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8. 30. 선고 2023나70084 판결

2023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반소피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A에게 15,961,810원, 원고(반소피고) B에게 15,458,099원, 원고(반소피고) C에게 5,966,006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9. 17.부터 2023. 8. 3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당심에서 피고(반소원고)가 제기한 반소를 각하한다.

4.

소송총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3분의 1을 원고(반소피고)들이, 나머지를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본안전 판단

가.

본소 중 퇴직금 청구 부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중 제3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반소

항소심에서의 반소는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한하여 제기할 수 있는바(민사소송법 제412조 제1항), 피고의 반소는 원고들의 동의를 받은 바 없으며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법률의 규정에 위배되어 부적법하다.

2.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운송사업면허를 받아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아래 표 기재 기간 동안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다가 퇴직하였다.

나.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고, 운송수입금 중 피고와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을 자신들이 보유하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피고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단체교섭권 있는 노동조합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사납금 59,000원)으로 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기존 협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해 왔다.

라.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임금”이라고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었다. 피고가 소재한 안산시 지역에서는 2010. 7. 1.부터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마.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0. 7. 28. 임금협정(이하 “2010년 임금협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바.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2. 4. 20. 임금협정(이하 “2012년 임금협정”이라고 하고, 2010년 임금협정과 2012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내용을 통칭하여 “이 사건 단축합의”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4,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청구원인의 요지

이 사건 단축합의는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기존 협정의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산정한 2016. 9. 6. 이후 각 퇴직일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중 미지급 금액, 즉 기지급 임금 및 퇴직금과의 차액 상당을 구한다. 4. 이 사건 단축합의의 효력

가.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 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축합의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①

2010년 임금협정은 2010. 7. 28. 체결되었음에도 2010. 7. 1.부터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있는바, 여기에는 2010. 7. 1.부터 시행된 이 사건 특례조항을 의식하여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②

2010년 이후 최저임금은 계속 인상되어 왔으나,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월 고정급의 액수는 오히려 감소하였다.

③

2010년, 2012년 임금협정에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로 형태나 배차시간에는 변화가 없었다.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하여 일평균 수입 및 운행거리에 변동이 있었다거나, 1인 1차제를 선택하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점차 늘어나 2017년 임금협정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1인 1차제)”가 명시되기에 이르렀다거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택시호출 서비스가 일반화되었다 하여 이 사건 단축합의에 따른 소정 근로시간의 단축에 비례적으로 상응하는 정도(2009년 → 2010년: 10%, 2010년 →2012년: 50%)의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단축합의는 낮은 사납금과 짧은 소정근로시간을 원하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라 체결된 것이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할 의도가 없어 유효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사납금제 하에서는 영업의 위험 부담을 택시운전근로자가 부담하게 되므로, 사용자는 경영합리화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거나 차량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경쟁 없이 안정적인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저하되는 한편, 택시운전 근로자는 근로를 제공하고도 생계비를 보장받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납금을 채우고 초과운송수입금을 얻기 위하여 과속·난폭운전, 승차거부 등을 하게 되어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입법자의 조치로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사납금제를 지양하고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의 도입을 유도함으로써 일반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택시운송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단축합의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른 것으로서 그들의 금전적 이익에 일부 부합하는 면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피고는, 이 사건 단축합의는 사납금 인상을 규제하는 행정지도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할 의도가 없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관할 행정청인 경기도 또는 안산시로부터 사납금 인상을 규제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받았다고 볼 증거는 없고, 설령 피고에 대하여 그와 같은 행정지도가 있어 사납금을 인상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외에 다른 경영합리화 방안을 전혀 강구할 수 없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

가.

유효기간이 경과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13747 판결,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2018. 11. 29. 선고 2018두41532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상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 경우에도, 그 규범적 상황은 종전 단체협약이 실효된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종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단축합의가 무효인 이상, 기존 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이 원고들과 피고를 규율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1일 6시간 40분이다.

나.

피고는, 초과운송수입금을 얻기 위한 운행시간은 근로의무가 있는 시간이 아니므로 소정근로시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초과운송수입금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하루의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공제한 잔액을 그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하여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온 것일 뿐, 그 성격은 어디까지나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므로(대법원 1993. 12. 24. 선고 91다36192 판결, 2007. 7. 12. 선고 2005다25113 판결 등 참조), 초과운송수입금을 얻기 위한 운행시간 역시 근로의무가 있는 시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는, 2013년 이후 입사한 원고 A, C에 대하여는 기존 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이 적용될 수 없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단축합의가 무효인 이상, 원고 A, C가 입사할 당시에도 기존 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미지급 임금

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비교대상임금이 최저임금법이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은 그 금액을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간급으로 환산한 금액을 최저임금액과 비교하여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최저임금법 제5조의2,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3호}. 이 때 소정근로시간에는 주휴시간, 즉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은 포함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등 참조).

나.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최저임금 미달액에 관하여 보건대, 계산의 편의상 월별 최저임금액{= 연도별 최저임금액(2016년 : 6,030원, 2017년 : 6,740원, 2018년 : 7,530원) × 월 소정근로시간 × 월별 실근로일수 / 만근일}을 산정하여 각 월별 기지급 임금액을 차감한 후 합산한 결과는 별지 표1, 2, 3 중 각 “미지급 임금”의 “합계” 란 기재와 같다(원 단위 미만 버림).

1)

월 소정근로시간 : 166.6시간(= 6시간 40분 × 25일, 소수점 첫 자리 미만 버림).

단, 2월의 경우 153.3시간(= 6시간 40분 × 23일) 또는 160시간(= 6시간 40분 × 24일). 원고들은, 2010년 임금협정에서 정하였던 소정근로시간은 6시간, 월 근로시간은 180시간(2010년 임금협정 제8조 참조)이었으므로 기존 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인 6.6시간에 따른 월 근로시간은 198시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위 “180시간”에는 주휴시간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월별 실근로일수 : 실제 근로일수가 만근일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만근한 것으로만 본다.

3)

기지급 임금 :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이라고 하여 소득의 범위 그 자체가 원천세액만큼 감축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법리는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의 징수·공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므로(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다85472,85489,85496,85502 판결 등 참조), 피고가 2022. 11. 21. 제출한 소득자별 근로소득원천징수부상의 원천징수 전 소득금액을 기지급 임금액으로 본다.

7.

미지급 퇴직금

가.

원고들이 지급받은 퇴직금의 액수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인정근거: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원고들이 일부 근로기간에 대하여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원고들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 뿐 아니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 즉 별지 표1, 2, 3 중 각 최종 3개월의 “법정최저임금” 란 기재 금액을 각 해당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한 퇴직금 사이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는, 원고 B은 중간정산 이전까지의 퇴직금이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자가 퇴직금중간정산 신청을 하고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인이 있는 이상 중간정산퇴직금지급청구권이 발생하며,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때부터 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에 대한 소멸시효 역시 퇴직금 중간정산일로부터 기산되며, 퇴직금 중간정산 이후에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닌바(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54322, 54339 판결,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등 참조), 원고 B이 2012. 4. 10. 퇴직금 중간정산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9. 9. 6.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 B의 미지급 중간정산퇴직금 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라.

나항과 같이 산정한 퇴직금(= 1일 평균임금 × 계속근로기간 ÷ 365일 × 30일, 원단위 미만 버림)에서 기지급 퇴직금액을 차감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할 미지급 퇴직금액은 아래 표 중 “미지급액” 기재와 같다.

8.

그밖의 피고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초과운송수입금 중 30%는 회사에 배분되어야 함에도 전액을 원고들에게 배분하였으므로, 각 임금협정 제17조 제3항에 따른 정산금 반환 채권으로 원고들의 채권과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각 월별 초과운송수입금의 액수 및 그 중 원고들이 배분받은 액수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는, 원고 B이 배차일 아닌 날에도 무단으로 택시 영업을 하고 피고의 비용으로 연료를 충전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으므로 그 부당이득 반환 채권으로 원고 B의 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 B이 무단으로 영업행위를 하였다거나 무단 영업행위로 소모한 연료를 피고의 비용으로 충전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단축협의의 효력을 부정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판결 참조). 그러므로 살피건대,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단축합의의 효력이 부정됨에 따라 원고들이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탈법행위로 인하여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거나, 이 사건 특례조항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9.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A에게 15,961,810원(= 미지급 임금 12,999,334원 + 미지급 퇴직금 2,962,476원), 원고 B에게 15,458,099원(= 미지급 임금 12,439,060원 + 미지급 퇴직금 3,019,039원), 원고 C에게 5,966,006원(= 미지급 임금 4,793,292원 + 미지급 퇴직금 1,172,71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19. 9. 1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8. 3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 범위를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고, 당심에서 피고가 제기한 반소를 각하한다.

판사 이재욱(재판장) 정하정 진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