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단5188
판결선고
2020. 11. 20.
울산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울산 울주군 B 소재 (주)C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15명을 사용하여 플랜트기자재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9. 8. 17.부터 2018. 6.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2016년 연차유급휴가수당 1,224,880원, 2017년도 연차유급휴가수당 1,377,990원, 2018년도 연차유급휴가수당 1,224,880원 합계 3,827,750원, 중간정산 퇴직금 23,039,540원(2016. 3. 1. 이전) 및 퇴직금 5,344,010원(2016. 3. 1. ~ 2018. 6. 30.) 합계 28,383,55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D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E,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사업장카드, 고용보험 이력조회, 퇴직증명서, 연차현황,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2018. 4. ~ 2018. 6. D 급여명세서, 2016년 ~ 2017년 급여대장(D),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G), 진정인의 주장에 기초한 중간정산 퇴직금 산정, 퇴직금산정서(증거목록 순번 51)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연차유급휴가수당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연차유급휴가수당의 경우 근로자 D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미사용한 연차휴가일수가 존재하지 않으며, 설령 미사용 연차휴가가 존재하더라도 D의 급여에 연차유급 휴가수당이 포함되어 지급되었고, 2019. 3. 13.경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을 포함하여 19,314,059원을 지급한 이상 그 지급의무를 이행하였다. ② 퇴직금의 경우 D는 2010. 4. 30. (주)C에서 퇴사한 후 2010. 5. 1. (주)H에 입사하였다가 2013. 1. 31. 퇴사하였고, 그 다음날인 2013. 2. 1. 다시 (주)C에 입사하였으며, D의 2010. 5. 1.경 퇴직 및 2013. 1. 31.경 퇴직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은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하여 소멸하였고, 2013. 2. 1.부터 2018. 6. 30.까지의 퇴직금은 2019. 3. 13.경 지급하였으므로 지급의무를 다하였다.
판단
연차유급휴가수당 미지급에 관하여
근로자가 사용하지 못한 연차유급휴가가 있는 경우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에 따른 수당 청구가 가능하고, 퇴직근로자는 근로관계 종료시 그 때까지의 연차유급휴가미사용 수당을 사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이 매월 일정한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은 아니어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이 곧바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그 전액을 지급기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로써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 위반죄는 성립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도7896 판결 참조).
한편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하였다면 이는 포괄임금제에 관한 내용에 해당하는데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참조).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피고인의 위 주장은 근로자 D와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있었고, 매월 포괄임금이 지급된 이상 추가적인 연차유급휴가수당 지급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해석되는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D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D의 급여명세서, 피고인 운영 회사의 취업규칙 등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내용이 없고, D가 수행한 업무(열처리로 설계업무)의 특성이나 성질상 포괄임금제의 실질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D를 제외하고 다른 근로자들과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 주장과는 달리 D와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위와 같은 증거들에 의할 때 D가 퇴직한 2018. 6. 30.경으로부터 14일 이내에 피고인이 판시 연차유급휴가수당(정확하게는 미사용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음은 명백하여 이로써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성립하고(피고인도 경찰 조사 당시 위 수당 미지급은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음), 그 이후 피고인이 2019. 3.경 미지급 수당을 지급한 것은 범행 성립 후의 사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퇴직금 미지급에 관하여
근로자가 모회사로부터 자회사로, 다시 자회사로부터 모회사로 전출되는 경우에 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계속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써 모회사 또는 자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 자회사 또는 모회사에 다시 입사하였다면 전자와의 근로관계는 단절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모회사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계속근로관계도 단절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5다5139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주)H에서 열처리로 제작을 위한 수주 및 설계업무를 하면 그 제작을 (주)C에서 맡는데, 두 회사 모두 대표이사가 피고인이고, 피고인의 필요에 따라 D, E 등 근로자들의 소속을 변경하면서 이들을 업무에 종사시켰으며, D, E은 설계업무 종사자들로서 (주)H의 사무실이 소재한 울산 남구 I에서 근무하였고, (주)C으로 최종적으로 소속이 변경된 2013년 이후에도 위 장소에서 설계업무에 종사하였으며, 위와 같이 소속 변경이 이루어질 당시 피고인이 따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퇴직금을 지급받은 적이 없었고, E을 비롯한 근로자들도 당시 소속변경을 인지하면서 이를 실질적 퇴사와 재입사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음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관계라면 D의 소속 회사가 C에서 H로, 다시 C로 변경된 것은 피고인의 경영상 결정에 따른 퇴사와 재입사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하여 D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D의 근로관계는 C에 입사한 2009. 8. 17.부터 퇴직한 2018. 6. 30.까지 지속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에 따라 D의 피고인에 대한 퇴직금청구권은 D의 실제 퇴사 후 재입사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이 있었던 2016. 2. 29. 및 최종퇴직시인 2018. 6. 30.로부터 14일 이후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2010년 및 2013년 있었던 D의 소속변경에 따라 그 당시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였고, 그 퇴직금청구권이 시효소멸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이유 없고, D가 민사소송 제기 및 진정서 제출 등을 통해 판시 퇴직금에 대한 지급청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이상 D의 퇴직금 청구권은 시효소멸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양형의 이유
아래와 같은 피고인에 관한 양형 정상과 더불어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정상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 피고인이 미지급한 퇴직금액이 상당하고, 경찰 조사에서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가 이 법정에 이르러 소멸시효를 주장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죄질이 가볍지 않고, 비난가능성도 높은 점,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존재하는 점 등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이 미지급한 총 수당 및 퇴직금 합계액 32,211,300원 중 절반 이상인 19,314,059원을 D에게 지급한 점, 피고인의 연차유급휴가수당 및 퇴직금 미지급이 악의적이거나 계획적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에게 2001년 선고받은 집행유예형 전과 외에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이 없으며, 수차례 체불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혐의로 입건되기는 하였으나 금품 청산 등의 사유로 공소권없음 처분을 받은 경우가 다수 있는 점 등
판사 유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