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결정

울산지방법원 2020. 1. 15.자 2020아1001 결정

주문

이 사건 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신청인은 1999. 12.경 B 주식회사 등 9개 건설회사가 'C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자금을 투자하여 설립한 회사이다.

나.

피신청인은 2018. 12. 31. 신청인에 대한 근로감독 청원서가 접수되자 2019. 1. 8.부터 2019. 12. 10.까지 신청인의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 후, 2019. 12. 11. 신청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시정지시를 하며 2020. 1. 17.까지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시정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지시'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소갑 제1, 9호증, 소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신청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시정지시의 법적 성격

이 사건 시정지시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이 사건 시정지시의 법적 성격을 살펴본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은 '근로감독관은 사업장감독 결과 확인된 위법사항에 대하여는 [별표 3]의 위반사항 조치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본부에서 위반사항과 조치해야 할 내용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조치기준이 시달된 경우에는 이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별표 3]은 '사용사업주<1>가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할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시정기간을 25일 이내로 정하여 시정지시를 한다. 사용사업주가 기한 내에 시정완료하면 내사종결하고, 기한 내에 시정하지 아니하면 범죄인지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시정지시는 행정청이 일정한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사인 등 상대방에게 지도·권고·조언 등의 방법으로 일정한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비권력적 사실행위로서 그 자체로 일정한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만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지도(행정절차법 제2조 제3호)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근로기준법이나 파견법 등 관계 법규명령 어디에도 근로감독관과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한 사용사업주에 대한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에 앞서 우선적으로 시정지시를 하도록 강제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무분별한 범죄인지와 과태료 부과로 전과자 등을 양산하는 것보다는 사용사업주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사용사업주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행정규칙인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사용사업주에 대한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에 앞서 사용사업주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수 있도록 사용사업주에게 시정지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따른 시정지시는 사용사업주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며 사용사업주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2)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의 개념적인 특징은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 데에 있으므로, 상대방이 임의적인 협력을 거절하여도 그것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신청인이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면 사실상 신청인에게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되므로, 그와 같은 경우에는 이 사건 시정지시가 행정지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관계 법령 어디에도 신청인이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근거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파견법 제43조 제2호에 의한 형사처벌이나 파견법 제46조 제2항에 의한 과태료 부과는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부과되는 것이지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부과되는 것이 아니다).

3)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이 사건 시정지시는 파견법 제38조 제1항의 보고명령에 해당하는바, 신청인이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신청인이 파견법 제46조 제5항 제2호에 따라 신청인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는 행정지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파견법 제38조 제1항은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 원활하게 행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행정조사와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에 불과하다. 이 사건 시정지시는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사업장 근로감독이 종료된 이후 그 결과에 따라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를 하기에 앞서 신청인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지 다시금 새로운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파견법 제38조 제1항의 보고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시정지시의 처분성 인정 여부

1)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 당해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과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행정청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43974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정지시는 그 자체로 일정한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시정지시로 신청인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거나 법적 불안을 가져오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는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곧바로 발생하는 것이지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따른 시정지시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지시로 신청인의 법률상 지위에 어떠한 변동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일정한 불이익조치가 예정되어 있다면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신청인에게 어떠한 불이익조치도 예정되어 있지 않다(앞서 살펴본 바와 같디 파견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부과는 파견법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부과되는 것이지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부과되는 것이 아니다).

3)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단서 제4호는 '고의 또는 중과실로 주요 근로조건을 위반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즉시 범죄인지 또는 과태료 부과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시 범죄인지 또는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신청인은 이 법원이 이 사건 시정지시의 효력을 정지하거나 이 사건 시정지시를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신청인에 대한 범죄인지와 과태료 부과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하여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도록 하더라도 신청인의 법적 불안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할 실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은 부적법하다(설령 이 사건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정지시로 신청인이 받는 불이익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신청인에게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이 집행정지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에는 변동이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0. 1. 15.

판사 강경숙(재판장) 이필복 목명균

각주1) 사용사업주라 함은 근로자파견계약에 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자를 말한다(파견법 제2조 제4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