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202
판결선고
2019. 5. 14.
범죄사실
피고인은 울산 중구 B건물, 1층 소재 C 지역주택조합의 실질 대표자로 상시 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주택임대업을 경영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8. 16.부터 2018. 10. 24.까지 조합 경리업무 및 조합원 관리, 상담 등의 일을 하고 퇴사한 D의 2018. 10. 임금 일부 1,625,806원과 재직기간 중 25개월 간(2016. 9. ~ 2018. 9.) 세금 명목으로 공제한 3.3%에 해당하는 임금 일부 및 미지급금 1,732,500원(69,300원 × 25개월), 퇴직금 4,502,679원 등 체불금품 합계 7,860,98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D의 진술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 위반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유죄판단의 근거
피고인의 변소 요지
피고인은 C 지역주택조합(이하 '조합'이라고만 한다)이 시행하던 아파트 건축, 분양사업이 비정상화되고 재정상태가 매우 악화된 상황에서 조합장 직무대리직을 맡게 되었는데, D에 대한 체불임금은 대부분 피고인이 조합장 직무대리직을 맡기 전에 발생한 것이므로 그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을 피고인에게 물을 수는 없다. 나아가 위와 같이 조합의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고인으로서는 D에게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근로기준법 위반죄에 대한 책임이 조각된다.
판단
임금체불의 책임 귀속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D에 대해 체불된 임금은 대부분 피고인이 조합장 직무대리로 선출되기 전에 발생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임금 지급기일에 임금을 체불하는 것을 방지하는 규정이 아니라 근로자의 퇴직 전까지 체불된 임금 등 일체의 금품을 퇴직일로부터 일정시기까지 청산할 의무를 지우는 규정이다. 즉 근로기준법 제36조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사용자가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 등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기능을 하는 한편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에게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다.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임금의 정기지급일에 임금 전액을 지급할 사용자의 의무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은 제43조 제1, 2항에 그 의무를 규정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36조에서 정한 금품 청산의무와는 구별하고 있다.
나아가 임금 등에 대한 청산의무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는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근로자의 재직 중 임금 체불을 한 주체가 누구인지, 그 사유가 무엇인지는 묻지 않는다. 사용자는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근로자와 기일연장을 합의함으로써 위 법률위반죄의 책임을 면할 기회를 갖게 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위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임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기준으로 그 책임의 귀속 주체를 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D에 대한 임금이 피고인이 조합장 직무대리로 선출되기 전부터 이미 체불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임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조합장 직무대리로 재직하던 중 D이 퇴직하고,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체불임금에 대한 청산이 이루어지 않은 이상 피고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 109조 제1항, 제36조에서 정한 금품청산의무 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책임조각사유 주장에 관한 판단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가 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D의 퇴직 당시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어도 임금과 퇴직금의 미지급이나 지체를 방지할 수 없었고 피고인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조합장 직무대리로 선출되어 2018. 10.경부터 직무대리로서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퇴직 근로자인 D에 대한 체불임금이나 퇴직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위한 조치를 성의를 다하여 취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조합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에서 조합장 직무대리를 맡은 지 불과 며칠 만에 D에게 사직을 권유하여 근로계약관계를 해소하였다.
나아가 그러한 고용관계 종료 과정에서 피고인이 D에 대한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특별한 방도나 계획을 마련한 것도 아니고, 체불임금 및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을 위한 합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당시 아파트의 분양 저조 등으로 조합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때까지의 사업 진행 경과, 조합의 자산규모, D에 대한 체불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D의 임금과 퇴직금 지급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조합의 사업이 비정상화되었다거나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조합의 재정상태가 악화된 상태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퇴직 근로자에게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78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안으로, 근로자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체불 상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조합의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고인이 조합장 직무대리직을 맡아 조합 정상화를 위해 나름 노력하였으나 조합 재정상황이 여의치 않아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또한, 체불된 임금 대부분은 피고인이 조합장 직무대리직을 맡기 전에 발생한 것으로 피고인이 이를 한꺼번에 청산하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하고, 그 집행을 유예한다.
판사 송명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