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는 직원들만 상주하는 경우가 많아 부정행위를 저지른 근로자 D에게 더 이상 카페 관리를 맡길 수 없었고, 근로자 D가 장기간에 걸친 부정행위로 재산상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더 큰 손해 발생을 막기 위해 해고 예고 없이 해고한 것이다. 근로자 D의 부정행위는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의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해고 예고 없이 D를 해고한 행위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근로자 D 및 E에게 급여를 모두 지급하였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고예고제도는, 사용자가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면 근로자의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 동안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해고로 인한 근로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근로기준법에 마련된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인 해고와 관련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갑자기 직장을 잃어 생활이 곤란해지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관계 종료 전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해고예고를 하도록 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4헌바3 결정 참조).
근로기준법 제26조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 30일간의 해고예고기간을 두거나 30일분 이상의 임금을 예고수당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해고예고제도를 둔 것은 갑작스러운 실직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고, 해고예고는 사용자에게는 대체근로자를 찾는 과정에서 해당 근로자의 해고를 재고하는 일종의 숙려기간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근로자에게는 정당한 해고 사유의 유무에 대한 자기변호의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다만 사용자로 하여금 언제나 예외 없이 해고예고를 사전에 이행하도록 하면 사용자의 이익을 무단히 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돌발적으로 야기된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중대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기본적 신뢰관계가 깨어진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서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이를 감안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는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고절차 없이 즉시 해고할 수 있다”고 하여 ‘해고예고가 불필요한 해고’인 즉 시해고제도를 두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17. 5. 25. 선고 2016헌마640 결정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 D의 임금 10만 원 및 E의 임금 49,867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근로자 D에 대하여 해고 예고를 하지 아니한 채 해고를 하고 해고예고수당까지 지급하지 않은 행위를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은 해고예고제도의 입법취지 및 근로자가 가지는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 D의 수사기관 진술에 의하더라도, 근로자 D가 일부 배달기사들에게 실제 결재를 한 음료의 용량보다 큰 용량의 음료를 제공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일부 부정행위가 있었던 정황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의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는 비위행위의 기간, 횟수, 피해액 등을 고려하여 그 행위가 근로자의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근로자와 사업주 간의 신뢰관계의 본질을 훼손하는 중대한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D의 부정행위 횟수 및 그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은 재산적 피해에 관하여 2021. 8. 12.자 중부지방노동청경기지청의 D와의 대질조사에서는 ‘거래하는 배달업체 기사들 중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자들에게 음료를 사이즈업해서 제공한 사실을 1주일전부터 알게 되어 지켜보다가 해고를 하게 되었다’, ‘어림잡아서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의 피해가 있다고 배달대행업체 대표에게 말하였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피해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기사들과 D가 친해진 것이 2021. 6. 초중순경이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 매일 방문하여 음료를 마시는 횟수를 고려하면 전체 피해금액이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될 것으로 계산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가, 2021. 8. 26.자 조사에서는 ‘비위기간은 2주 정도인 것 같은데,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해고일로부터 약 3주 전에도 D가 남자친구에게 사이즈 큰 음료를 주는 상황을 보게 되었다’, ‘가게에 수요일마다 나오던 직원이 D의 횡령행위를 알려준 것을 계기로 그때부터 D의 비위행위를 10일 간 목격하게 되었다’, ‘자신은 100만 원 이상을 횡령하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큰 사이즈의 음료 한 잔이 생과일은 7,000원, 일반은 6,000원이기 때문에 기간을 특정할 수 없지만 오래되었을 것이므로 그 기간과 남자친구와 기사들이 가게를 방문한 횟수를 보았을 때 최소 100만 원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진술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경기지청에 같은 날 제출한 진술서에서는 ‘횡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은 손해액은 최소한으로 계산하더라도 15만 원 이상이었다’라고 진술하였으나, 2021. 10. 27.자 경찰조사에서는 ‘배달업체 직원들이 거의 상주하다시피 카페에 왔으니까 재산상 손해는 100만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D의 부정행위가 이루어진 기간, 횟수, 품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피해금액에 관한 진술 역시 별다른 기준 없이 단순히 피고인의 주관적인 추측 또는 어림짐작에 기반하여 추산함에 따라 그 금액이 ‘10만 원’, ‘15만 원’, ‘20만 원’, ‘100만 원’ 등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수차례 조사에서도 계속하여 변동하고 있다. 오히려 피고인이 배달기사 업체에게 피해금액을 10만 원으로 말한 사정이나 D의 동의 없이 부정행위에 따른 피해금액으로 10만 원을 임의로 월급에서 공제하고 지급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액수가 최소 100만 원은 될 것’이라고 진술한 것은 해고예고 없이 D를 해고한 자신의 행위가 정당함을 강조하기 위하여 피해금액을 과장되게 진술한 것으로서, 실제 피고인 스스로 추산한 피해금액 역시 10만 원 내외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D의 비위행위를 증명하는 자료로 영수증과 주문 음료를 제공하는 가게 내부 CCTV 영상을 제출하였으나, 여러 명의 고객이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음료를 주문하고 주문 이후 음료가 제공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카페 영업의 특성상 위와 같은 자료만으로 CCTV 영상에서 D가 제공하는 음료가 영수증에 기재된 해당 주문에 관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바, 위와 같은 자료들만으로는 D가 해당 영수증에 기재된 음료의 종류나 용량을 무단으로 변경하여 제공한 사실이 증명된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영수증에 기재된 음료 주문 시각과 CCTV 영상에 나타난 시각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CCTV에 설정된 시각이 실제 시각과 55분 정도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위와 같은 CCTV 영상은 증거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인이 제출한 위 자료들로 D의 비위행위가 객관적으로 확인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비위행위는 4회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자료들만으로 D가 해고예고를 기대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D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경기지청 조사에서 “피고인이 자신을 포함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단골에게는 서비스도 드리라’고 한 적도 있어서 사이즈 업을 몇 번 해준 적은 있지만 무상으로 제공한 적은 없다. 사이즈 업에 대하여 (해고일인) 7. 17. 이전에 피고인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적이 없었고, 그 날이 처음이었다. 오히려 피고인이 단골들에게 챙겨드리라고 하였다. 피고인은 단골을 외부손님으로 보고 기사들의 경우는 단골이 아니기 때문에 기사들로부터 호의를 받은 것을 가게 물건으로 주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질책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경찰에서 “D가 말하길 ‘사장님이 단골들에게 잘해주라고 해서 잘해준 것뿐이다’라고 대답하였다”, “D가 단골이라고 주장하는 기사들은 저희에게는 단골이 아니라 엄연한 거래처 직원이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진술내용을 종합해볼 때 피고인이 평소 D에게 가게를 자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는 사이즈 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여도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말한 ‘단골’의 범위가 불명확한 이상 D의 행위가 피고인이 허용한 업무방식에 위반되는 것임이 명백하다고 할 수 없고, 사전에 배달기사들에 대한 서비스 제공에 관하여 주의나 경고를 받은 적이 없던 D로서는 배달기사들에게 사이즈 업 등의 서비스 제공을 하는 것 역시 피고인이 허용한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오해하였을 소지도 있으므로, D에게 비위행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피고인은 D의 행위가 근로기준법 시행규칙[별표 1]의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제4조 관련)’ 중 ‘5.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내지 ‘6.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D의 비위행위는 고객으로부터 특정 음료의 주문을 받아 결재를 완료한 후 해당 음료의 용량보다 큰 용량의 음료를 제공하거나 해당 음료보다 가격이 높은 음료를 제공하였다는 것인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서비스 제공을 허용한 범위가 불명확하고 경우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점, 피고인이 주장하는 D의 비위행위 중 주문음료와 전혀 다른 종류의 음료를 제공하였다는 것은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여도 객관적으로 확인되었다고 볼 수 없고, D가 인정하는 행위는 ‘카페를 자주 찾는 배달기사들에게 주문음료보다 용량이 큰 음료를 제공’한 것에 한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의 행위를 ‘공금을 횡령 또는 배임한 행위’라거나 ‘제품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에 의하면,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표 1]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여야만 해고 예고의 예외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D의 행위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가 정한 해고 예고의 예외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D의 비위행위를 알게 된 것은 7일 내지 10일 정도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D를 해고하기 전까지 위 비위행위에 관하여 경고를 하거나 주의를 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D의 비위행위가 피고인의 기존 지침에 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한 재산적 피해가 막대하다고 볼 수 없었던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갑작스럽게 해고를 하기 전에 미리 비위행위에 관하여 경고를 하거나 주의를 주는 등의 사전조치를 충분히 취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제출한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임금 10만 원을 지급한 날짜는 2021. 8. 17.이고, 근로자 E에게 임금 49,867원을 지급한 날짜는 2021. 8. 26.로, 각 근로자의 퇴직일(D: 2021. 7. 16., E: 2021. 7. 19.)로부터 14일이 경과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또한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 근로자 D, E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 외 달리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 항소심은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근로자 D는 일부 부적절한 근무행위를 하였고, 근로자 E은 하루를 근무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각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고형을 정하였다.
원심 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은 보이지 않는바, 피고인이 원심에 이어 당심에서도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심리 과정 및 이 사건 변론에서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 법정형과 처단형의 범위 등을 종합해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그 책임에 상응하는 형량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수(재판장) 전보경 성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