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12,445,837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9. 9.부터 2022. 10. 18.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의 가.는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인정사실
피고는 건설기계 임대, 설치, 해체,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7. 7. 7.부터 2020. 8. 25.까지 타워크레인 기사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근로계약 체결시 2016. 4. 29.자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20. 4. 28.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
원고의 근로기간에 따른 퇴직금은 8,514,249원인데, 피고는 2020. 12. 21. 원고에게 위 금액에서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합계 7,927,333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월급과 함께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공제한 586,916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7. 7.부터 2018. 2.까지는 매월 120,000원을, 2018. 3.부터 2020. 4.까지는 매월 114,000원을 면허수당이라는 항목으로 지급하였고, 2020. 5.부터 2020. 8.까지는 매월 114,000원을 연차수당이라는 항목으로 지급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면허수당 또는 연차수당 항목으로 지급한 금액의 합계는 4,324,000원이다.
원고는 2020. 10. 19. 피고를 퇴직금 및 연차수당 미지급 등을 이유로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고소하였다. 이에 따라 울산지방검찰청 검사는 2020. 12. 28. 피고의 대표자 C를,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8,514,249원과 2018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2,061,072원, 2019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189,080원, 2020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268,352원 등 합계 13,032,753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울산지방법원은 2021. 4. 22.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C에게 벌금 3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울산지방법원 2020고약11727). 이에 대하여 C가 2021. 5. 12. 정식재판청구를 하였으나, C는 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울산지방법원은 2021. 8. 27.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C에게 벌금 300,000원을 선고하였으며(울산지방법원 2021고정263),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5호증의 1, 6,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의 요지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7. 7. 7.부터 2020. 8. 25.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8,514,249원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4,518,504원 합계 13,032,352원(= 8,514,249원 + 4,518,504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3,032,352원에서 피고가 2020. 12. 21. 원고에게 지급한 586,916원을 공제한 나머지 12,445,837원(= 13,032,352원 - 586,91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퇴직금 청구에 관하여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8,514,249원이고, 피고가 2020. 12. 21.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586,916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7,927,333원(= 8,514,249원 - 586,91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분할지급의 유효 여부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2007. 7. 7.부터 2020. 8. 25.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분할하여 매월 월급과 함께 이미 지급하였기 때문에 원고에게 별도의 퇴직금 채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근로계약기간인 2017. 7. 7.부터 2020. 8. 25.까지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급여의 일부를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제1항의 나.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가 2017. 7. 7.경 합의한 임금조건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월 임금을 기본급 200만 원, 교통비 20만 원, 숙식비 20만 원, 연차수당 12만 원으로 약정하였을 뿐, 퇴직금에 대하여는 따로 약정한 사실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일부 급여를 지급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은 장래에 발생할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선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으로서 기왕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청구에 관하여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은 2018년 2,061,072원, 2019년 1,189,080원, 2020년 1,268,352원 합계 4,518,504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4,518,50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매월 원고에게 월급을 지급하면서 연차수당을 지급하였고, 다만 경리직원의 오기로 급여명세서상 연차수당이 면허수당으로 잘못 표기되었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은 근로자가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여 청구할 수 있는 것이며,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는 것인데(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232296, 232302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매월 일률적으로 수당을 지급한 점, ② 피고의 대표자 C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공소사실로 약식명령을 발령받고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청구를 하였으나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위 공소사실에 관한 유죄판결이 선고된 후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 ③ 급여명세서에는 면허수당과 별도로 연차수당 항목이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2017. 7.경부터 2020. 4.경까지 약 34개월이나 되는 기간 동안 수당의 명칭을 잘못 표기하여 지급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원고는 건설기계조종사 면허 및 기중기운전기능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고, 피고는 D회사로부터 타워크레인 운전기사들을 제공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원고를 비롯한 타워크레인 운전기사 5명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점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피고가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돈은 월급명세서 기재와 같이 건설기계조종사 면허에 대한 면허수당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연차수당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7,927,333원(= 8,514,249원 – 586,916원)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4,518,504원 합계 12,445,837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0. 9. 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10. 1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반소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는 2017. 7. 7.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7. 7. 7.부터 2020. 8. 25.까지 원고에게 매월 월급에 포함하여 합계 7,927,333원을 퇴직금으로 선지급하였다. 또한 피고는 2020. 12. 21. 원고에게 추가로 586,916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여 합계 8,514,249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돈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8,514,249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가 2017. 7. 7.경 합의한 임금조건에 퇴직금 항목은 없었던 점, ②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피고의 주장과 같이 타워크레인 운전업을 하는 장비업운전 관련 종사자의 근무기간이 1년을 넘지 않는다면, 피고로서는 굳이 퇴직금을 미리 지급할 이유가 없음에도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기 시작한 때부터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한 점, ③ 원고의 2017. 7.부터 2018. 2.까지의 급여명세서상 기본급이 178만 원, 퇴직금이 22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와 피고가 2017. 7. 7.경 합의한 임금조건상 기본급이 200만 원인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기본급 200만 원을 형식적으로 나누어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의 요청에 따라 퇴직금을 미리 나누어 받는 것으로 해서 월 급여 중 기본급에 퇴직금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한 것이라면, 다수의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피고로서는 향후 퇴직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법률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문서 등으로 이에 관한 명시적인 근거를 남겨 놓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에 관한 자료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은 피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일 뿐,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반소청구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나, 본소청구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위 제2항의 나. 3)과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영(재판장) 이주황 정의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