1년의 근무를 마친 다음 날에 최초 1년 동안의 근로제공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른 11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고, 최초 1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15일의 연차휴가까지 발생함으로써 최대 연차휴가일수는 총 26일이 된다. 위 최대 연차휴가일수를 기준으로 산정한 D의 연차미사용수당은 2,189,410원이고, 피고인은 D에게 연차미사용수당 명목으로 2021. 6. 2. 926,310원, 2021. 6. 4. 1,226,640원을 지급하였는바,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한 연차미사용수당은 36,460원(= 2,189,410원 – 926,310원- 1,226,640원)이 된다. 한편, 피고인은 D에게 근무기간 동안의 퇴직금 2,237,927원과 2021. 6. 1.부터 2021. 6. 4.까지 4일간의 임금 336,832원을 미지급하였다(증거기록 118쪽).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D의 2년차 근무일수가 수일에 불과하여 1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지 않음에도 2021. 6. 4. D에게 1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함을 전제로 연차미사용수당 명목으로 1,226,640원을 잘못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인이 2021. 10. 8. D에게 피고인이 산정한 D의 퇴직금에서 위 오지급금을 제외한 1,002,186원을 지급한 이상 더 이상 D에게 지급할 미지급 임금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D에게는 최초 1년의 근무를 마친 다음 날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1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인이 2021. 6. 4. D에게 15일의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미사용수당 명목으로 지급한 1,226,640원이 잘못 지급된 금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D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연차미사용 수당, 2021. 6.분 임금,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한편, D은 2021. 7. 22.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형사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였는데, 당심에서 제출된 D의 진술서에 의하면, 위 진술 내용은 ‘피고인으로부터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받으면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건부처벌불원의 의사표시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인정하게 되면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법원의 심리와 재판이 크게 영향을 받아 형사소송절차가 불안정해지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및 그 원심 판결 참조). 나아가 D이 위와 같은 의사표시를 한 이후인 2021. 10. 8.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1,002,186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 연차미사용수당, 퇴직금 전부가 아닌 퇴직금 일부를 지급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위 퇴직금 일부의 지급만으로 제1심 판결 선고 전에 확정적인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2021. 10.경 D에게 일부 퇴직금을 지급한 점, 벌금형을 넘는 전과는 없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2019. 6.경 최저임금법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각각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들을 종합하여 형을 정하였다. 항소심에서 위와 같은 양형 조건이 변화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위에서 본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적정하다. 따라서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병수(재판장) 전보경 성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