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노112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에게는 D가 재입사한 후 근로한 기간에 대해 퇴직금 지급의무를 위반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울산 울주군 B에 있는 C의 대표로 상시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음식점을 하는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4. 19.부터 2018. 8. 17.까지 주방 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일부인 765,634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는 임금·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임금·퇴직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경우뿐만 아니라 기타의 사정으로 사용자의 임금부지급에 고의가 없거나 비난할 수 없는 경우에도 그 죄가 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7도97 판결 등 참조).

2)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나.

판단

기록상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D의 재입사 후 근로기간에 대해서도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음을 인식하고도 고의로 퇴직금을 미지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피고인은 상시근로자 2명을 사용하며 감자탕을 판매하는 음식점을 운영해 왔는데, 피고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의 규모가 작고, 그 특성상 장기 근속하는 근로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피고인은 2013년부터 이 사건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퇴직금을 지급해 본 경험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은 2018. 4. 18. D에게 피고인의 형편상 이 사건 음식점을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려운 사정임을 밝히며 언제까지 영업할 수 있을지 모르니 퇴직 처리를 하고 퇴직금을 정산하자고 하였고, 이에 D가 동의하여 피고인은 같은 날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3)

피고인은 2018. 4. 20. 재입사하기로 한 D와 사이에 급여 220만 원(기존 210만 원에서 인상된 것임), 근로계약기간 2018. 4. 20.부터 2019. 4. 19.까지로 정하여 새로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계약서에는 '1년이 안 되면 퇴직금은 없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피고인이 2017. 4. 19. D와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위와 같은 퇴직금 미지급 특약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4)

D는 2018. 4. 21.부터 근무하다가 8. 17. 퇴직하였는데, 피고인에게 그동안 위 퇴직금 미지급 특약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퇴직 시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5)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2018. 4.경 고용노동부에 전화로 문의한바, 퇴직 후 재입사한 기간의 차이가 하루뿐이어도 퇴직의 의사로 합의한 후 다시 입사한 것이라면 새로 취직한 것으로 본다는 답변을 듣고 위와 같이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동일한 취지로 고용노동부에 문의한 녹취록에 의하더라도, 고용노동부 측에서 "근로자의 의사에 의하여 퇴직하고 퇴직금 정산까지 완료되었다면 근로관계는 종료되고 재입사한 시점부터 새로운 근로년수의 기산점이 된다."는 취지로 답한 사실이 인정된다.

6)

위와 같은 D의 퇴직·재입사 및 근로계약서 작성 경위, 피고인의 일관된 진술, 위 녹취록 내용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으로서는 D가 퇴직 및 재입사할 당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대하여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알아본 뒤 D가 재입사한 후 근로한 기간에 대해서는 퇴직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이고,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도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1.

공소사실의 요지

위 2.의 가.항과 같다.

2.

판단

위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우철(재판장) 장성신 정제민

각주1) 증거기록 제37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