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고용승계수당(또는 '고용승계지원수당'이라고도 한다, 이하 '고용승계수당'이라 통칭한다)은 F에서 퇴사하여 G 주식회사에 입사한 후 C 주식회사로 고용승계가 된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이라 한다)이 받는 임금이 종전에 F에서 지급받던 임금과 비교하여 부족액이 있을 경우 해당 부족액만큼을 보전해주기로 한 약정에 따라 신설된 것이지, 확정금액의 고용승계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바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에 해당하는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게 1일당 15,000원이라는 확정금액의 고용승계수당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법리오해
고용승계수당은 C 주식회사 소속의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용승계수당이 임금이라고 보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對償)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되며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고, 또한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금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10. 17. 선고 2002다80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의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 함은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된다(대법원 2005. 9. 9. 선고 2004다41217 판결).
위 법리에 따라 보건대, 고용승계수당이 C 주식회사 소속의 전체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것은 아님은 피고인의 주장과 같기는 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고용승계수당은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F에서 적용받던 임금체계와의 차이로 인하여 F의 임금보다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고용승계수당은 이러한 조건 또는 기준을 충족한 근로자들에게 소정 근로의 대가로 일률적으로 지급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고용승계수당이 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감액에 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등을 변경하거나 이 사건 근로자들과 임금 감액에 대한 합의 또는 협의, 조정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하였는바, 임금이 일부 감액 지급된 것은 조정된 임금이 종전 근무지에 비하여 많아졌기 때문이라거나 이러한 내용이 임금설명회 자료에도 기재되어 있다는 등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일방적인 임금 감액을 정당한 것으로 판단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임금미지급 및 금품청산의무위반의 고의의 존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43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사후에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43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도6969 판결,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따라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승계수당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M 주식회사가 그 협력사인 F, G 주식회사, C 주식회사 등 6개 업체에 서열/피딩 일원화를 지시함에 따라 그 일환으로 위 6개 업체들의 근로자들 중 일부가 그 소속을 변경하게 되었다. 고용승계수당은 이러한 사정으로 F에서 G 주식회사를 거쳐 C 주식회사로 소속을 옮기게 된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이 종전 F와 현 사업장 사이의 임금체계 차이로 인하여 이직 후 임금이 하락하는 불이익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양 사업장의 임금체계의 상이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임금수준이 유지되도록 신설된 것이다.
한편, 고용승계수당의 지급에 관하여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는 아무런 규정이 없고,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이 G 주식회사에 취업할 무렵인 2016. 9. 22. 실시된 조기설명회 자료(수사기록 136쪽)와 2016. 9. 29. 작성된 각 임금지급규정 동의서(수사기록 185 내지 189쪽)가 존재한다. 따라서 위 조기설명회 자료와 임금지급규정 동의서가 고용승계수당의 지급근거가 되는바, 그 주된 내용은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이 종전 사업장과 현 사업장의 임금체계 차이로 인하여 임금이 하락하는 불이익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1일당 15,000원의 고용승계수당을 신설하여 지급하되, 임금 하락분이 발생하거나 현재 임금이 F의 임금과 비교하여 월등할 경우에는 임금인상시기(매년 1월 1일)에 조정하여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고용승계수당의 지급근거 자체에 향후 임금 하락분이 발생하면 고용승계수당을 증액하거나 임금이 종전보다 월등할 때에는 감액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
사용자인 C 주식회사 측은 2017년도 임금 등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2017. 2. 9.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설명회에서, 종전 근무지와 비교할 때 2016년도 임금이 초과 지급됨으로 인하여 2017년도에는 고용승계수당을 1일당 15,000원에서 10,000원으로 감액하여 지급한다는 취지로 설명하였고(참고자료 1번 및 당심증인 N의 법정진술), 이후 2017. 2. 14.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수사기록 139~143쪽), 달리 2017년도에 위와 같은 고용승계수당 감액에 관하여 이의가 있었던 정황은 기록상 보이지 않는다. 이후에도 C 주식회사 측은 2018년도에 고용승계수당을 10,000원에서 5,000원으로 감액하기에 앞서 2018. 2. 7. 설명회를 개최하여 이를 안내하고(수사기록 130쪽) 근로자들로부터 동의서를 징구하려고 하는 등 2017년도 당시와 동일한 절차를 거치려고 하였다.
실제로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 13명은 2016년도에 F의 임금과 비교할 때 적게는 421,476원에서 많게는 846,088원만큼 더 지급받았고, 2017년도에 고용승계수당이 1일당 15,000원에서 10,000원으로 감액된 후에도 E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최소 224,639원에서 최대 1,040,572원까지 F의 임금보다 더 지급받은 바 있다(수사기록 168쪽).
이 사건 근로자들 중 1인인 원심증인 E는 '고용승계수당은 종전 근무지의 총지급액을 유지하여 승계되는 근로자의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신설된 것이지 임금을 올려줄 목적으로 신설된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있었고(공판기록 57쪽), 원심증인 D도 '고용승계수당은 임금 하락분을 방지하기 위하여 생긴 제도이고, 최초 신설될 때부터 과다 지급되면 차년에 줄여서 지급하고 연말에 정산한다는 개념으로 도입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점(공판기록 65, 67쪽)에서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도 위와 같은 고용승계수당의 취지상 장차 그 지급 여부나 금액이 변동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와 같은 고용승계수당을 신설하여 지급하게 된 경위와 그 취지, 고용승계수당의 감액조치에 이른 구체적인 경과, 고용승계수당 지급근거의 문언, 규정형식 및 이에 관한 당사자들의 인식 내지 이해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은,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과 사이에 F에서 퇴사하여 G 주식회사에 취업하는 2016. 10. 1.부터 2016. 12. 31.까지는 고용승계수당을 일단 1일당 15,000원을 기준으로 정하여 지급하되, 이후 고용승계수당이 같은 금액으로 유지될 경우에 이 사건 고용승계 근로자들이 받게 될 임금이 F 재직 당시보다 많아지게 되면 그에 상응하여 향후 매년 1월 1일마다 고용승계수당 금액을 조정하여 반영할 수 있다는 약정을 체결하였고, 위 약정은 근로기준법 등에 반하지 않고 유효하여 이에 터잡아 고용승계수당을 감액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고용승계수당을 감액한 그 차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에게 임금미지급 및 금품청산의무위반으로 인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임금미지급 및 금품청산의무위반의 고의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고용승계수당 감액분 상당의 임금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판단 여부
앞서 본 C 주식회사가 고용승계수당을 감액한 조치가 이에 관한 근로자들의 명시적인 동의를 얻거나 근로자와의 협의 내지 조정 등 근로기준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용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위법한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으로서 무효인지, 아니면 '현재 임금이 F의 임금과 비교하여 월등할 경우에는 고용승계수당 금액을 조정하여 반영할 수 있다'는 근로조건 변경유보조항에 근거한 것으로서 유효할 것인지, 만일 변경유보조항의 효력이 문제되더라도 근로자들의 고용승계수당 감액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 유무에 따라 어느 기간 동안의 얼마의 범위에서 임금지급의무가 인정될 것인지 여부가 수사 및 공판절차에서 다투어지고 있는바, 피고인에 대하여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하는 이상, 이러한 쟁점들에 관한 이 사건 수사 및 소송 진척경과나 검사와 피고인 측이 이 법원에 제출한 주장 및 그에 관한 증거들과 그 입증정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C 주식회사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민사상의 임금지급책임의 존부 및 그 범위를 현재의 단계에서 판단하는 것은 다소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울산 북구 B 소재 C 주식회사 대표이사로 상시근로자 200명을 사용하여 자동차부품 서비스업을 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 1.부터 현재까지 피딩 업무로 재직 중인 D의 2017. 1. 고용승계수당 차액 105,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재직 근로자 4명의 체불금품 합계 10,910,000원을 매월 임금정기지급일인 16일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 1.부터 2018. 4. 1.까지 피딩 업무로 근로한 E의 2017. 1. 고용승계수당 차액 105,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E의 고용승계수당 차액 합계 1,895,000원을 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3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관구(재판장) 남관모 한윤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