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3. 2. 10. 선고 2022고단569 판결

주문

피고인 B을 징역 1년에, 피고인 C를 징역 8월에, 피고인 주식회사 D를 벌금 20,000,000원에, 피고인 E 주식회사를 벌금 25,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은 무죄.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범죄사실(피고인 B, C,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 E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명칭에서 ‘주식회사’ 부분은 생략한다)은 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F로부터 남양주시 G에서 하는 ‘H공사(이하 ‘이 사건 건설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은 사업주로서 건설공사도급인이고, 피고인 C는 이 사건 건설공사의 현장소장이다.

피고인 D는 타워크레인 설치 및 해체업, 건설기계 대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피고인 E에 타워크레인(모델명: CTT331-16, 등록번호: (차량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타워크레인’이라 한다)을 임대한 후,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타워크레인을 설치·조립·해체하는 작업(이하 ‘설치 등 작업’이라고만 한다)을 I에게 도급한 도급인이고, 피고인 B은 이 사건 건설공사 안전관리 등 책임자이다.

I은 ‘J’라는 상호로 타워크레인 설치 및 해체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피고인 D로부터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설치 등 작업을 도급받아 근로자인 피해자 K(54세), L(47세), M(52세)를 고용하여 위 작업을 지휘·감독한 사용자로서 사업주이다.

[구체적 범죄사실]

1.

피고인 B<1>

사업주는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작업도구·장비·방호설비 등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고만 한다) 제38조 제1항 제1호], 기계·기구 또는 설비에 설치한 방호장치를 해체하거나 사용을 정지해서는 아니 된다(안전보건규칙 93조 제1항).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

피고인과 I은 2021. 10. 14. 13:00경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에서 피해자들에게 타워크레인과 기존 마스트(타워크레인을 지탱하는 세로기둥형태의 구조물) 사이에 새로운 마스트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인상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

이러한 경우 도급인의 안전관리자인 피고인 B과 사업주인 I으로서는 위와 같은 안전보건규칙이 정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와 서비스트롤리(’대차‘라고도 한다, 삽입될 마스트를 실어 타워크레인과 기존 마스트 사이로 삽입하는 데 사용되는 설비)의 받침대 위에 실린 삽입될 마스트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스토퍼(’브라켓‘ 또는 ’까치발‘로 지칭되기도 한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점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고, I은 근로자들이 삽입될 마스트를 서비스트롤리에 실은 후 스토퍼에 고정시키고 작업을 하는지, 근로자들이 착용한 안전대를 안전한 곳에 걸어 사용하는지를 확인·점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인과 I은 위와 같은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스토퍼에 관한 사항 등 이 사건 타워크레인 모델에 대한 특징적인 부분이 누락된 작업계획서(이하 ‘이 사건 작업계획서’라 한다)를 작성한 후 피해자들로 하여금 이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고, 방호장치인 2개의 스토퍼 중 1개를 떼어낸 서비스트롤리를 인상작업에 제공하여 피해자들이 이를 사용하도록 하였고, 동시에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스토퍼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점검하지 아니하고, 피해자들이 마스트를 스토퍼에 고정시키고 작업을 하는지, 피해자들이 착용한 안전대를 미리 설치한 안전대 부착설비에 걸고 작업하는지를 확인·점검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C는 제3의 가항, 나항과 같이 안전조치 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새로운 마스트(가로 1.95m, 세로 1.95m, 높이 3.75m, 무게 3톤)를 스토퍼에 고정시키지 않은 채 이 사건 타워크레인과 기존 마스트 사이로 삽입하는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텔레스코픽 케이지(타워크레인 상부를 밀어올려 기존 마스트와의 사이에 새 마스트를 삽입할 공간을 만들어 주는 설비) 부분에 서비스트롤리 좌측 마스트 받침대가 부딪치면서 서비스트롤리가 멈추고 그 위에 올려져 있던 삽입될 마스트가 중심을 잃고 타워크레인 바깥쪽으로 넘어지면서, 위 마스트에 안전대를 걸어두었던 피해자 K이 위 마스트와 함께 지상으로 추락하여 다발성척추 골절로 사망하고, 서비스트롤리에 안전대를 걸어두었던 피해자 L은 위 마스트에 부딪혀 아래로 추락하여 서비스트롤리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되었으나 골반골 골절, 저혈량성 쇽 등으로 사망하고, 피해자 M는 넘어지던 위 마스트에 깔려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흉강내로의 열린상처가 없는 외상성 혈흉, 제1늑골을 침범하지 않은 다발골절, 폐쇄성 등의 상해를 입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 및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I, C와 공동하여 피해자 K, L을 각각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피해자 M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

2.

피고인 D

피고인의 사용인인 B이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 K, L을 각각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2>.

3.

피고인 C

가.

건설공사도급인으로서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3>

건설공사도급인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에는 작업시작 전 기계·기구 등을 소유 또는 대여하는 자와 합동으로 안전점검 실시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사업주의 작업계획서 작성 및 이행여부를 확인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4조 제1호, 제2호), 타워크레인에 대하여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여야 하며(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4조 제4호), 안전보건규칙은 기계·기구 또는 설비에 설치한 방호장치를 해체하거나 사용을 정지하지 아니할 것을 기계 등의 일반기준으로 정하고 있다(제93조 제1항 본문).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인상작업이 이루어지게 되었으므로, 건설공사도급인인 E의 현장소장으로서 위 법령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작업계획서 확인 의무를 위반하여 스토퍼에 관한 사항 등 이 사건 타워크레인 모델에 대한 특징적인 부분이 누락된 이 사건 작업계획서를 제출받아 그대로 확인하고, 방호장치를 해체하지 아니할 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들로 하여금 방호장치인 2개의 스토퍼 중 1개를 떼어낸 서비스트롤리를 인상작업 사용하도록 방치하였다.

[쟁점 판단1. 작업계획서 관련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①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안전보건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 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②

산업안전보건법 제76조에 의하면, 건설공사도급인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에는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하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94조 제2호에 의하면, 건설공사도급인은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을 수행하는 사업주의 작업계획서 작성 및 이행여부를 확인하는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 나아가, 안전보건규칙 제38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사업주는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위 [별표4]에 의하면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의 작업계획서의 내용에는 설치·조립 및 해체순서, 작업도구·장비·가설설비 및 방호설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③

산업안전보건법 제76조는 산업안전보건법이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면서 신설된 조항이다. 오래 전에는 건설회사 직영이나 전문 임대업체를 중심으로 타워크레인 등 중기가 운영되었으나,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영세한 장비 임대업체들이 난립하게 되었고, 장비의 임대사업과 별도로 설치·해체업 등이 업무별로 다단계 하도급화함에 따라 장비 등이 노후화되고 관리체계가 부실해졌고<4>, 타워크레인 작업 중 근로자들의 사망 사고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건설공사도급인은 그 사업장에서 안전을 총괄·관리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타워크레인에 관하여는 건설공사도급인이 임차인의 지위에서 설치 등 작업을 임대인에 일임할 뿐 실제 설치 등 작업을 담당하는 사업주나 근로자들 사이에 아무런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근로자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76조는 위와 같이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의 위험이 외주화되어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으로, 건설공사도급인이 그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타워크레인에 대해서 설치부터 해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도록 하기 위해 입법되었다<5>.

④

결국,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의 작업계획서 작성 등에 대한 건설공사도급인의 확인의무는 사업주가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였는지 등을 형식적으로 확인할 의무가 아니라,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의 사업주가 부담하는 것에 준하는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I, B으로부터 이 사건 작업계획서를 제출받아 확인한 것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4조 제2호가 요구하는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타워크레인과 기존 마스트에 새로운 마스트를 삽입하는 작업은 타워크레인 인상작업의 주된 부분으로 타워크레인의 단수를 높임에 따라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이때 삽입될 마스트가 전도될 위험은 통상적으로 수반된다.

㉯

이 사건 작업계획서에는 삽입될 마스트 전도 위험에 대한 조치나 이러한 위험에 대비한 방호장치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새로운 마스트를 삽입하는 구체적 작업과 관련하여 새로운 마스트 좌·우에 롤러를 설치한 후 작업하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작업방식과 서비스트롤리 위에 삽입될 마스트를 실어 작업하는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실제 작업방식은 삽입될 마스트의 전도 위험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의 점에서 상이하다.

㉰

D는 스토퍼 2개 중 1개를 떼어낸 상태의 서비스트롤리를 이 사건 타워크레인 인상작업에 제공하였고(수사기록 1권 216면, 수사기록 2권 228면, 236면), 피해자들은 새로운 마스트를 삽입하는 작업 과정에서 체결 및 해제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부착된 1개의 스토퍼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 사건에서는 안전관리감독자, 작업지휘자, 근로자들 가운데 누구도 스토퍼 해체나 미사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안전불감증은 이 사건 작업계획서가 부실하게 작성되고 그에 따른 교육이 이루어진 데에도 원인을 돌릴 수 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76조의 입법배경과 입법취지에 비추어, 피고인이나 E이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었다거나 I이나 피해자들과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는 등으로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에 관한 위험에 대한 지배가능성이 없었다고 하여 피고인이 책임을 면한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필요하다면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거나 전문인력을 고용하고 계약을 체결하여 위험을 관리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했어야 한다.

[쟁점 판단2. 스토퍼가 방호장치에 해당하는지]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같은 법 제38조 제1항 제1호, 제4항의 위임에 의한 안전보건규칙 제93조 제1항 본문은 ‘사업주는 기계·기구 또는 설비에 설치한 방호장치를 해체하거나 사용을 정지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한편, ‘방호장치’는 ‘방호’와 ‘장치’의 합성어로, 사전적으로 방호는 ‘어떤 공격이나 해로부터 막아 지켜서 보호함’으로, 장치는 ‘어떤 목적에 따라 기능하도록 기계, 도구 따위를 그 장소에 장착함. 또는 그 기계, 도구, 설비’로 각 정의된다. 이러한 법령의 문언과 체계, 사전적 정의 등에 의하면, 안전보건규칙 제93조 제1항이 정한 ‘방호장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기계·도구 또는 설비를 이용한 작업에 수반되는 위험은 무엇인지, 방호장치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장치가 고안된 목적이나 그 장치의 주된 기능이 위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데 있는 것인지를 살펴 판단할 수 있다.

②

다음과 같은 이유로, 스토퍼는 안전보건규칙 제93조 제1항이 정한 ‘방호장치’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서비스트롤리에 새로운 마스트를 얹어 삽입하는 작업과정에서 위 마스트가 전도될 위험은 이러한 작업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이고, 스토퍼는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그 주된 기능이 서비스트롤리에 위 마스트를 고정하는 데 있음이 명백하다.

㉯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8조의 위임에 따른 위험기계·기구 방호조치 기준(고용노동부고시 제2020-38호) 제3조 제1항 제1호 전문은 ‘방호조치’를 ‘위험기계·기구의 위험장소 또는 부위에 근로자가 통상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조치’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 제80조 제1항은 ‘유해하거나 위험한 기계·기구에 대한 방호조치’라는 제목으로 ‘누구든지 동력으로 작동하는 기계·기구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유해·위험 방지를 위한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고는 양도, 대여, 설치 또는 사용에 제공하거나 양도·대여의 목적으로 진열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8조는 산업안전보건법 제80조 제1항의 위임에 따른 것이므로, 위 고용노동부고시는 산업안전보건법 제80조 제1항이 개별적으로 열거한 유해하거나 위험한 기계·기구에 대한 방호조치를 구체적으로 정의한 것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안전보건규칙 제93조 제1항은 기계 등의 일반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위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한정한 방호조치의 정의에 따라 안전보건규칙 제93조 제1항이 정한 ‘방호장치’를 해석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

방호장치 안전인증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21-22호) 또한 그 근거가 되는 산업안전보건법 제83조 제1항 및 제2항, 제84조 제1항<6>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4조 제1항 제2호<7>가 개별적으로 열거한 방호장치에 한정하여 안전인증기준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위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라 안전보건규칙 제93조 제1항이 정한 ‘방호장치’를 해석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한편, 위 고용노동부고시 제36조 제1항 제3호는 ‘이동식 비계용 부재’를 방호장치로 보아 이에 대하여 안전인증기준을 정하고 있고, 여기에는 ‘이동식 비계용 아웃트리거’가 포함된다. 이동식 비계용 아웃트리거는 작업자가 승강 중에 비계가 전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지지대이므로(위 고용노동부고시 제35조 제3호 라목), 위 고용노동부고시가 전제한 ‘방호장치’의 정의에 의하더라도, 삽입될 마스트의 전도 방지 기능을 하는 스토퍼가 포섭된다고 할 것이다].

[인정되지 않는 공소사실 부분]

공소사실 중『작업자들이 마스트를 삽입하기 전 스토퍼에 고정시키고 작업을 하는지, 안전대를 안전한 곳에 걸고 작업을 하는지를 감시·확인하지 아니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이해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러한 의무를 건설공사도급인의 의무로 정하고 있는 법령을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범죄사실에서 제외한다.

나.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인상작업이 이루어지게 되었으므로, 건설공사도급인인 E의 현장소장으로서, 스토퍼에 관한 사항 등 이 사건 타워크레인 모델에 대한 특징적인 부분이 누락된 작업계획서를 제출받았다면 이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작업시작 전에 서비스트롤리에 스토퍼가 장착되어 있는지, 그 스토퍼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가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점검하고, 근로자들이 새 마스트를 스토퍼에 고정시키고 작업을 하는지, 안전대를 안전한 곳에 걸고 작업을 하는지를 확인·점검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I, B으로부터 제출받은 이 사건 작업계획서를 그대로 확인하고, 위와 같은 확인·점검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I, B은 제2항과 같이 안전조치 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과실로 I, B과 공동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K, L을 각각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피해자 M가 상해를 입게 하였다.

[쟁점 판단3. 업무상 주의의무가 인정되는지]

①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고,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②

이러한 법리는 타워크레인을 임차한 건설공사도급인이 자신의 사업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 부담하는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에 대하여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타워크레인 설치 등 작업을 구체적으로 관리·감독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타워크레인 인상작업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76조에 의하면, 건설공사도급인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타워크레인의 설치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에는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94조는 이러한 건설공사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를 보다 구체화하여, 작업시작 전 기계·기구 등을 소유 또는 대여하는 자와 합동으로 안전점검 실시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사업주의 작업계획서 작성 및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타워크레인에 대하여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제1호, 제2호, 제4호). 안전보건규칙 제9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기계·기구 또는 설비에 설치한 방호장치를 해체하거나 사용을 정지하여서는 아니 되고, 안전보건규칙 제141조 제1호에 의하면, 크레인의 설치·조립·수리·점검 또는 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 작업순서를 정하고 그 순서에 따라 작업을 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법령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인은 타워크레인 인상작업 시작 전에 합동 안전점검을 하고, 작성된 작업계획서에 따른 작업이 이루어지는지를 확인하며, 방호장치가 해체되거나 정지되지는 않도록 조치하고, 작업이 순서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조치하는 등의 의무가 있었다.

㉯

피고인은 이 사건 타워크레인 임차인인 E의 현장소장으로서 D에 임대차계약과 그에 부수한 의무의 이행을 요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E 안전관리자 O을 통하여 피해자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작업계획서를 토대로 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안전보호구 착용 상태 등을 확인하는 등 사실상 관리·감독할 수 있는 지위에서 그 권한을 행사하기도 하였다(증인 O의 법정진술).

㉰

산업안전보건법 제76조의 입법배경과 입법취지(쟁점판단1. ③ 부분 참조)에 비추어 건설공사도급인인 E과 그 현장소장인 피고인은 고소(高所)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에 대하여도 안전을 확보할 구체적인 조치를 강구할 책임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

사업주로서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안전보건규칙 제3조 제2항).

피고인은 사업주인 E의 현장소장으로서 2021. 10. 20.경부터 2021. 10. 22.경까지 위 공사현장 P동 3·4호라인 9층에서 벽에 대각선으로 기대어져 서있는 철근 뭉치를 붙드는 등 전도방지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설비에 의한 위험에 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1. 10. 22.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67회에 걸쳐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다.

4.

피고인 E

가.

피고인은 사용인인 C가 제3의 가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다.

나.

피고인은 사용인인 C가 제3의 다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안전조치 의무를 각각 위반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