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을 벌금 8,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25고단1683
판결선고
2025. 11. 26.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B’라고 한다)는 상시근로자 약 14명을 사용하여 파주시 C에 사업장을 두고 아크릴원판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 사업주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가 있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A는 B의 대표이사로서 그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이 사건 사업장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상의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가 있는 경영책임자이자,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다.
한편, 피해자 D(남, 64세)은 B 소속 직원으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아크릴원판 선별 및 운반 등의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이다.
피고인 A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2024. 2. 7. 11:40경 이 사건 사업장에서 B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로 하여금 거래처에 납품할 아크릴원판을 적재대에서 선별하여 운반하는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당시 피해자가 운반하는 아크릴원판의 크기는 1장당 2,400×1,200mm 상당이고, 무게는 25.6kg에 달하여 중량물에 해당하는바, 전도 방지 장치나 정확한 작업방법이 구비되어 있지 않는 경우에는 아크릴원판이 근로자를 향해 전도될 위험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경우 사업주는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의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바, 이에 따라 ①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 조치를 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 제2항), ② 중량물 취급 작업에 있어서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작업, 작업자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한 후 전도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중량물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하도록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제11호).
이에 따라 피고인은 사업주인 B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람으로서 위와 같은 내용의 안전조치를 취하고 근로자들의 작업을 적절히 지휘ㆍ감독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로 하여금 거래처에 납품할 아크릴원판을 적재대에서 꺼내는 작업을 지시하면서, 아크릴원판이 넘어지지 않도록 적재대 단부 및 중간 위치마다 고정식 받침대를 설치하여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아크릴원판의 전도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 작업을 하도록 하여 위험방지를 위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는바,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인해 피해자로 하여금 아크릴원판 사이로 들어가 작업을 하던 중 아크릴원판 약 60장(무게 합계 약 1,546kg)이 피해자를 향해 전도되면서 아크릴원판 아래로 피해자의 몸이 깔리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불량한 작업방법으로 인한 아크릴원판 전도 등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인해 피해자로 하여금 2024. 2. 7. 13:02경 파주시 E에 있는 F병원에서 다발성 늑골골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경영책임자는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경영책임자는 ①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한 뒤,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② 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에 관한 인력, 시설 및 장비의 구비와 유해·위험요인의 개선 등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그 편성된 용도에 맞게 집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B의 경영책임자로서, ①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아크릴원판 적재, 선별 및 운반 작업 등의 특성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거나 그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지 반기 1회 이상 직접 점검·관리하지 않았고, ② 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에 관한 인력, 시설 및 장비의 구비와 유해·위험요인의 개선 등에 필요한 예산을 따로 편성하지 아니하였는바, 그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아크릴원판을 선별 및 운반하는 작업 관련 전도 위험을 적절히 평가하여 전도 등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 및 작업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2024. 2. 7. 11:40경 이 사건 사업장에서 B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로 하여금 거래처에 납품할 아크릴원판을 적재대에서 꺼내어 운반하는 작업을 하게 하던 중, 아크릴원판 약 60장(무게 합계 약 1,546kg)이 피해자를 향해 전도되면서 아크릴원판 아래로 피해자의 몸이 깔리게 하여 피해자가 2024. 2. 7. 13:02경 파주시 E에 있는 F병원에서 다발성 늑골골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2. 피고인 주식회사 B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위 제1의 가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제1의 가항 기재 내용과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
피고인은 위 제1의 나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경영책임자인 A가 위 제1의 나항 기재 내용과 같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 A에 대한 각 일부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A에 대한 일부 경찰 진술조서
피고인 A의 각 일부 확인서 및 진술서
G, H, I, J, K, L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재해원인조사의견서
사업자등록증(주식회사 B),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근로계약서, 임금명세서
파주소방서 119구급대 구급활동일지 발급통보
과학수사팀 사진자료, 사고 현장 사진
출장결과보고
전화등사실확인내용(B 생산부장), 각 전화등사실확인내용
내사자료 입수보고(현장) 및 첨부자료, 각 내사자료 입수보고 및 첨부자료, 각 내사자료 입수보고(B) 및 첨부자료, 내사자료 입수보고(고용보험) 및 첨부자료, 내사자료 입수보고(고양지청) 및 첨부자료, 내사자료 입수보고(안전보건공단) 및 첨부자료, 내사자료 입수보고(M) 및 첨부자료
입건전조사보고서(부검감정서 첨부) 및 첨부자료, 입건전조사보고서(현장수사 종합)
수사보고서(재해조사의견서) 및 첨부자료, 수사보고서(위반사항 검토), 수사보고서(산업재해조사표 확인) 및 첨부자료, 수사보고(약식명령 첨부) 및 첨부자료
피고인들과 피고인 A의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1>
판시 각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다
주장의 요지
피고인 A는 피해자 등 근로자들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아크릴원판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과 관련하여 ‘2인 1조로 작업하고 아크릴원판의 전도를 방지하기 위한 지관을 사용할 것’을 지시하였음에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작업지시를 무시하고 이 사건 작업을 하면서 지관을 사용하지 않은 채 혼자서 아크릴원판을 지지하려다가 아크릴원판이 피해자를 향해 전도되어 피해자가 사망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한 것인바, 설령 피고인 A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 등이 정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의 업무상 과실과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고 피고인 A에게는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
관련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및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고 한다)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 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사업주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2항, 제3항 및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각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되,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각 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판단
판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가 판시 각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과 피고인 A의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은 사업주로 하여금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고(안전보건규칙 제3조 제2항 본문), 특히 중량물의 취급작업의 경우에 해당 작업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전해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안전보건규칙 제38조 제1항 제11호),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3호, 제4호는 경영책임자로 하여금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구체적인 조치사항으로서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고,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에 관한 인력, 시설 및 장비의 구비 등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용도에 맞게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피해자 등 근로자들이 취급한 중량물인 아크릴원판의 크기와 무게 및 작업방식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작업 과정에서 아크릴원판이 전도될 위험이 분명히 존재해 보임에도, 피고인 A는 이 사건 작업에 따른 위험성을 예방하기 위하여 앞서 본 법령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사전조사를 실시하거나 작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등의 구체적인 안전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해자 등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2인 1조 작업 및 지관 사용을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그러나 ㉠ 재해원인 조사의견서에 따르면, 이 사건 작업시 사용된 지관은 제품포장에 사용되는 PVC비닐의 심지를 절단한 것으로 그 자체로 특별히 아크릴원판 등 중량물의 전도를 방지하기 위하여 제작된 물품이 아니고, 설령 근로자들이 위 지관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작업 과정에서 아크릴원판이 전도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증거순번 14번 92면 내지 95면), ㉡ 다른 근로자인 H, I(피고인 A의 아들이기도 하다)의 진술에 따르면, 이 사건 작업 과정에서 지관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는 피해자의 이 사건 사고 당시와 같은 작업방식을 사전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순번 18번 132면, 증거순번 39번 54면, 증거순번 19번 14면, 15면), ㉢ 피해자 등 근로자들의 이 사건 작업은 매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가 일부러 피고인 A의 관리감독을 피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와 같은 작업방식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려워 보이는 점(H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가 피해자의 작업방식을 알고 있으면서도 특별히 어떤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증거순번 18번 132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 A의 일반적인 작업지시만으로 이 사건 작업에 관한 충분한 안전조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피해자의 이 사건 사고 당시와 같은 작업방식이 피고인 A로서 통상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오히려 피고인 A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작업에 관한 충분한 안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가 이 사건 사고 당시와 같이 위험하게 작업을 한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
재해원인 조사의견서 및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고 이후에 아크릴원판의 전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새로 설치한 아크릴원판 거치대 등에 비추어 볼 때(증거순번 14번 96면, 증거순번 109번 604면), 만일 피고인 A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했더라면 피해자가 이 사건 작업을 하면서 아크릴원판이 그대로 전도되어 사망하는 이 사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피고인의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예견가능성도 인정할 수 있다[설령 피해자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위험한 방식으로 이 사건 작업을 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업무상과실이 인정되는 이상 그 업무상 과실이 결과에 대한 유일한 원인이 될 필요는 없는 점(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도11091 판결 참조),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2항의 규정 자체가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의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면소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들은 이미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확정되었는바, 판시 각 범죄사실에는 확정된 위 약식명령의 기판력이 미치므로 면소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판단
피고인들은 2025. 4. 24.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고약2227호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약식명령(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을 발령받아 확정되었는데, 이 사건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은 아래와 같다.
간난간대를 설치하지 않았고, 배합기 2층 안전난간의 상부 난간대를 90센티미터 이상 지점
살피건대 피고인들의 판시 각 범죄사실의 안전조치의무위반과 이 사건 약식명령의 안전조치의무위반은 서로 구성요건과 적용법조를 달리하는 것임이 분명한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약식명령의 기판력이 판시 각 범죄사실에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안전조치의무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2호 가목(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 중대산업재해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안전조치의무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본문 제1호,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2호 가목(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 중대산업재해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피고인 주식회사 B: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 A: 징역형 선택
가납명령
피고인 B: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 A는 피고인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이 정한 근로자의 안전보호를 위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작업을 진행하다가 결국 근로자인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켰는바 그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장례 과정에서 부담한 금원이 있어 보이고 공판 과정에서는 1,5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으나, 피해자의 유족은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들이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피해자의 위험한 작업방식도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일부 원인이 된 점, 피고인 A는 이 사건 이전에 이종범죄로 인한 벌금형 전과만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와 피고인 B의 사업규모 및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방법과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최동환
각주1) 피고인 주식회사 B는 별도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 내용 및 피고인 A가 피고인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인 점에 비추어 피고인 주식회사 B도 피고인 A의 변호인이 제출한 변호인의견서와 같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