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5. 28. 선고 2025나55002 판결

임금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정부의 2017. 7.경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2017. 9. 13.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00%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으로, '인천국제공항의 관리·운영 및 유지·보수에 관한 사업으로서 정부 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의 영위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피고의 설립 당시 상호는 'C 주식회사'였는데, 2019. 1. 1. 현재와 같이 변경되었다(이하 상호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 한다).

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의 2017. 7. 20. 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하 '이 사건 가이드라인'이라 한다)에 따라 용역·파견의 정규직 전환을 위하여 노동자대표단,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노동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1기 노·사·전 협의회를 구성하였다. 제1기 노·사·전 협의회 결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노동자 대표단은 2017. 12. 26. 공항운영 및 시설·시스템 관리 등 직원을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여 고용하고, 임금과 관련하여 정규직 전환을 통해 절감되는 용역업체의 일반관리비·이윤 등을 전환자의 처우개선에 활용하며, 임금체계는 직무와 직능(숙련, 근속 등)을 반영하여 설계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합의(이하 '2017. 12. 26.자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다.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사이에 인천국제공항의 시설관리 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는 D 소속 직원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중 위와 같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2019.12. 31. D를 퇴직하고 2020. 1. 1. 피고에 정규직으로 입사하였다.

라.

한편 피고는 2019. 12. 31. E단체 F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직무급 개편및 직능급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에 따른 노사합의서를 작성하고 2020. 1.부터 이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그 구체적인 경과는 다음과 같다.

1)

노사합의 과정 및 피고 취업규칙의 내용

가)

피고에는 당초 ① E단체 F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제1노조'라 한다), ② G단체 H노동조합연맹 B노동조합(이하 '제2노조'라 한다), ③ G단체 I노동조합연맹 J노동조합(이하 '제3노조'라 한다), ④ G단체 H노동조합연맹 K노동조합 등 4개의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었는데, 제1, 2, 3노조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고, L 노동조합 전체 조합원 648명 중 413명의 조합원이 가입된 제1노조가 2018. 3. 2. M노동조합(이하 'M노조'라 한다)으로 선정되었다.

나)

M노조는 2019. 12. 31. 피고와 임금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직위를 6직군, 6직급으로 나누고 직군·직위별 임금의 상한과 하한을 설정한 다음, 직무급 임금 하한 미달자에 대하여는 하한 값으로 임금을 상향 조정하고, 직무급 상한 임금을 초과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초과분을 삭감하는 내용으로 임금체계(이하 '이 사건 임금체계'라 한다)를 개편하는 노사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다)

피고의 2019. 10. 23. 자 취업규칙에는 임금에 관하여 임금책정의 원칙과 임금의 구성항목<1> 등에 관하여만 규정되어 있다가 2020. 3. 25.자 취업규칙은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 및 지급방법, 산정에 대한 사항은 보수규정에 따른다'는 내용으로 개정되었고, 피고의 보수규정 역시 2020. 1. 22.과 2020. 3. 25. 이 사건 임금체계에 따라 직무별 보수를 지급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위 2020. 3. 25. 자 취업규칙과 보수규정을 합하여 '2020. 3. 25.자 취업규칙'이라 한다). M노조는 2020. 3. 18. 피고에 '2020. 3.25. 자로 변경 적용되는 회사의 취업규칙 변경 내용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을 들었고, 추가 의견 없다'는 취지의 의견청취서를 작성해주었다.

2)

조합원 자격 관련 단체협약과 제1, 2, 3노조의 규약 내용

가)

이 사건 노사합의 시까지 M노조와 피고 사이에 노사합의 내지 단체협약 등에는 조합원의 범위에 관하여 정한 바 없었는데, 2020. 7. 31. 2020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조합원의 범위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었다.

나)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제1노조의 규약에는 조합원의 자격에 대하여 "공공·운수·사회 서비스 부분의 모든 노동자와 이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실업자·퇴직자·해고자및 조합 임용자, 예비 노동자 및 이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 3노조의 규약에는 "조합은 인천국제공항 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중 본 규약에 동의하고 조합에 가입한 자로 구성한다. 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에 의한 사용자는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마.

원고와 피고는 2020. 8. 6.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근로계약서의 임금에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른 임금이 기재되어 있는데, 그와 같은 날 피고는 원고에게 '당사는 신임금체계(직무 · 직능급 체계) 도입에 따른 임금 삭감자의 경우, 삭감 임금(직무급 Max값 초과분)의 인정 여부에 대한 결정은 향후 법률관계 다툼 결과에 따라 처리한다'는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 · 교부하였다.

바.

원고는 공항통신사업소에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현장행정담당자이다. 원고의 정규직 전환 전 소속사인 D에서 지급받은 2019년 급여 총액은 57,344,282원으로 월급여로 환산하면 4,778,690원(계산 편의상 원 미만 버림)이다. 원고가 2021. 2. 1.부터 2024. 2. 29.까지의 근무기간 중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는 별지 계산표의 기지급 급여란 기재와 같고, 위 월 급여 환산액과 기지급 급여의 차액은 별지 계산표의 차액란 기재와 같다.

사.

원고와 같이 2020. 1. 1. 이후 정규직 전환으로 입사한 사람들을 포함하여 26명의 피고 소속 정규직 전환 근로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하여 제기한 종전 협력회사에서 받던 임금과 피고가 지급한 임금액의 차액 지급을 청구한 사건인 서울고등법원(인천)2022나12624, 2022나12648(병합), 2022나12631(병합) 사건에서 위 26명의 근로자들이 종전 협력회사에서 받던 임금을 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이 있음을 전제로 한 판결이 2023. 7. 13. 선고되었고,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 이 당사자들에게 송달되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갑17-3, 을1 내지 을10-16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 입사하면서 종전 협력회사에서 지급받던 임금조건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그런데도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를 원고에게 적용하여 원고의 급여를 종전 협력회사에서의 임금보다 감액하여 지급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차액 상당의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노사합의는 단체협약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단체협약의 규정 내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으므로,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 정한 이 사건 임금체계를 적용하여 원고의 임금을 삭감할 수 없다.

3)

피고가 2020. 3. 25.자 취업규칙으로 이 사건 임금체계를 도입한 것은 근로자들에게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피고의 사업장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고, M노조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취업규칙 변경에 M노조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절차를 준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에게 종전 협력회사에서 지급받던 임금조건의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의사표시를 하거나 구두 또는 묵시적 합의를 한 적이 없으므로, 그러한 합의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M노조와 2019. 12. 31. 단체협약인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였고,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이 사건 노사합의의 일반적인 구속력은 조합가입 대상인 근로자로 인정되는 피고에게도 미친다.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피고가 종전 협력 회사에서 지급받던 임금액보다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된 것이므로, 미지급 임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3)

피고가 2020. 3. 25.자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고, 개정된 취업규칙에 따른 임금전액이 원고에게 지급되었으므로 미지급 임금이 없다.

원고가 위 취업규칙을 무효라고 주장하나, 원고들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효가 아니다.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친 M노조의 교섭단위가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동의를 받은 것이므로 유효하다.

동의가 유효하지 않더라도, 이는 아래 ① 내지 ③과 같이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인정되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여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이므로, 취업규칙이 유효하다. 즉 ①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과 그에 따른 정부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원고가 피고에 입사하였고, 당시 피고에게는 자체 임금체계가 없었으며, 원고의 피고 입사의 근거가 된 정부 가이드라인이나 노사전문가 협의회의 합의사항 등은 자체 임금체계에 따라 종전협력회사에서 받던 임금이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을 표명하여 왔고, 30여 개가 넘는 종전 협력회사에서 각기 다른 임금체계에 속하였다가 피고에 입사한 피고 직원들에게는 피고 자체의 임금체계가 필요하였으며, 이는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사정이다. ② 이 사건 가이드라인, 노·사·전 협의회 결과인 2017. 12.26.자 합의, 피고 설립후의 피고의 설명회 등을 통하여 피고는 노사 합의에 의하여 자체 임금체계를 수립하게 되고 이에 따라 임금의 증감이 있다는 것을 설득해왔으므로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다. ③ 원고는 특별한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없이 종전 협력회사에서 받던 임금 수준의 유지를 요구하면서 관련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여 왔다.

3.

판단

가.

종전 협력회사의 임금수준 유지 약정의 존부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2020. 1. 1.경 원고의 임금을 종전 협력회사의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하는 구두 내지 묵시적인 약정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1)

피고는 인천공항공사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협력회사의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하여 설립되었고, 이 사건 가이드라인에는 '9-3 처우개선 ㅇ절감되는 용역업체의 이윤 · 관리운영비 등은 반드시 전환자 처우 개선에 활용, 이전보다 임금이 저하되지 않도록 조치'라고 규정되어 있어 전환자의 임금 저하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2)

2020. 1. 1. 피고에 입사한 원고는 종전 협력회사에서의 임금 수준을 유지하기로 하는 피고와의 약정과 달리, 이 사건 노사합의 및 2020. 3. 25.자 취업규칙에 따라 종전 협력회사에서의 임금체계와 비교하여 직급별 임금의 상한을 초과하는 부분이 삭감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될 것을 염려하여 입사 당시 근로계약서 작성을 하지 않다가,2020. 8. 6.에야 이르러 피고로부터 "당사는 신임금체계(직무·직능급 체계)도입에 따른 임금 삭감자의 경우 삭감 임금(직무급 Max값 초과분)의 인정여부에 대한 결정은 향후 법률관계 다툼 결과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고서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3)

당초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방침의 기본 취지는 비정규직 직원들의 저임금 및 고용불안 등 열악한 고용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를 설립하여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것이었으므로, 원고의 경우 피고에의 입사 및 새로운 임금체계의 도입으로 자신만 특별히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근로계약 체결과정에서 원고에게 그와 같은 사정들을 충분히 고지하였거나 설명하였음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도 나타나 있지 않다.

4)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체계가 적용되는 경우 약 17% 가까이 임금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원고가 새로운 임금체계의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신규 임금체계가 도입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수십 개에 이르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피고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각 협력업체별로 적용되던 임금을 통일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으므로 새로운 임금체계가 수립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는 것을 넘어 원고 자신의 임금에 위와 같은 삭감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포함하여 어떠한 임금체계라도 따르겠다는 취지의 동의를 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정직원으로 입사하면서 유리한 근로조건을 취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원고의 종전 협력회사에서의 직위 및 기존의 임금수준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삭감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피고에 입사하고자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5)

원고의 입사 당시에는 피고의 새로운 임금체계가 발효되기도 전이어서 종전 협력회사에서의 임금 수준의 임금 이외에는 상정할 수 있는 임금이 없었다(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노사합의에 의한 새로운 임금체계는 원고에게 곧바로 적용될 수 없다)

나.

이 사건 노사합의의 적용 여부

1)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바, 이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한편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4도1108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제4호 단서 (가)목에 의하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와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는 노동조합에의참가가 금지되는데, 그 취지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여기서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하고(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등 참조),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에 대한 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근로관계 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계획과 방침에 관한 기밀사항 업무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등과 같이 그 직무상의 의무와 책임이 조합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위치에 있는 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일정한 직급이나 직책 등에 의하여 일률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아니 되며, 그 업무의 내용이 단순히 보조적·조언적인 것에 불과하여 그 업무의 수행과 조합원으로서의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자도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8두13873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에는 피고와 M노조 사이의 단체협약에서 조합원의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가 2020. 7. 31.자 노사합의에서 비로소 조합원의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을 둔 사실과 제1노조의 규약에는 조합원의 자격제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부터 노동조합법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들에 해당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노동조합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조합원의 범위를 제한하지 아니하였더라도, 노동조합법에서 노동조합의 참가를 허용하지 않는 '사용자 내지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없다. 또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에 대하여까지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 회사와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에서 정하더라도 그 효력이 곧바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에게 미친다고 할 수 없다.

나)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공항통신시스템 유지관리사업 부문 기술행정팀으로 직급은 행정A(과장급)인 현장행정담당자이고, 일상평가표, 과업완성지표 공문을 보고하는 업무 및 유지보수 물품 구매계획 보고, 전문업체 기술지원 계획 수립 및 보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실과 피고가 2020. 7. 31.자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현장소장, 행정 현장 팀장급 이상인 자와 현장행정담당자의 경우에는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여 단체협약상 조합원의 범위에서 제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여 2020. 7. 31.자 단체협약의 조합원의 범위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는 규정이 작성된 점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 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거나 근로자에 대한 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근로관계 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게획과 방침에 관한 기밀사항 업무를 취급할 권한 이 있어 조합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위치에 있는 자로 추단된다.

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여 노동조합 참가가 금지되는 지위에 있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다.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 유무

1)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서 기존의 취업규칙과 보수규정에는 임금의 구성항목만 규정하고 이 사건 임금체계와 같은 임금의 상한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는데, 원고와 같이 이 사건 임금체계의 상한을 초과하는 임금을 지급받던 근로자는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도2020. 3. 25.자 취업규칙이 적용됨에 따라 직급별 임금의 상한을 초과하는 부분이 삭감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었으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2)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 주체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2020. 3. 25.자 취업규칙을 M노조가 2020. 3. 18. 동의하였는데, 그 당시에 인접한 2019. 12. 31.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피고의 전체 근로자는 1978명이고, M 노조인 제1노조 소속 근로자는 873명, 제2노조 소속 근로자는 307명, 제3노조 소속 근로자는51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단일한 노동조합은 존재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6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나)

M노조의 동의 주체 해당 여부

교섭창구단일화에 참여한 제1, 2, 3 노조의 조합원은 1,231명이므로 근로자의 과반수에 이르기는 하나, 이 사건에서 M노조는 제1노조이고 그 조합원은 873명으로 과반수에 미치지 못한다. 이와 같이 M노조의 조합원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나, M노조를 정하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조합원의 총수는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를 초과하는 경우, M노조인 제1노조의 동의에 의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 유효하게 이루어진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에게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그 단서에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가 가지는 집단적 동의권은 사용자의 일반적 취업규칙의 변경 권한에 한계를 설정하고 헌법 제32조 제3항의 취지와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절차적 권리인 점(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② 노동조합법상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노동조합법상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제도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요하는 것은 그 적용범위와 제도적 취지가 명백히 다른 점, ③ 노동조합법의 관련 규정은 단체협약의 체결을 전후한 과정에서 필요한 부가적 권한을 M노조에게 부여하고 있으나 제94조 제1항의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동의권을 부여하지는 않고 있으며, 앞서 본 M노조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M노조에게 단체협약의 체결 및 그 전후 과정에서 요구되는 부가적인 권한을 넘어서는 사항에 대하여도 포괄적인 권한이 있다고 해석되지는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M노조의 조합원이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교섭창구단일화에 참여한 노동조합들의 조합원의 총수가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를 넘더라도, M노조의 동의만으로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3)

집단적 동의권 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우리 민법은 신의성실과 권리남용의 금지를 민사법의 중요한 원칙으로 선언하고 있고, 이는 법질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원칙으로서 실정법을 형식적이고 엄격하게 적용할 때 생길 수 있는 부당한 결과를 막고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하는 작용을 하므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과정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행사할 때도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동의가 없더라도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나아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와 절차적 권리로서 동의권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위 대법원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의 경우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임금체계와 같은 전환직 근로자들 전체에 적용되는 임금체계가 피고에게 필요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전환직 직원들 중 일부에 대하여 종전 협력회사에서의 임금을 삭감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② 2017. 12. 26.자 합의를 비롯한 노·사·전문가협의회의 합의사항에 임금삭감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원고를 비롯하여 불이익하게 변경당하는 근로자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점, ③ 임금삭감의 타당성을 포함하여 이 사건 임금체계를 반영하는 취업규칙 변경에 대하여, 피고가 불이익을 받는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진지한 설명과 교섭이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④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부가이드라인에는 임금삭감을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집단적 동의권이 남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2.부터 2024. 2.까지의 미지급임금인 별지 계산표의 차액란 기재 각 돈(그 합계액이 27,280,447원이다)과 이에 대한 각 임금발생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4. 3. 15.까지의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확정된 지연손해금인 기발생 지연손해금란 기재 각 돈(그 합계액이 2,689,546원이다)을 합한 29,969,993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위 29,969,993원에 대하여 그 지체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4. 3. 23.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기발생 지연손해금도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이전에 성립되어 있었고,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 이에 대한 지체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므로, 기발생 지연손해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도 명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심태규(재판장) 박상수 이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