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3. 7. 12. 선고 2021가합1164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고도 한다)는 여객자동차운수 및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중형버스 운전기사(이하 ‘중형승무원’이라 한다)로 입사하여 근무를 하다가 사직원을 제출하고 퇴직금을 정산 받은 이후 피고 회사에 대형버스 운전기사(이하 ‘대형승무원’이라 한다)로 재입사하였다.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입·퇴사일 및 대형승무원 입사일은 별지2 표 기재와 같다.

다.

피고는 운전자 채용 시 대형승무원과 중형승무원을 구별하여 운전자를 채용하였고, 대형승무원들에 대하여는 피고 노동조합(X노동조합 Y지회)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라 한다)과 취업규칙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중형승무원들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중형 승무직, 이하 ‘중형취업규칙’이라 한다) 및 급여규정과 각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라.

피고가 중형승무원들에게 적용한 중형취업규칙 및 급여규정과 대형승무원들에게 적용한 취업규칙,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2>

<3>

마.

Z조합의 산하 5개사(AA 주식회사, 주식회사 AB, AC 주식회사, 주식회사 AD, AE 주식회사)와 AF노동조합 산하 위 5개사의 각 노동조합 지부는 2014. 7. 28. “중형승무원의 임금은 2015년 10월 1일부터 대형승무원 1호봉 대비 100%를 적용한다. 단,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노사가 별도 협의하여 합의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바.

1) 원고 A, B, J, K, M, O, P, R, T, V(이하 ’원고 A 등‘이라 한다)을 비롯한 피고 회사 소속 일부 근로자들은, 이들이 중형승무원에서 퇴사하고, 대형승무원으로 재입사하기까지 약 1개월간 피고의 업무지침에 따라 대형버스노선 견습을 하였음에도 피고가 해당 기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피고의 대표이사 AG을 고소하였다.

2)

이에 따른 수사결과 울산지방검찰청 검사는 2022. 8. 4. 울산지방법원 2022고약6561호로 AG에 대해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는바, 그 공소사실은 아래와 같다.

3)

울산지방법원은 2022. 11. 24.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AG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하였고, AG은 2022. 12. 23. 위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가 2023. 6. 1. 정식재판청구를 취하하여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사.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20. 1. 16. 중형승무원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아래와 같은 ’중형 근무제도 개선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내지 9, 18, 19, 23, 31, 3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가지번호를 별도로 기재하지 아니하는 한 같다), 갑 제30호증의 1,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에는 중형취업규칙 및 급여규정에 따른 임금을,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에서 퇴직하고, 대형승무원으로 재입사한 이후부터는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는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에서 퇴직하고, 대형승무원으로 재입사한 것을 근로관계의 단절로 보았기 때문이다.

2)

그러나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하였다가 퇴직하고, 다시 대형승무원으로 입사한 것은 단지 피고 회사의 편의에 따라 퇴사 후 재입사 한 형식을 빌린 것에 불과하다. 원고들은 중형승무원 입사일부터 대형승무원으로 재직하는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계속하여 근로하고 있다.

3)

위와 같은 근로관계의 계속을 전제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때부터 원고들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가)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 회사가 속한 Z조합과 피고 노동조합이 속한 AJ단체 사이에 체결된 것이므로 피고 회사에 당연히 그 효력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이 사건 합의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6조에 따라 지역적 구속력을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하면 피고는 2015. 10. 1.부터 피고 회사 중형승무원의 임금을 대형승무원 1호봉 임금에 맞추어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이후로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또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에는 피고 회사의 대형승무원 뿐만 아니라 중형승무원도 포함되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에게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가 피고 회사의 대형승무원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대형승무원과 동종의 근로자인 중형승무원에게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피고가 중형승무원들에 대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적용을 배제한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에도 위반된다.

4)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때부터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기본급 및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원고들은 2017. 10. 10.(2017. 9.분 임금)부터 2020. 12. 10.(2020. 11.분 임금)까지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임금액에서 피고로부터 기 지급받은 임금액을 공제한 임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구체적인 원고들의 청구금액은 별지1 표 청구금액 란 기재와 같다.

나.

피고

1)

피고는 대형승무원에 결원이 생기거나 대형버스 노선이나 차량이 늘어나 대형승무원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에 중형승무원 중 입사일이 가장 빠른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대형승무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대형승무원이 되려는 중형승무원은 자의에 의해 사직서를 제출하여 근로계약을 종료하였고, 일정 기간의 공백기간을 두고 재입사를 한 것이므로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설령 원고들의 계속근로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피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대형승무원들에게 적용되는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중형승무원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판단

가.

원고들의 계속근로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한 계약기간을 모두 합산하여 계속근로년수를 계산하여야 할 것이며, 임시고용원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다가 중간에 정규사원으로 채용되어 공백기간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처럼 근속기간 중에 근로제공형태(직종 또는 직류)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도 임시고용원으로서의 근로기간과 정규사원으로서의 근로기간을 통산한 기간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년수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 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근로기간과 대형승무원 근로기간 사이에 공백기간 없이 계속 유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들은 중형승무원을 사직하고 별지2 표 기재와 같이 약 1개월의 기간을 두고 대형승무원으로 재입사하였다. 그런데 관련 형사사건을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위 기간 동안 원고들은 대형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기 위하여 대형버스노선을 숙지하는 견습기간을 가졌다.

나)

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는 대형승무원에 결원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 중형승무원들 중 입사일이 빠른 순서대로 대형승무원으로 근로할 기회를 제공하였고, 중형승무원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로하기 위해 별도의 자격조건 등이 필요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퇴사 및 대형승무원 입사는 피고의 경영방침이나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중형취업규칙 제55조 제2항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에는 신분증명서, 의료보험, 작업복 및 대여물품 등을 즉시 반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퇴사일 이후 원고들에 대한 건강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지 않았고, 원고들로부터 위 작업복 등을 반환받지도 않았다.

3)

한편 위와 같이 원고들의 계속근로를 인정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재직기간에도 당연히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은 아니므로, 이하에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들에게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위와 같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계속됨을 전제로,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때부터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대형승무원의 임금을 지급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앞서 든 증거, 갑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Z조합의 산하 5개사(AA 주식회사, 주식회사 AB, AC 주식회사, 주식회사 AD, AE 주식회사)와 AF노동조합 소속 위 산하 5개사의 노동조합 지부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사실, 위 합의서에 의하면 2015. 10. 1.부터 중형승무원의 임금을 대형승무원 1호봉에 상당한 임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위 Z조합의 조합원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으면 처분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합의서는 그 문언 자체로 Z조합에 소속된 일부 운송회사들(위 산하 5개사)과 그 회사들의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것이 명백하여, 원고가 위 합의의 주체라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피고가 Z조합에 소속된 것은 인정되나, 피고 노동조합이 AJ단체에 소속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점(이 사건 단체협약서 등에 의하면 피고 노동조합은 X노동조합에는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20. 1. 16. 중형 근무제도 개선 합의서를 작성하여 중형승무원제도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비로소 중형승무원들에게 대형승무원 1호봉에 상당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이후에 피고에 입사한 원고들 모두 중형승무원 재직기간 동안 중형취업규칙 및 급여규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으면서도 이에 대하여 피고에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친다고 할 수 없다(설령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중형승무원들에게 대형승무원 1호봉의 통상시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별론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1)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서가 피고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노동조합법 제36조에서 규정한 지역적 구속력 제도로 인하여 위 합의서가 피고에게도 확장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노동조합법 제36조 제1항은 “하나의 지역에 있어서 종업하는 동종의 근로자 3분의 2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행정관청은 당해 단체협약의 당사자의 쌍방 또는 일방의 신청에 의하거나 그 직권으로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당해 지역에서 종업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와 그 사용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을 적용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법 제36조 제1항에서 정한 지역적 구속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행정관청이 당해 단체협약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지역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원고들의 주장 및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합의서에 관하여 지역적 구속력 결정을 할 수 있는 관할 행정관청은 울산광역시장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에 있어 울산광역시장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이 사건 합의서에 관하여 지역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결정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에 지역적 구속력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결국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치므로 피고가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때부터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들은 울산광역시가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에 대하여도 대형승무원 1호봉에 해당하는 급여가 반영된 운송원가에 따른 손실보조금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서가 피고 회사에도 그 효력을 미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관할 행정관청의 이 사건 합의서에 대한 지역적 구속력 부여 결정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친다고 볼 수도 없다).

2)

원고들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에 포함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단체협약서와 같은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그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에 의하여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다20454 판결). 노동조합원이 아닌 자에 대하여는 노동조합법 제35조, 제36조에 의하여 단체협약의 효력이 확장되는 경우가 아닌 한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는 피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대형승무원만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에 중형승무원이 포함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은 ’조합원의 범위는 운전자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회사의 운전자는 고용계약일로부터 조합원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은 조합원인 운전자에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고들을 비롯하여 피고 회사에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운전자들이 피고 노동조합에 가입절차를 취하거나 조합비를 납부하는 등 조합원으로서 활동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3항은 ’노동조합은 가입대상 운전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노조를 탈퇴하여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에는 탈퇴서 사본을 첨부하여 해임을 요구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중형승무원을 위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라고 보아야 한다면 피고는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중형승무원을 해고하거나, 피고 노동조합이 그러한 중형승무원들의 해고를 피고에 요청해야 할 것인데,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단체협약 제17조 제3항은 ’회사는 일정한 기간을 명시하거나 연봉제를 명시하여 계약한 조합원을 채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회사는 근로형태를 달리하는 운전자의 채용은 전항의 규정과 별도로 관계법령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이 되는 조합원인 운전자(대형승무원) 외에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적용되지 않는 ’근로형태를 달리하는 운전자‘(중형승무원)의 채용 등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중형승무원이 대형승무원과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노동조합 제35조의 일반적 구속력 인정 여부)

노동조합법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바, 이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한편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의 ’운전자‘의 범위에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중형승무원으로 재직할 당시의 원고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조합원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중형승무원 재직 당시 원고들에게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 위반 여부

가)

원고들은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 모두 도로교통법 제80조 제2항 제1호 가목의 대형면허 취득만으로 피고 회사에 취업할 수 있고, 중형승무원들과 대형승무원들의 운행노선, 노동강도에 차이가 없으므로 피고가 대형승무원들에게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에 위반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한편,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회사는 2020. 1. 16. 중형승무원제도를 폐지하기 전까지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을 구별하여 채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중형버스와 대형버스는 승차인원, 차량의 길이 및 총중량 등에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버스는 중형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행거리 및 운행시간이 길고, 교통수요가 많으며, 교통환경이 복잡한 시내노선을 운행한 것으로 보이는바, 대형승무원과 중형승무원의 노동 강도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또한 대형승무원은 운행노선의 특성상 사고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그에 따라 차량운행에 있어 기술적인 조작능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고 보다 많은 승객을 책임져야 하는 관계로 심리적 부담감도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점, ④ 피고는 위와 같은 노동 강도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 사이에 통상시급 등에 있어 차이를 두고, 중형승무원 중 경력이 오래된 순서대로 대형승무원으로 채용될 기회를 제공해 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부족하거나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조합원인 대형승무원에게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 피고의 조치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는 없다.

라)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1)

결국 원고들의 계속근로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재직하는 기간에도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사건 미지급 임금 청구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가)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중형승무원 퇴사 이후 대형승무원으로 근로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대형승무원 근무를 위한 견습기간을 거친 것으로 인정할 경우 피고가 언제부터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였어야 하는지 문제될 수 있다. 특히 원고들의 미지급 상여금 청구와 관련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제39조 제1항이 ‘회사는 년간 600%의 상여금을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하되 입사일 기준 1년 이상 근속한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입사일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라 미지급한 상여금이 존재할 수 있다.

나)

살피건대, 피고 회사의 임금 지급과 관련하여 중형승무원에게는 중형취업규칙 및 급여규정이, 대형승무원에게는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각 적용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과 같이 중형승무원으로 재직하다가 대형승무원으로 근로를 개시한 경우 이 사건 단체협약 제39조 제1항의 입사일은 원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로를 개시한 날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또한 이 경우 원고들의 견습기간 개시일(별지2 표 기재 중형직 퇴사일 다음날)을 원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로를 개시한 날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3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의 견습기간은 계속근로의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별지2 표 기재 중형승무원 퇴사일 다음날부터 대형승무원 입사일 전일까지라고 할 수 있으나,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한 피고의 미지급임금액 및 그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견습기간 중 원고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은 63시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② 위 견습기간은 약 1개월 가량의 기간인데 반하여 위와 같이 원고들이 실제 근로를 제공한 시간은 63시간 정도에 불과하므로 위 견습기간 전체를 원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로한 기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위 견습기간 중 원고들이 실제 근로를 제공한 날이나 시간 등을 특정할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로를 개시한 날은 별지2 표 기재 대형승무원 입사일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들의 대형승무원 입사일부터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이와 관련하여서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상여금 등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강경숙(재판장) 박관형 이창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