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의료법인인 피고는 2012. 12. 24. 피고가 운영하는 울산제일병원의 청소 업무를 주식회사 태경에이치에스알(주식회사 태경HSR, 이하 '주식회사 태경'이라 한다)에 도급하였다.
주식회사 태경의 청소원인 A는 울산제일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2013. 12. 27. 09:45경 위 병원 605호실을 청소하기 위하여 병실 문을 열고 발을 들여놓는 순간 문을 지탱하던 문틀이 땅에 떨어지면서 오른쪽 발에 부딪혀 우측 제1, 2, 3 족지부 염좌, 우측 족관절 혈관절증, 우측 종아리 근육 염좌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같은 법에 따라 A에게 휴업급여 4,365,200원, 요양급여 2,857,580원 합계 7,222,78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제2호증의 1, 2, 제4호증의 1,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울산제일병원 시설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위 시설의 점유자 또는 소유자로서 A에게 민법 제758조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원고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제3자'인 피고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A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게 된 것이므로 위 법에 따라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A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 그런데 A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극적 손해액 및 적극적 손해액 합계 2,740,458원이고 이는 원고가 A에게 지급한 급여액 범위 내에 있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위 2,740,458원을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거나, 같은 항 단서의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A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다.
이 법원의 판단
피고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은 원고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제3자'라 함은 피해근로자와의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로서 피해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 등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지칭하는 것이고, 이때 피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가입자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의 성립이 있다고 할 수 있으려면 위 피해자가 보험가입자의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1986. 4. 8. 선고 85다카2429 판결 참조).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의 1 내지 5,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당심법원의 주식회사 태경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2. 12. 24. 울산제일병원의 청소 업무를 주식회사 태경에 도급하였고 주식회사 태경은 피고와는 별개의 법인인 사실, A는 주식회사 태경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주식회사 태경의 지휘·감독 아래 위 병원에서 근무하였으며 주식회사 태경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A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고 주식회사 태경의 근로자이며,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에 따라 A의 사업주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는 자는 피고가 아니라 주식회사 태경이다. 따라서 피고는 A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일응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사고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지 여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는 원고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도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때에는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하나의 사업'이란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같은 법 제6조의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라는 것은 2 이상의 사업주 중 일방의 사업이 타방의 사업의 일부를 구성하지 아니하고 그 각 사업이 서로 중복되지 아니하여 각 사업 자체가 분리되어 행하여지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참조). 산재보험법이 이처럼 원고의 구상권을 제한한 취지는,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도급계약 관계 등으로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하면서 지속적으로 하나의 위험공동체를 구성하는 경우 그 사업장의 위험이 현실화하여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원고가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지는 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보험적 내지 책임보험적 성격에 부합하고, 원고가 그 사업장의 보험가입자인 사업주 중 1인을 다른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제3자'로 보아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러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위 단서가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때'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위 단서를 그 재해의 원인이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할 것은 아니고,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하면서 지속적으로 하나의 위험공동체를 구성하던 중 그 사업장의 위험이 현실화하여 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울산제일병원의 청소 업무를 주식회사 태경에 도급하였고, 주식회사 태경의 근로자인 A가 위 병원에서 청소원으로 근무하던 중 병실의 문틀이 떨어져 상해를 입게 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주식회사 태경은 피고로부터 피고의 울산제일병원 운영을 위한 사업 중 청소 업무를 분할하여 행하고 있었다 할 것이고, A가 병실의 문틀이 떨어져 상해를 입게 된 것은 (피고와 주식회사 태경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위 병원의 통상적인 여러 위험 중 하나가 현실화하여 발생한 사고라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의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단서는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때' 원고의 구상권이 제한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사고는 피고의 근로자의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고 병원 시설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한 것이므로 위 단서에 해당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단서가 위 단서의 다른 요건을 갖추었으나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그 근로자의 행위가 아니라 다른 사정으로 인하여 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원고의 구상권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볼 수는 없으며, 위 단서의 요건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앞서 본 위 단서의 규정 취지를 고려하여야 하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그 문구에만 얽매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좁게 해석할 것은 아니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A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연숙(재판장) 진정화 백규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