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파주시 B에 있는 C(합)의 대표사원으로 상시 77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015고정714]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7. 9. 25. 부터 2015년경까지 근로하고 있는 D 등 10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2012년 임금 지급시 최저임금에 미달되게 금품을 지급함으로써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48,764,865원의 임금을 미지급하였다.
[2015고정1106]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7. 9. 25.부터 2015년경까지 근로하고 있는 D 등 11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2013. 1.부터 10개월간 임금 지급시 최저임금에 미달되게 금품을 지급함으로써 별지2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49,311,660원의 임금을 미지급하였다.
[2016고정997]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7. 6. 11.부터 2016년경까지 근로하고 있는 E 등 8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2013. 1. 부터 2014. 12.까지 임금 지급시 최저임금에 미달되게 금품을 지급함으로써 별지3 각 개인별 세부 체불내역 기재와 같이 합계 62,755,533원의 임금을 미지급하였다.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C 합자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는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해자들은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어 근무를 하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이다.
이 사건 회사에서 2007. 7. 1. 무렵부터 시행·적용된 취업규칙(이하 '종전 취업규칙'이라 한다)은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 주 40시간, 월 209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2010. 7. 1.부터 이 사건 회사가 소재한 파주시 지역에 시행되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회사는 2010. 7. 29. 취업규칙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시작하여, 2012년에는 1일2교대제의 경우 월 110시간, 격일제의 경우 월 109시간, 2013년에는 1일2교대제의 경우 월 103시간, 격일제의 경우 월 102시간, 2014년에는 1일2교대제와 격일제 모두 월 96시간으로 각 단축되었다(이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정한 취업규칙들을 모두 '변경된 취업규칙'이라 한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최저임금은 2012년도 4,580원, 2013년도 4,860원, 2014년도 5,210원이다.
관련법리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F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28조 제1항, 제6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지급 이유 및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목적, 규모 등은 물론이고, 그 밖에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이 생길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28조 제1항, 제6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의 효력에 대하여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여러 차례에 걸쳐 변경된 취업규칙 중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피고인의 고의 인정 여부에 대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됨에 따라 고정급의 주요 재원이 되는 사납금을 증액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된 반면,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고정급이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사납금이 증액되는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반드시 총수입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사납금 증액 여부를 둘러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사납금을 증액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법 저촉 문제를 극복하고, 택시운전근로자로서도 사납금 증액을 피해가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결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노사합의가 성립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정액사납금제로 운영되는 이 사건 회사 역시 소속 택시운전근로자 다수의 자발적인 동의를 받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순차로 변경하였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변경된 취업규칙과 이와 연계된 근로계약을 통해 알 수 있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고정급은 종전 취업규칙 당시와 비교할 때 다소 늘어났다. 종전 취업규칙 당시와 변경된 취업규칙 당시를 비교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총수입 역시 특별히 감소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는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이어서 종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근로관계에서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택시운전근로자 측의 동의를 받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취업규칙 조항의 효력과 관련해 당시 고용노동부의 명시적 지침이나 법원의 판결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순차로 단축된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피고인이 그에 따라 계산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고인은 당시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 다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유효하다고 보아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믿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고, 피고인이 택시운전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게 최저임금법 제28조 제1항, 제6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영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