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1. 8. 24. 선고 2019가단10123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5,364,908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3. 15.부터 2021. 8. 24.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울산 중구 C에 있는 D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고, 원고는 위 D병원에서 2008. 3. 1.부터 2017. 2. 28.까지 근무한 후 퇴직한 내과전문의이다.

나.

원고는 피고의 대표자 E를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형사고소하였다. 위 E는 원고에게 퇴직금 58,279,168원 및 연차수당 16,225,324원 합계 74,504,492원을미지급하였다는 등의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 계속 중이다(울산지방법원 2020고단1347호).

다.

피고는 원고의 퇴직 후 퇴직금으로 58,109,040원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소송 중인 2021. 2. 8. 추가로 24,469,416원을 울산지방법원 공탁관에 공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연차휴가수당 청구에 대한 판단

갑 제2호증, 제3호의 1 내지 1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연차휴가수당은 16,225,324원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6,225,32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1)

퇴직금의 계산

가)

퇴직일 전 3개월간의 임금 총액 : 38,772,464원

○

퇴직 전 3개월간 급여: 37,911,000원

○

연차휴가수당: 861,464원(= 2017년도 연차미사용수당 3,445,857원 ÷ 12개월 × 3개월)

나)

계속근로기간: 2008. 3. 1.부터 2017. 2. 28.까지(3,287일)

[인정근거] 갑 제2호증, 제3호증의 10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퇴직금 계산내역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430,805원 15전(= 38,772,464원 ÷ 90일)이므로, 원고의 퇴직금은 116,388,208원(= 430,805원 15전 × 30일 × 3,287/365, 원미만 올림)이 되고, 원고는 이중 58,109,040원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58,279,168원(= 116,388,208원 – 58,109,0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퇴직금 분할지급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2008. 3. 1.부터 2012. 7. 25.까지 퇴직금을 분할하여 월급과 함께 이미 지급받았기 때문에 원고에게 별도의 퇴직금 채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고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을 제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매년 체결한 임용계약서에는 해당 연도의 근로에 대하여 장래에 발생할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선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는 퇴직금 분할 약정으로서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기왕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라고도 볼 수 없어 예외적으로 유효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08. 3. 1.부터 2012. 7. 25.까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합계 46,071,520원을 분할하여 선지급하였는바, 이러한 금원 지급이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면 피고에게 반환되어야 하므로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항변한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앞서 본 기초사실과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위 법리를 보태어 보면, 피고가 2008. 3. 3.경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따라 2008. 3. 1.부터 2009. 2. 28.까지 매월 800,000원씩을, 2009. 3. 1.경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따라 2009. 3. 1.부터 2010. 2. 28.까지 매월 817,000원씩을, 2010. 3. 3.경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따라 2010. 3. 1.부터 2012. 2. 28.까지 매월 917,000원씩을, 2012. 3. 2.경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따라 2012. 3. 1.부터 2012. 7. 25.까지 매월 917,000원씩을 지급하는 등 임금과 구별되는 선급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는 등 피고와 원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위 선급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볼 수 있고, 위와 같은 합의는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 기간 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합계 46,071,520원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부당하게 지급된 돈(이하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채권’이라고 한다)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①

원고는 퇴직금을 매월 나누어 지급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서에 자필로 서명하였고, 위 문서는 처분문서에 해당하는바,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②

피고와 원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상 ‘중간신청에 의한 퇴직금은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하며, 급여대장에는 관리편의상 보조비 항목으로 표기되어 지급한다(급여명세표에는 퇴직월할로 표기)’고 정하였고, 피고가 원고에게 교부한 급여명세서에는 월급여액, 상여금, 식대, 자가운전교통보조금 등과 별도로퇴직급여(월할) 명목의 금원이 특정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2008. 3. 1.부터 2012. 7. 25.까지 총 46,071,520원이 원고에게 지급되었는데 원고는 퇴직할 때까지 이와 같은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에 관하여 이를 제기한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③

2008. 3. 1.부터 2012. 7. 25.까지 지급한 퇴직급여(월할)을 임금에 포함된다고 볼 경우 퇴직급여 분할 약정을 하지 않은 2012. 7. 26.부터의 임금이 오히려 줄 어드는 것이 되어 2008년부터 1~2년 마다 꾸준히 인상되어 오던 기존의 임금체계와 맞는 않는다.

④

퇴직급여(월할)를 제외한 임금 액수도 월 1천만 원이 넘는 등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일반적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에 비추어 특별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수준으로 보기 어렵고, 원고는 매년 근로계약서 말미에 본인의 서명을 함으로써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와 같은 사정을 인식하였다고 보인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것과 같이 2008. 3. 1.부터 2012. 7. 25.까지의 퇴직금 중간정산은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받은 46,071,520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위 46,071,52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따라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 46,071,520원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 중 1/2인 29,139,584원(= 58,279,168원× 1/2)과 서로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피고의 원고에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16,931,936원(= 46,071,520원 – 29,139,584원)이 남게 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은 29,139,584원(= 58,279,168원× 1/2)이 남게 된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각 연도별 근로계약서상 매월 퇴직금으로 지급될 금원이 특정되어 있었으므로 매월 퇴 직금 명목으로 원고에게 지급된 금원에 대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위 각 금원이 지급된 날부터 발생하였고, 민법상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가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2021. 3. 15.로부터 10년 이전에 발생한 2008. 7. 1.부터 2011. 5. 15.까지의 지급 금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부분은 이미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나, 사용자에게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하고 근로자의 퇴직금청구권과의 상계를 허용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의 취지, 즉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퇴직금 내지는 근로기준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공평의 견지에 비추어 합당하지 아니하다는 것과, 실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발생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당사자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부 및 그 효력유무에 대한 판단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이 사건 역시 이 사건 소를 통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있은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 유무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적어도 원고의 퇴직일 이후로써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함에 따라 발생하는 채권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매월 지급일이 기산일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5,364,908원(= 연차휴가수당 16,225,324원 + 퇴직금 29,139,58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7. 3.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8. 2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변제공탁의 효력

한편, 채무자가 공탁원인이 있어서 공탁에 의하여 그 채무를 면하려면 채무액 전부를 공탁하여야 하고, 일부의 공탁은 그 채무를 변제함에 있어서 일부의 제공이 유효한 제공이라고 시인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권자가 이를 수락하지 아니하는 한 그에 상응하는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51359 판결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45,364,90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은데 피고는 2021. 2. 8.24,469,416원만 공탁하였고, 원고가 이를 수락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위 변제공탁은 채무 일부의 공탁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