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 소 사 실
피고인은 경남 양산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75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9. 12. 19.부터 2022. 8. 31.까지 위 사업장에서 택시 운전기사로 근로하고 퇴직한 D에게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가 됨에 따라 발생한 2022년 1~8월 임금 중 최저임금 미달액 합계 3,085,672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21명의 최저임금 미달액 합계 54,602,59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최저임금법위반
사용자는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2022년 최저임금액을 시간급 9,160원으로 결정·고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7. 5.부터 2022. 9. 5.까지 매월 임금정기 지급일에 택시운전근로자 D에게 최저임금액 9,160원보다 적은 시간급 5,725원에 해당하는 2022년 6~8월 임금을 각각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택시운전근로자 21명에게 최저임금액 보다 적은 시간급 5,725원에 해당하는 임금을 매월 임금정기 지급일에 각각 지급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2022년도 임금협정에 따라 주식회사 C의 택시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2022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할 때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협의하지 않았고, 피고인에게는 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협의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판단
기초사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과 고소인들의 관계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이고, 고소인들은 위 택시회사의 택시운전 근로자들이다. 주식회사 C는 2022. 7. 13. 대내외적인 경영상황 악화에 따른 폐업을 사유로 2022. 9. 1.자로 고소인들에 대하여 해고예고통지를 하였다.
주식회사 C의 임금체계 및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주식회사 C의 임금협정 내용(근로시간과 근로일수 등)
주식회사 C는 고소인들 등 택시운전 근로자들에게 택시차량을 제공하면서 약정 기본급, 주차수당, 유급휴일수당, 근속수당 등을 지급하는 반면, 근로자들로부터 기본운송수입금 등의 명목으로 일정액(이른바 '사납금')을 납부하고 위 택시차량을 운 행하여 발생하는 수입을 취득하는 방식의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운영되었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2010. 7. 1.부터 주식회사 C가 소재한 양산시 지역에 시행되어 최저임금액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주식회사 C는 위 택시 회사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08. 5. 6.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격일제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본인이 원하는 경우 1인 1차제로 근무할 수 있다(제3조), 1일 근로시간은 기본근로 8시간으로 한다(제4조)'라는 취지로 합의하였다.
주식회사 C는 위 택시 회사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09년부터 2019년도에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아래와 같이 근로시간과 근로일수를 정하였다.
고소인들의 최저임금 차액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의 제기 및 그 경과
고소인들은 주식회사 C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19가합47809호로 위 2009년 임금협정 및 그 이후의 임금협정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취지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무효이므로 2008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월 138.4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은 2021. 1. 28.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고소인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2009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과 관련하여, 주식회사 C가 소재한 양산시 지역에서의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일이 2010. 7. 1.이므로 그보다 먼저 체결된 2009년 임금협정(체결일: 2009. 5. 6.)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011년 이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 및 시기, 소정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하여 늘어난 시간당 고정급의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2011년 이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켜 시간당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 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
2011년 임금협정 상 격일제 택시운전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은 2009년 임금협정 소정근로시간과 동일하게 정하고 있는 반면, 시급이 증가하여 결국 기본급이 인상되었다.
2013년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이 2011년 임금협정보다 단축되었으나, 단축된 시간의 정도가 크지 않고, 시급이 증가하여 기본급이 2011년도 임금협정상 기본급보다 인상되었다.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임금협정은 모두 소정근로시간이그 전 해의 임금협정과 동일하게 유지되었고, 각 차제별로 시급만 증가하여 기본급이 인상되었다.
2019년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이 2018년 임금협정보다 단축되었으나, 단축된 시간의 정도가 크지 않고, 시급이 증가하여 기본급이 2018년도 임금협정상 기본급보다 인상되었다.
이에 고소인들이 부산고등법원 2021나51617호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은 2022. 2. 16. 다음과 같은 이유로 2009년 임금협정 및 그 이후의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단축협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것이어서 무효라면서 2008년 임금협정에 따른 일 소정근로시간인 8시간을 적용하여 고소인들이 청구한 2016. 8.부터 2019. 11.까지의 최저임금 미달액 등의 급여를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① 2009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과 관련하여, 소정근로시간이 8시간에서 5시간으로 단축된 반면, 시간당 기본운송수입금 부담액이 증가하였는데, 2008년 임금협정 체결과 2009년 임금협정 체결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근무시간의 변경 등의 사정이 전혀 없는 반면, 택시운전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만 증가하는 결과가 되었다.
2009년 이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과 관련하여, 2009년 임금협정에 다른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그 이후의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은 이미 무효로 된 소정근로시간단축합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거나 추가로 단축한 것에 불과하므로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은 무효이다.
이에 주식회사 C가 대법원 2022다223167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22. 6. 30. 주식회사 C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심리불속행기각)을 선고하여 위 항소심 판결은 2022. 7. 4. 확정되었다.
2021년도 및 2022년도 주식회사 C의 임금협정 내용
한편 주식회사 C는 위 택시 회사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21년도 및 2022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근로시간과 근로일수는 아래와 같다.
관련 법리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 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으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등 참조).2)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지급 이유 및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목적, 규모 등은 물론이고, 그 밖에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이 생길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2022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한다는 인식 내지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022년 임금협정은 2021. 12. 26. 주식회사 C와 위 택시회사의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되었는데, 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여 무효라는 사법상 판단이 이루어진 바 없다.
고소인들이 주식회사 C를 상대로 최저임금 미달액의 차액 등의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관련 민사소송에서 제1심인 부산지방법원은 2022년 임금협정이 체결되기 전인 2021. 1. 28. 2008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보다 이를 단축한 2009년부터 2019년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기도 하였다.
주식회사 C가 2022년 임금협정을 체결한 시기는 위 관련 민사소송의 1심 판결 이 선고된 후 고소인들이 항소를 제기하여 항소심 계속 중이었는바, 위 시기에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대하여 법률상 다툼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인식과 의사를 가지고 2020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록 위 민사소송의 항소심인 부산고등법원이 주식회사 C의 2009년 임금협정부터 2019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으나, 이는 2022년도 임금협정 체결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이에 대하여 주식회사 C가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므로 위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대하여 여전히 법률상 다툼이 있었다.
주식회사 C는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도 2022년도 임금협정 상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에 따른 임금액을 지급하였는데, 이는 2022년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무효라는 사법상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위 택시회사의 노동조합과도 새로운 임금협정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인은 위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 위 택시회사의 노동조합 대표와 전액관리제를 실시하거나 또는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해야 한다는 논의를 하였는데, 위 노동조합의 대표는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을 늘리면 택시운전 근로자들이 택시회사에 납부하여야 하는 사납금이 인상되어 힘들다면서 이를 거부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권 238쪽).
격일제의 경우 2022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이 2009년 내지 2019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보다 연장되었고, 2021년 임금협정 소정근로시간에 비해 10분 단축된 데 불과한 점, 1인 1차제의 경우 2022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이 2011년 내지 2019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보다 연장되었고, 2021년 임금협정 소정근로시간에 비해 20분 단축된 데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2022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지 형식적으로 정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2022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최저임금제도를 실질적으로 잠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어재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