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9. 12. 선고 2024가단12103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전력자원의 개발 등을 목적 사업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주식회사 A(이하 'A'라고 한다)는 위험물 운송업 등을 하는 회사이다. B는 2014. 11. 3. A에 입사하여 수소튜브트레일러 차량을 운전하여 거래처 저장설비에 수소를 충전하여 주는 일을 담당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5. 4. 14. 주식회사 C과 사이에 D 5, 6호기 발전소 계통의 충전용으로 사용되는 공업용 수소가스의 공급에 관한 물품구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회사는 A에게 위 수소가스의 공급 업무를 도급주었다.

다.

B가 2016. 4. 15. 14:22경 원고 산하의 E 제1발전소에서 수소튜브트레일러 차량의 수소를 저장설비에 충전하는 작업을 하던 중 저장설비의 압력감압밸브 고장으로 수소가스가 분출되어 화재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B는 심부 2도 화염화상 등의 상해를 입었고, 이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상 휴업급여44,521,760원 및 요양급여 21,423,450원을 수령하였으며 최종 장해등급이 조정 제14급 제10호로 판정되어 장해급여 6,028,500원을 수령하였다.

마.

B와 그 배우자는 원고 및 A를 상대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일부 승소하였고(울산지방법원 2021나11169호, 이하 '선행 소송'이라고 한다),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는 2023. 9. 8. B에게 위 판결원리금249,983,544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청구의 요지

선행 소송에서 피고의 기 지급 장해급여 및 요양급여를 초과하는 손해가 B에게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었고, 그 결과 ① 피고가 지급하지 않았던 보청기 비용에 대한 요양급여 12,085,600원 및 ② 선행 소송에서 인정된 상해에 상응하는 장해등급(제8급)에 따른 장해급여(54,256,455원)와 기 지급 장해급여(6,028,500원)의 차액 48,227,955원이 B에게 추가 지급되어야 한다. 원고는 선행 소송의 판결에 따라 위 금액을 B에게 지급함으로써 피고의 산재보험법상 급여 지급의무를 대신 이행하였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469조, 제481조에 따라 원고에게 위 각 추가 급여의 합계액인 60,313,555원(=12,085,600원 + 48,227,955원) 상당의 구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피고가 B에 대해 합계 60,313,555원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상 급여지급의무가 있고, 이를 원고가 대위변제하였음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가.

보청기 비용에 대한 요양급여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 제43조 제1항은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재해근로자로 하여금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하게 하는 방법으로 지급하되,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요양을 갈음하여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제2항은 수급권자가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요양을 갈음하는 요양비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면서 수급권자가 요양을 갈음한 요양비를 지급받으려면 피고에 이를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제36조 제2항, 제41조 제1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21조 제1항을 종합하면, 산재보험법이 규정한 요양비의 지급요건에 해당하는 것만으로 바로 수급권자에게 구체적인 요양비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급권자의 청구에 따라 피고가 지급결정을 함으로써 비로소 구체적인 요양비청구권이 발생하고, 피고의 요양비에 관한 결정은 국민의 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수급권자는 그 결정에 대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구체적 권리를 인정받아야 하고,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를 상대로 요양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바로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다53925 판결 등).

이 사건의 경우 B가 피고에 대하여 보청기 비용 상당의 요양을 갈음한 요양비 지급을 청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피고의 2025. 6. 11.자 준비서면의 관련 주장을 원고가 명백히 다투지 않으므로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을 적용한다). 그렇다면 B가 피고에게 요양비지급결정을 받지 않은 이상 B의 피고에 대한 구체적인 요양비청구권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B에게 선행 소송에서 인정된 보조구 비용을 배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B에게 스스로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를 이행한 것일 뿐 피고의 요양급여지급채무를 대위변제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나.

장해급여 차액

행정행위는 공정력과 불가쟁력의 효력이 있어 설혹 행정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로 보아야 할 사유가 있는 경우 이외에는 그 행정행위가 행정소송이나 다른 행정행위에 의하여 적법하게 취소될 때까지는 단순히 취소할 수 있는 사유가 있는 것만으로는 누구라도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고, 법령에 의한 불복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그 행정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누8756 판결,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3두1464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B에 대한 피고의 장해급여 결정에 관하여 B가 불복하지 않아 위 결정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의 위 결정에 관하여는 공정력과 불가쟁력이 발생한 상태이고, 피고에게 B에 대한 관계에서 위 결정에 따른 급여를 초과하는 장해급여 지급의무가 남아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원고가 B에게 지급한 금원은 피고의 B에 대한 채무를 대위변제한 것이 아니라 선행 소송의 판결에 따라 스스로 B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를 변제한 것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이유 없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