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0. 14. 원고에게 한 별지1 목록 기재 간이대지급금 연대 환수 및 추가징수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지위
원고는 2022. 7. 4.부터 경주시 B에 있는 의료법인 C(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의 D병원의 총무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사람으로, 위 재단의 사업주 망 E로부터 인사·노무 자금 관리 등 전반적인 행정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한 사람이다.
간이대지급금 부정수급의 경위
망 E은 위 재단의 경영 악화로 별지2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 대한 임금 지급이 어려워지자 원고와 공모하여 위 근로자들이 실제로 퇴직하지 않았음에도 형식적으로 퇴직 처리만 한 뒤 계속 근로하면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간이대지급금을 지급 받아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2022. 9. 15.경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이하 '관할 노동청'이라 한다)에 위 근로자들이 실제로 퇴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퇴직한 것처럼 형식적으로 퇴직 처리를 한 후 진정서 등 각종 서류를 제출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로 하여금 별지2 기재와 같이 간이대지급금을 지급받게 하였다.
간이대지급금 부정수급에 대한 수사결과
관할 노동청은 원고 및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간이대지급금 편취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한 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간이대지급금 부정수급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하였고,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 검사는 2024. 6. 25.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불기소 결정을 하였다.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 검사는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을 이유로 원고를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에 약식기소하였고, 위 법원은 원고에게 벌금 10,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2024고약934호).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25. 9. 11. 원고에게 벌금 10,000,000원을 선고하여(2024고정126), 위 판결은 2025. 9. 19.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원고 및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처분의 경위
관할 노동청은 피고에게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간이대지급금 부정수급에 대한 수사결과를 통보하면서 대지급금 환수 및 부당이득 추가징수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2024. 7. 9. 및 2024. 7. 12.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별지2 기재와 같이 간이대지급금 환수 및 추가징수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24. 10. 14. '원고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에 해당하고 거짓의 보고·진술·증명·서류제출등 위계에 의해서 이 사건 근로자들로 하여금 대지급금을 받게 하였다'는 이유로 별지1 기재와 같은 간이대지급금 연대환수 및 연대추가징수 처분들을 하였다(이하 별지1 기재 처분들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 환수 및 추가징수 처분에 불복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고, 위 위원회는 2025. 2. 25. '이 사건 근로자들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간이대지급금을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추가징수 처분을 취소하는 재결을 하였다(이하 '관련 행정심판'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8, 을 1~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망 E이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던 이 사건 재단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어 위 재단의 업무를 전속적으로 처리하여 원고에게 인사 및 노무 업무에 대한 결정권이 없었던 점, 원고가 망 E로부터 지시를 받아 이 사건 재단의 총무 업무를 담당한 중간 관리자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행정심판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간이 대지급금을 지급받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간이대지급금 부정수급에 따른 추가징수 처분을 취소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위 추가 징수 처분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원고에게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연대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4항은 '대지급금의 지급이 거짓의 보고 · 진술 · 증명 · 서류제출 등 위계의 방법(이하 '거짓 또는 부정한 행위'이라 한다)에 의한 것이면 그 행위를 한 자는 대지급금을 받은 자와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체불임금 등에 관한 대지급금의 지급 과정에서 사업주 또는 근로자 등의 보고 · 진술 · 증명 · 서류제출 등이 중요한 근거가 되는 점을 고려하여 체불임금 등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존재하는 것처럼 위와 같은 중요한 근거를 거짓으로 꾸민 자에게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엄격하게 부담시킴으로써 부정행위를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임금채권보장을 위해 조성하는 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는 데 있다. 위와 같은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가 대지급금을 받는 과정에서 거짓 또는 부정한 행위에 가담한 자는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연대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타인의 지시를 받아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거나, 행위자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고 하여 다르게 볼 수는 없다.
행정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두39611 판결 등).
살피건대, 앞서 본 이 사건 처분의 경위에 따르면 원고가 망 E과 공모한 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실제 퇴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퇴직한 것으로 형식적으로 퇴직 처리를 한 후 피고에게 관련 서류를 직접 제출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간이대지급금이 지급되도록 하였으므로, 원고는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연대책임을 부담한다(피고는 이 사건 처분의 처분서에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기재하였으나, 피고가 원고가 위와 같이 간이대지급금 부정수급을 위한 행위를 하였음을 처분의 이유로 명시한 이상 위와 같은 기재가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원고는 관련 행정심판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간이대지급금을 수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에게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4항에 따른 연대책임을 부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관련 행정심판은 원고가 아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판단에 불과하고,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4항이 간이대지급금을 실제로 수령한 사람이 거짓 또는 부정한 행위에 가담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와 같은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연대책임 범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간이대지급금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고,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간이대지급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피고에게 허위의 서류 등을 제출하였으므로,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간이대지급금 반환 의무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담하여, 이 사건 처분 중 간이대지급금 연대환수 부분은 적법하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 중 연대추가징수 부분은 그 전제가 되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추가징수 처분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법하다.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4항은 대지급금이 거짓 또는 부정한 행위로 인하여 지급되어 추가징수 처분이 이루어지는 경우 위계의 방법으로 대지급금이 지급되도록 한 자도 위 처분에 대한 연대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처분의 경위에서 본 것처럼 관련 행정심판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부과된 추가징수 처분을 취소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추가징수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과할 수는 없다.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환수금 및 추가징수금을 원고에게 징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2024. 12. 18. 원고에게 보낸 '대지급금 환수액 납부 독촉장'에 기재된 금액이 이 사건 처분서에 기재된 금액과 비교하여 감액된 것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간이대지급금 일부를 반환함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역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환수 및 추가징수 처분이 존재함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관련 행정심판 재결의 기속력이 원고에게는 미치지 않으므로 원고가 추가징수액에 대해서도 연대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에게 위 재결의 기속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추가징수 처분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취소의 범위
이 사건 처분은 환수 처분과 추가징수 처분에 대한 원고의 각 연대책임 부분으로 나눌 수 있어 가분적이므로, 연대 추가징수처분에 대한 부분만 취소하는 판결을 하여야 하지만, 이 사건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각 부분의 정확한 금액을 산출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 밖에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재윤(재판장) 이충원 전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