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자동차부품 도금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9. 1. 1. B 주식회사(이하 ‘B’이라고만 한다)와 사이에 자동차부품에 대한 사출, 도금 및 조립업무 등 제조업무와 입·출고 업무에 대하여 계약기간 2019. 1. 1.부터 2020. 12. 31.까지, 계약금액 사출품 개당 150원, 도금품 개당 170원, 도장품 개당 100원으로 정하여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21. 1. 4. 원고가 도금작업 도급금지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 제58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34]에 따라 이 사건 도급계약서에 따른 연간 도급금액(2019년 기준) 689,282,930원(부가가치세 포함, 10원 미만 버림)의 50/100인 344,641,465원을 기본산정금액으로 정하고, 3년간 산업재해가 1회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위 기본산정금액 344,641,465원에 20/100을 가중한 413,569,750원(10원 미만 버림)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을 제2, 4,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도금작업 미해당
통상 도금이란 금속 표면에 다른 금속의 얇은 층을 입히는 것을 의미하는데, 원고는 플라스틱 소재인 ABS 또는 PC ABS 위에 크롬 등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B에 도급한 작업 내용은 ‘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는 B에 도금작업의 전체 공정 중 ‘로딩’ 작업과 ‘언로딩’ 작업만을 도급하였다. 원고의 도금공정은 「①로딩 – ②엣칭 – ③활성1 – ④활성2 – ⑤화학니켈 – ⑥ 황산동고금 – ⑦니켈도금 – ⑧크롬도금 – ⑨세척 – ⑩건조 – ⑪언로딩」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이 중 ②번 공정부터 ⑩번 공정은 모두 자동화 설비(이하 ‘이 사건 작업라인’이라 한다)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나머지 ①번 공정인 ‘로딩’과 ⑪번 공정인 ‘언로딩’은 이 사건 작업라인 밖에서 이루어진다. 이 중 ‘로딩’ 작업은 이 사건 작업라인 밖에 도급될 재료를 단순히 걸어두는 작업이고, ‘언로딩’ 작업은 이 사건 작업라인을 통해 생산이 완료된 산출물을 검사·포장하는 작업이다. 이처럼 ‘로딩’ 작업과 ‘언로딩’ 작업은 이 사건 작업라인 밖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일 뿐만 아니라, 작업의 구체적 성질, 태양에 비추어 도금작업과는 명확하게 분리·구별되는 작업이므로 도금 ‘작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과징금 과다산정
피고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연간도급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였는데, 부가가치세는 공급가액과 구분되는 것이므로 연간도급금액 중 부가가치세 부분은 제외되어야 한다.
도금작업을 도급한 경우 과징금 부과를 내용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61조 제1항은 2020. 1. 16.자로 시행되었으므로 그 이전에 행해진 도금작업의 도급행위는 부과대상이 아니고, 2020. 1. 16. 이후 발생한 도급금액만을 기초로 연간도급금액을 산정하였어야 함에도 2019년도 도급금액을 기준으로 연간도급금액을 산정한바, 이는 법령을 소급적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아가 도금작업의 도급행위에 대한 적발 시점인 2020. 8. 27. 이후에 발생한 도급금액 역시 과징금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
원고는 B에 사출공정, 도금공정 및 조립업무 등 제조업무와 입·출고 업무를 도급한바, 피고는 전체 도급금액 중 ‘로딩’ 및 ‘언로딩’ 작업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기초로 과징금을 산정해야 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는 도금 작업자에 대한 방독마스크 지급,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종사자 교육실시, 국소배기장치 상시 가동 등 산업재해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61조 제2항에 따른 과징금 산정시 고려 사유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처분을 한바,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도금작업 해당 여부
‘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취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3, 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도금작업은 플라스틱인 ABS 또는 PC ABS 표면에 도금을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 제58조 제1항 제1호에서 도급을 금지하는 ‘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사업장은 자동차 차체용 부품을 도금 공정을 통해 제조하는 사업장으로, 제조공정은 아래와 같이 크게 ‘화학도금’과 ‘전기도금’ 공정으로 나뉘며, 그 주요 공정은 다음과 같다.
위 공정에 의하면, ‘화학도금’은 플라스틱(ABS, PC ABS)에 도금을 하기 위해 우선 황산, 수산화나트륨 등 화학물질로 조직을 변형시킨 후, 그 표면에 금속인 니켈을 화학적으로 1차 도금하여 제품에 전도성을 갖게 하는 공정이고, ‘전기도금’은 위 화학도금을 통해 전도성이 생긴 니켈 표면에 전기적으로 크롬을 최종 도금하는 공정이다.
피고는 원고의 도금공정과 관련하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2차에 걸쳐 기술검토를 요청하였는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출장조사를 거쳐 2020. 11. 24.경 ‘도금작업이란 금속 또는 비철금속 표면에 다른 금속의 얇은 막을 입히는 작업으로, 화학도금은 플라스틱(ABS)의 부타디엔을 팔라듐(금속)으로 치환하여 니켈을 사용하여 얇은 막을 입히는 작업으로 도금작업에 해당하고, 전기도금은 니켈 표면에 황산동(20~30㎛), 니켈(15~20㎛), 크롬(0.3㎛)의 막을 입히는 작업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58조 제1항 제1호의 도금작업에 해당한다.’고 회신하였다.
‘로딩’ 및 ‘언로딩’ 작업이 도금 작업에 포함되는지 여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취지,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B에 자동화된 도금공정을 제외한 ‘로딩’ 및 ‘언로딩’ 작업만을 도급하였다고 할지라도 이 역시 산업안전보건법 제58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도금 작업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및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9. 12. 24. 대통령령 제3025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는 도금작업에 대하여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그 작업만 분리하여 도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와 종전의 도급 인가 방식으로는 해당 작업을 수행한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에 한 계가 있고, 도금작업과 같이 유해성·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의 사내도급 등 외주화로 인하여 대부분의 산업재해가 수급인의 근로자에게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 2020. 1. 16. 시행)이 전부 개정되면서 도금작업에 대한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산업안전보건법 제58조 제1항 제1호)이 신설되었다.
위와 같은 도금작업 도급금지 규정 신설의 배경,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도금작업은 금속 표면에 다른 금속을 입히는 작업뿐만 아니라 해당 작업의 부수 작업(전처리, 마무리 등)으로 근로자가 사용·취급하는 화학물질 등에 노출되거나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작업을 모두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B의 근로자들은 사출완제품을 옷걸이 모양의 렉에 끼우는 ‘로딩’ 작업, 도금 완제품이 나오면 탈거하여 검수하여 대차에 적재하는 ‘언로딩’ 작업, 도금완제품을 다음 공정인 조립 또는 도장공정으로 가기 위한 대기장소까지 운반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는데, 한국안전보건공단은 ‘협력업체가 렉에 부품을 걸고, 제품을 탈거하는 작업은 화학물질(질산 및 가성소다 등)에 노출되며, 도금 공정과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아 산류 및 크롬화합물 등에 노출된다.’고 회신하였다.
실제로 2020년도 상반기 작업환경측정결과, B 소속 근로자들이 염화수소, 질산, 니켈, 크롬, 황산 등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과징금 과다산정 여부
부가가치세 제외 여부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34]에서 도급금지 등 의무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도급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바, 이는 수급인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일정비율로 제재를 가하는 것인 점, ② 위 [별표 34]의 기본산정금액은 도급금액에 과징금의 비율을 곱하여 과징금을 산정하는 것으로만 되어있을 뿐 도급금액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다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점, ③ 산업안전보건법 제161조의 과징금은 사업주의 법규 위반행위에 대하여 그 제재적 수단으로서 부과하는 것으로 경제적 이득을 환수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도급금액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하여야 할 이유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과징금 산정 시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시행 이전 기간 포함 여부
살피건대, 피고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된 2020. 1. 16. 이후의 원고의 도금작업 도급금지위반행위에 관하여 과징금을 부과한 것으로서, 다만 기본 산정금액을 산출함에 있어 2019년의 연간도급금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그 액수도 아래 다)(2)항과 같이 689,282,935원으로서, 아래와 같이 적발 시점인 2020. 8. 27. 이전인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의 도급비 평균액으로 연간도급금액을 산정할 경우보다 원고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도금작업 중 ‘로딩’ 및 ‘언로딩’ 작업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기초로 하여야 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B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 중 도금작업 부분에 대한 도급금액을 기초로 기본 산정금액을 산출한 것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B은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출생산, 도금생산, 도장생산, 불량크레임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매월 위 각 개별 업무에 따른 생산수량과 단가를 곱한 금액을 계산한 내역을 원고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도급비를 청구하였다. 도금생산에 포함되는 작업은 물류이동작업, 로딩작업, 언로딩작업이고, B은 해당 도급금액을 청구함에 있어 위 작업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최종 생산수량에 단가를 적용하여 산정하였다.
원고가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B에 지급한 도급금액 중 ‘도금작업’ 부분에 대한 금액은 다음과 같다.
원고 역시 도금공정 자체는 자동화되어 있다고 자인하는바, B에게 지급한 위 도금작업에 해당하는 도급금액은 곧 ‘로딩’ 및 ‘언로딩’ 작업에 해당하는 비용으로 보이고, 달리 공제할 부분은 없다(물류이동작업 부분은 ‘로딩’ 및 ‘언로딩’ 작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산술적으로 분리하여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위반의 정도,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필요와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와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아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그 처분의 적법 여부는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처분기준에 부합한다고 하여 곧바로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그 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두5798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34]는 산업안전기본법 제58조 제1항을 위반하여 도급한 경우, 연간 도급금액의 100분의 50을 기본 산정금액으로 정하고, 위 기본 산정금액에 위반 기간 및 횟수에 따른 조정(1차 조정)과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조치이행을 위한 노력의 정도 및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에 따른 조정(2차 조정)을 거쳐 과징금 부과액을 산정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처분은 위 처분기준에 부합하고,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원고는 ‘방독마스크 지급’, ‘취급 종사자 교육’, ‘국소배기장치 설치 가동’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34]에서 정한 감경치 적용 요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은 위 [별표34]에서 정하고 있는 감경치 적용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의 산업안전기본법 위반행위의 중대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보호필요성, 위험의 외주화 방지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이 제재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현저히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영(재판장) 이태희 장성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