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1. 11. 12. 선고 2021노540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D, 주식회사 E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원심 판시 제1항)

피고인 A은 피해자에게 호텔 건물 외벽 방수작업을 지시하거나 이에 관하여 보고받은 사실이 없고 우연히 유압사다리(고소작업대, 전동사다리)를 만지고 있는 피해자를 보게 되었을 뿐인바, 피해자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도 몰랐고 피해자와 직접적인 지휘․감독관계도 없었던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망 사고를 방지하는 데 필요한 안전조치를 다하여야 할 구체적․직접적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거나, 위 사고의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 및 회피가능성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나)

피고인 D, 주식회사 E(이하 ‘E’라고만 한다)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원심 판시 제4항, 제5항)

(1)

피고인 E는 주식회사 C(이하 ‘C’라고만 한다)에 호텔 시설물의 건축, 전기, 설비, 소방시설물 등에 대한 일상적 유지․보수․관리업무를 전부 위탁한 ‘전부 도급사업주’이고,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1항에 정한 ‘일부 도급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2)

2019. 4. 18.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 D은 피해자에게 유압사다리에 관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호텔 건물 외벽 방수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피해자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로 작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사실이 없다. 유압사다리는 주로 호텔 전등 교체 등 실내 작업에 사 용하던 것으로, 안전수칙을 교육받은 피해자가 유압사다리를 지반의 경사도가 10∼11도인 곳에 설치하면서 아웃트리거 4개 중 1개만을 부착하고 단독으로 호텔 외벽 방수 작업을 진행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어서, 피고인 D이 이를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였다고 할 수 없다.

(3)

안전․보건에 관한 협의체를 구성 및 운영하지 아니하고, 작업장의 순회점검 등 안전․보건관리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2019. 5. 2.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이는 피고인 D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제1호, 제2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에는 제29조 제2항 위반사항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여기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70조를 바로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하는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설령,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제1호, 제2호의 위반행위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29조 제1항의 규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피고인 E의 내부․외부에서 수차례 이루어진 안전점검에서 위와 같은 사항이 적발되거나 피고인 D에게 보고된 적이 없었으므로, 위 위반사항이 피고인 D에 의하여 범해졌다거나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벌금 500만 원, 피고인 D: 벌금 1,000만 원, 피고인 E: 벌금 1,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피고인 D, E에 대한 무죄 부분)

피고인 D, E에 대한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 예방조치 불이행(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제3호) 및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대한 위험 방지조치 불이행(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으로 인한 2019. 5. 2.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 D은 안전보건총괄책임자임에도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지 아니하여 미필적 고의로 위 조치를 불이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A은 2002년경부터 피고인 E의 시설 담당 부서에 근무하여 왔던 사람으로서 시설물 관리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었고, 시설 담당 부서의 부서장은 C 소속 직원인 피해자에 대하여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② 피고인 A은 단순히 피해자가 작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본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혼자서 유압사다리에 탑승해 호텔 외벽 방수작업을 하는 모습을 그 옆에서지켜보았고, 당시 유압사다리 사용의 위험성까지 분명히 인식하였던 점(증거기록 제4권 266쪽, 341쪽 참조)까지 보태어 보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A에 대하여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D, E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가)

피고인 E의 일부 도급사업주 여부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공사나 공정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는 사업주는 위 규정에 정한 사업주로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8도1035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E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일부 도급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D, E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2019. 4. 18.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D에 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D, E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2019. 5. 2.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

(1)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위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별지 관련 규정의 기재와 같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및 그 위반에 관한 처벌규정의 개정 연혁과 규율체계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같은 법 제29조 제2항의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은 ‘제1항 본문’을 의미하고 따라서 위 제2항은 위 제1항 본문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제2항 제1, 2호의 조치의무를 위반한 행위는 제1항의 조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해석한 것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한다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에 부합하는 해석으로서 타당하고, 이를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넘는 확장해석 또는 유추해석이라 할 수 없다.

(2)

피고인 D의 위반행위자 해당 여부 및 고의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D은 E 울산점의 총지배인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일부 도급사업과 관련하여 안전․보건에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제1호), 작업장의 순회점검 등 안전․보건관리(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제2호)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현실적인 권한을 가진 유일한 책임자였음에도 그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 D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위반행위를 한 행위자에 해당한다. 그리고 피고인 D이 계약관계에 의하여 C의 직원들이 E 울산점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던 이상, 위 위반행위에 대한 미필적 고의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D, E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D, E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 예방조치 불이행(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제3호) 및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대한 위험방지 조치 불이행(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으로 인한 2019. 5. 2.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 D을 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행위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D, E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 E는 그 사업 일부를 도급한 수급인의 근로자들을 자신의 사업장에서 상시적으로 근무하게 하면서도 위탁계약의 형식을 이유로 근로자들의 안전에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피고인 D, A은 E 울산점에서 근무하는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D, E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운서(재판장) 조한기 장유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