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3. 24. 선고 2025노4026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2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관하여)

①

근로기준법 제61조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를 하였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사용자가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취업규칙도 '회사의 휴가 사용 촉진 조치에도 불구하고'라는 조건이 충족된 경우에 한하여 사원이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 금전으로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은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을 인식하고 취업규칙까지 제정할 만큼 근로자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근로자 D(이하 '진정인'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어떠한 휴가 사용 촉진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진정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점, ④ 진정인의 연차유급휴가 미 사용 내역은 이 사건 회사를 통하여 확보된 것인바, 피고인은 진정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 진정인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피고인은 광주시 B에 있는 전문건설업체인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9명을 사용하는 사용자이고, 진정인은 1991. 1. 10.부터 2022. 5. 31.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크레인 기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진정인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진정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합계 4,905,598원(=2019년 1,095,732원 + 2020년 1,180,020원 + 2021년 1,068,401원 + 2022년 1,563,445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연차유급휴가미사용 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은, 연차유급휴가 청구권은 1년에 한하여 적치할 수 있고,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하며(제24조 제7항, 제9항), 근로자가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는 "금전으로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4조 제10항 단서).

②

진정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할 때까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의 지급을 따로 청구하지 않았고, 이 사건 회사도 진정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근로자별 연차유급휴가 일수와 그 사용내역을 파악해 오지 않았다. 이 사건 회사가 그 밖의 다른 근로자들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여 왔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나)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 진정인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9명을 사용하는 사용자이고, 진정인은 1991. 1. 10.부터 2022. 5. 31.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크레인 기사로 근무하였다.<1>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진정인의 연차유급휴가는 25일이고(제24조 제1항, 제4항, 제5항), 진정인은 2019년에 12일, 2020년에 11일, 2021년에 13일, 2022년에 10일의 연차유급휴가를 각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2>

②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은 "연차유급휴가는 사원의 자유의사로 1년간에 한하여 적치할 수 있고, 연차유급휴가 청구권은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된다(제24조 제7항, 제9항).", "회사는 근로기준법 제61조에 따라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촉진할 수 있다. 회사의 사용 촉진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원이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는 금전으로 보상하지 아니한다(제24조 제10항 단서)."라고 규정하고 있고<3>, 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항은 "사용자가 제60조 제1항 · 제2항 및 제4항에 따른 유급휴가(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제60조 제2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제외한다)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4>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제60조 제7항 본문에 따라 소멸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고, 제60조 제7항 단서에 따른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③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 근로관계 당사자는 이 기준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낮출 수 없을 뿐만 아니라(근로기준법 제3조),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르더라도 회사가 연차유급휴가 사용 촉진 조치를 하였음에도 사원이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유급휴가에 대해서만 금전으로 보상하지 아니할 수 있는데, 피고인은 진정인의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5>

그렇다면 피고인은 진정인의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인바, 피고인은 진정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합계 4,905,598원(=2019년 1,095,732원 + 2020년 1,180,020원 + 2021년 1,068,401원 + 2022년 1,563,44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진정인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진정인에게 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6>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진정인이 현장에서 근무할 때는 휴가원을 작성하지 않고휴가를 가기도 하였다.'라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나, 피고인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였는바, 피고인의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④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진정인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에 대한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진정인이 회사에 제출한 휴가원 등 진정인의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있었고,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상 연차유급휴가 관련 규정을 인식하고 이를 반영한 취업규칙을 제정하기도 하였는바, 진정인이 퇴사이전에 피고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따로 청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진정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지하였을 것 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진정인에 대하여 어떠한 휴가 사용 촉진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진정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피고인에게 진정인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그 파기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그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46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