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5. 8. 선고 2020가단113524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토목건축업, 전기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D 주식회사에게 울산 울주군 E 소재 F지구 조성공사(2공구)를 하도급주었다.

나.

원고는 2015. 7. 25. 07:30경 위 공사 현장에서 상부공 B호안 26SPAN과 27SPAN 사이에서 콘크리트 타설 미장 준비작업 중 2m 높이에서 이동식 사다리를 사용하여 상부공 기초바닥으로 내려오던 중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경막하 출혈, 우측 요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라. 원고는 2020. 6. 22.경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이 사건 사고 현장 안전관리 등의 관리책임자이자 사용자로서 원고의 근로 중 발생한 위 사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으므로, 원고에게 위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합계 197,250,367원(= 일실수입 중 휴업급여를 공제한 137,250,367원 + 위자료 6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마.

피고는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23. 2. 6. 서울회생법원 2022회합100111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2023. 11. 17.경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 12, 13호증의 각 기재, 갑 제2호증의 영상,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대한 문서제출명령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절차는 중단된다(제59조 제1항). 회생절차에 참가하고자 하는 회생채권자는 회생채권의 원인 및 내용을 법원에 신고하여야 하고(제148조),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된 회생채권은 신고된 것으로 의제되는데(제151조), 신고하지 아니한 회생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에 따라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실권된다. 신고된 회생채권에 관하여 관리인 등이 이의를 하여 회생채권이 확정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회생채권을 보유한 권리자는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고(제170조 제1항), 회생절차개시 당시 이의채권에 관하여 소송이 계속하는 경우 권리의 확정을 구하고자 하는 때에는 이의자 전원을 상대방으로 하여 소송절차를 수계하여야 한다(제172조 제1항). 위 소송절차 수계는 회생채권확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으로서 조사기간의 말일까지 이루어지는 관리인 등의 회생채권에 대한 이의를 기다려, 회생채권자가 권리의 확정을 위하여 이의자 전원을 소송의 상대방으로 하여 신청하여야 하고, 소송수계에서 상대방이 되는 관리인은 회생채권에 대한 이의자로서의 지위에서 당사자가 되는 것이므로, 당사자는 이의채권이 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미리 소송수계신청을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다35123 판결 등 참조). 위 소송수계는 조사기간의 말일 또는 특별조사기일부터 1개월 이내에 하여야 하고(제170조 제2항, 제172조 제2항), 그 기간 경과 후에 수계신청을 한 경우에는 그 소는 부적법하게 된다(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6다9545 판결의 취지 참조). 또한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계획이나 채무자회생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는 채무자는 모든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관하여 그 책임을 면하게 되는바(제251조), 회생채권의 경우에는 회생절차에 의하여서만 변제가 가능하므로 채권자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생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제기하는 것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및 회생채권 등의 신고기간 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그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그 회생채권은 실권되지 않는다. 이때 그 회생채권자는 채무자회생법 제152조 제3항에 불구하고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난 후에도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게 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회생채권의 신고를 보완할 수 있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3다24968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직권으로 살펴본다.

1)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 신고기간(2023. 2. 21.부터 2023. 3. 6.까지) 경과한 후인 2023. 6. 15.경 자신의 이 사건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한 사실<1>, 2023. 11. 17.경 원고의 위 채권을 포함하여 신고기간 이후에 추후 보완 신고된 회생채권 등의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기일이 진행되었는데, 피고의 관리인(G)이 원고의 위 채권 등에 대하여 이의한 사실, 원고가 위 특별조사기일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였음에도 수계신청을 하거나 회생채권의 확정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회생절차개시 당시 이의채권에 대하여 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 회생채권자로서는 수계신청을 하고 회생채권조사확정의 소로 변경하여 채권의 존부 및 범위를 다투어 그 결과를 회생채권자표에 기재함으로써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질 수 있을 뿐이고, 그러한 절차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중이던 이행청구의 소를 그대로 유지하여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또 다른 형태의 집행권원을 가지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적법한 소송수계 없이 회생절차 밖에서 회생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것이므로, 소의 이익이 없거나 허용되지 않는 소로서 부적법하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의 이 사건 채권이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근로자의 재해보상금청구권에 해당하여 공익채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을 당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78조 내지 제80조에 따라 사용자에 대하여 요양·휴업·장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경우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재해보상책임과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① 재해보상의 경우 사용자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책임이 인정되는 반면(다만 근로기준법 제81조에 의하면 휴업ㆍ장해보상에 관하여는 근로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사용자가 면책될 수 있다),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 경우 사용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요한다는 점, ② 재해보상의 경우 그 보상액이 정액·정률화 되어 있는 반면,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 경우 그와 같은 제한이 없는 점, ③ 재해보상청구권의 경우에는 그 양도나 압류가 금지되어 있는 반면,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제한이 없다는 점 등 그 인정요건, 인정금액 등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재해보상은 입법자가 사회정책적 차원에서 근로기준법에 일종의 사회보장제도를 설정해 놓은 것으로, 일반적인 손해배상제도와 달리 공익성을 띤다. 이와 같이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책임과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명백히 구별되는 것으로서, 채무자회생법이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근로자의 ‘재해보상금청구권’만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채무자회생법이 재해보상금청구권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한 취지는 사회정책적인 이유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에 상응하는 것은 일반적인 손해배상청구권이 아니라 공익성을 띠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재해보상청구권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한 점, 채무자회생법상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도 수시로 변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제180조), 채무자회생법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공익채권의 범위는 가급적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재해보상금청구권’은 근로기준법 등 사회보장제도에 의하여 인정되는 근로자의 재해보상청구권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청구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공익채권으로 볼 수 있는바, 수급권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았거나 받을 수 있으면 보험가입자는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책임이 면제되는데(제80조), 앞서 거시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보험법에 따른 휴업급여, 요양급여, 장해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청구권은 산재보험법 제80조에 따라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청구권이 모두 소멸한 이상,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순수한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이라 할 것이고, 이는 채무자회생법상 공익채권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는, 이 사건 채권이 채무자회생법 제625조 제2항 제4호(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제5호(채무자가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 제6호(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에서 정한 청구권으로 면책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규정은 채무자회생법 제4편 개인회생절차 중 제6장 폐지 및 면책에 있는 조항으로 개인회생절차에 적용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의 이 사건 채권이 재해보상청구권에 해당하지 않음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한다.

판사 박정홍

각주1) 원고는, 피고가 고의로 채권자목록에 원고의 이 사건 채권을 누락하였으므로 실권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는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자신의 위 채권을 추후 보완 신고를 하였고, 이에 관하여 특별조사기일까지 거쳤으며, 이 법원은 위 특별조사기일 전에 원고의 대리인에게 석명준비명령을 보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