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3. 25. 선고 2024노443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의 교부 시기는 근로조건이 확정될 때라고 보아야 한다. F이 피고인이 수용할 수 없는 근로조건을 요구하는 바람에 피고인과 F은 근로조건에 관하여 조율할 시간이 필요하였고 이에 근로계약서 작성이 늦어졌을 뿐이다. 이후 근로조건이 조율되어 피고인이 F에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였으나 F은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퇴직하여 버렸다.

결국 근로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거나 근로자인 F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였으므로, 피고인이 근로조건 명시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에게는 근로조건 명시의무 위반의 고의도 없었다.

2.

판단

1)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 · 계산방법· 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등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한다.

사용자의 근로조건 명시의무를 규정하고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14조 제1호는 근로관계의 '성립' 단계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상대적으로 지위가 열악한 근로자가 근로조건이 미확정된 상태에서 계약관계에 들어서서 불리하거나 부당한 근로를 강요당하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며, 분쟁이 발생한 경우 해당 근로조건에 대해 객관적 입증이 용이하게 하도록 하기 위하여 마련된 조항이다(헌법재판소 2025. 11. 27. 선고 2022헌바154 결정 참조).

따라서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확정하여 이를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2)

증인 F의 증언에 의하면, ① F이 2023. 6. 12.부터 2023. 6. 30.까지 피고인 운영의 'D' E점 사업장에서 위 사업장에서 조리업무를 담당하며 근로를 제공한 사실, ② F이 위 근무기간 중 지속적으로 피고인에게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회피한 사실, ③ F이 2023. 6. 30. 피고인에게 퇴직 의사를 밝히자 피고인이 그제야 F에게 근로계약서 작성을 제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위 인정사실과 배치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위 인정사실을 위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인 피고인으로서는 F이 근로제공을 개시한 2023. 6. 12. F에게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른 근로조건 명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에게는 근로조건 명시의무 위반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율(재판장) 송해인 민지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