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8. 10. 18. 선고 2018나202133 판결

2018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에 대한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2.

가. 가지급물반환신청에 따라,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24,013,05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3. 8.부터 2018. 10. 18.까지 연 5%, 2018. 10.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위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3.

소송총비용(가지급물반환신청 비용 포함)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가지급물반환신청취지

제2의 가.항과 같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같이 본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사설 학원에서 고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국어 과목 강의를 하는 학원 강사인바, 2014. 7. 13. 피고를 원고가 운영하는 강사팀에 소속시키고 피고에게 원고의 강의 교재 등을 이용하여 수강생의 내신 관리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강의 등을 맡기기로 피고와 합의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2014. 7.경부터 2016. 7.경까지 사이에 피고에게 강의료로 합계 8,947,250원을 지급하였다.

다.

한편 원고 운영 강사팀에 피고가 출강시 그 수강학생은 처음에는 20여명 정도였으나, 수강생이 갈수록 감소하여 2016. 8. 26.경에는 그 수강생이 2명에 불과하여 피고는 다음날 원고와 전화통화 중 원고에게 '새로이 맡게 된 강좌의 강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그 후 이 사건 약정 제2항에서 정하는 수업 출강을 하지 아니하였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5 내지 19, 25, 29호증, 을 제1, 2, 4, 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본소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정 제4항은 "원고와 피고의 쌍방 합의 없이 원고와 피고 중 하나가 이 계약을 파기하면 계약을 파기한 쪽에서 상대방에게 5억 원을 배상한다."라고 정하고 있고(이하 이를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이라고 한다), 이는 원고 또는 피고 중 어느 일방이 상대방과 합의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약정을 해지 또는 해제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사전에 예정하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피고가 2016. 8. 27. 원고와 전화통화 중 새로이 맡게 된 강좌의 수강생이 두 명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강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얘기하고 그 후로는 이 사건 약정 제2항에서 정하는 수업에 출강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을 해지하고 향후 이 사건 약정 제2항에서 정한 출강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에 해당하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예정액을 정한 경우에 채권자가 그 손해배상예정액을 구하기 위해서는 채무불이행의 사실만 입증하면 되고 손해의 발생 및 손해액의 입증은 별도로 요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75. 3. 25. 선고 74다296 판결 등 참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위약금 약정에서 정한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피고가 이 사건 약정상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약정과 결부된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14 내지 19, 25, 29호증, 을 제1 내지 5,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여러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임금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위약금 약정에 근거한 본소청구는 이유 없다(원고의 본소청구를 전부 기각하는 이상 피고의 나머지 주장이나 피고가 구한 예비적 반소에 관한 판단은 생략한다).

①

이 사건 약정의 핵심적인 부분은, 피고가 원고가 하는 수업을 청강하면서 그 수업자료와 강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대가로 약 10년간 원고가 주관하는 수업에 일주일 중 일요일과 평일 하루를 출강하는 부분이고, 이에 더해 이 사건 약정을 파기하는 자가 상대방에게 5억 원을 배상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 부분 및 피고가 출강할 경우 그 수강생에 비례하여 수업료를 받는 부분(갑 제19호증인 이 사건 약정서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피고가 수업료를 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사자간 다툼이 없다)이다. 그런데 원고가 제공할 주된 의무는 그 기간이 1년 동안이고 그 성격상 원고가 기존에 하던 강의를 하면서 관련 자료만을 피고에게 제공하고 수강생으로부터의 수입으로 피고에 대한 수업료를 지급하면 그 이행이 완료될 수 있는, 비교적 용이하게 이행할 수 있는 의무이나(피고를 위해 새로이 수업자료를 작성한다거나 강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과정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기존의 수업자료를 열람시키고 피고가 원고의 수업을 청강하면서 노하우를 전달받는 형태이다), 피고가 제공할 주된 의무는 그 기간이 10년이고 피고가 직접 출강을 하는 등 장기간동안 구체적 노동을 새로이 수반하는 행위여서 그 이행을 완료하기가 쉽지 않은 형태인바, 결국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원고보다는 피고에게 주된 법적 부담을 지우고 있어서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종속되게 하는 측면이 있다. 즉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일반적인 근로계약에서 금지되는 위약금 약정과 유사한 실질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②

피고가 원고의 보조강사로 수행한 업무는 원고의 수능대비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의 내신을 대비하기 위한 강의로서 주된 강의에 부수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이와 같은 내신대비강의의 경우 학교별로 출제되는 시험문제와 범위가 다르므로 학교별로 별도의 수업을 진행하여야 하는 구조여서 원고 혼자서는 그 강의를 다 할 수 없으므로 피고와 같은 보조강사를 필요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했던 내신대비강의는 그 강의를 할 대상학교의 학생, 수업의 범위와 자료 및 수업장소, 내신대비강의를 해야 할 시간대와 시간수 등이 원고가 정한대로 진행되었던 점, 원고는 정기적으로 내신대비강의를 하는 강사들을 상대로 내신회의(팀미팅)를 진행하였던 점, 피고는 위 강의 후 이메일로 원고에게 그 강의의 결과를 보고하기까지 하였던 점, 원고가 소속 학원을 옮긴 뒤에도 피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출강을 요구했던 점, 위 내신대비강의 자체가 원고의 수능대비강의 수강생들을 위해 부수적으로 행해진 성격이 짙었기에 이는 결국 원고를 위한 측면이 큰 점까지 고려해 보면, 피고는 원고의 지휘와 감독하에서 내신대비강의를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이 강의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가 직접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을 대신해 원고 주관 내신대비강의의 노무를 제공하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고, 원고가 지정하는 장소나 자료 외 다른 형태로 강의를 제공하는 것 역시 금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가 내신대비강의의 수강생이 감소하는 경우에 강사료 수입도 함께 줄어드는 위험을 부담하였지만 이는 피고에게 지급할 수업료를 수강생 수에 비례하여 정하는 일부 내용에 따라 생긴 결과일 뿐이고, 내신대비강의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수능대비강의의 수강생들을 위한 측면이 컸으며 그 수강생들의 학교별로 상이한 내용을 다루어야 할 성격인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와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독립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구조에서 강의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가 지정해주는 형태로, 즉 수강생이 늘어나면 늘어난 상태대로, 줄어들면 줄어든 상태대로 수강생이 정해진 내신강의대비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⑤

피고는 원고에 비해 유명하지 않은 강사의 지위에 있었기에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할 당시 원고는 비교적 우월적인 지위에 있었다고 보이고, 피고 역시 이를 인식하면서도 이 사건 약정을 통해 내신대비강의 뿐만 아니라 종국적으로는 수능대비강의를 하여 학원 강사로서의 기량이나 유명세를 늘리려 의도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은 사정이 이 사건 약정의 체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지정한 대로 한 피고의 출강에 따른 대가로 수업료, 즉 임금이 지급되었기에 이 사건 약정을 통한 피고의 출강에 근로관계의 실질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더군다나 피고가 원고에게 '학생두명을 수업하러 출강을 하기는 어렵다, 일요일 수업을 잡게되면 적게 잡아도 70~8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얘기한 것을 고려할 때, 피고는 수업료의 액수에 관하여도 분명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가 일주일에 매주 일요일과 평일 중 하루만을 출강하였다고는 하나 원고 측의 교재나 자료로 그 수업을 진행하였고 학교별로 시험의 범위와 내용이 다르므로 별도로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도 필요했던 점,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내신대비강의를 해야 할 시간대와 시간수 및 그 장소는 원고가 정한대로 진행되어야 했기에 근무시간의 설정 등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고 이 사건 약정의 해석상 평일의 경우 그 출강일이 특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출강일 외 다른날에 강사로서 일하는 것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가 정한 출강일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했던 점(실제로는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도 출강한 것으로 보인다)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약정기간 동안 내신대비강의의 수입 외 추가 수입을 올렸다는 사정이나 피고가 다른 학원에서 강의한 것에 대해 규제한 적이 없었다는 사정은 피고를 원고에 대한 근로자로 인정하는 데 별다른 장애가 되지 못한다.

⑦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강의료를 수강생 수에 비례하여 받았고,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된 강의료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으나 이와 같은 사정은 피고의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 핵심적인 사항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는 약 2년간 원고의 내신대비강의에 대한 강의료로 총 900만 원이 되지 않는 돈을 지급받았는데 그 강의료보다 훨씬 큰 금액인 5억 원을 위약금으로 설정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계약을 체결했음을 추단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앞서 위 ① 부분 참조).

⑧

이 사건 약정상 피고는 매주 일요일과 평일 중 하루에 원고 주관의 내신대비 강의에 10년간 출강할 의무가 있으므로 매주 일요일과 평일 중 하루에 한해서는, 일응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있다고 보이고, 일주일 중 2일만 출강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부인할 필연적인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3.

가지급물반환신청에 대한 판단

이 사건의 경우 이 판결에 의하여 제1심 판결이 취소되므로, 제1심의 가집행선고도 실효된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제1심 판결의 가집행선고에 따라 2018. 3. 8. 피고로부터 제1심 판결이 인용한 금액 중 24,013,056원을 지급받았는데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기각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에 따라 피고에게 위 금액과 그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24,013,056원과 이에 대하여 위 가지급물 수령일인 2018. 3. 8.부터 원고가 구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8. 10. 18.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인 2018. 10.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본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본소청구를 기각함과 아울러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충정(재판장) 박창우 정은영

각주1)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고용한 자가 5인 이하라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동법 시행령 제7조 및 그 별표 1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15조, 제20조가 적용된다.

각주2) 원고 주장처럼 일부 수강생은 원고의 수능대비강의와 상관이 없이 내신대비강의만을 수강하였다고 하나 이와 같은 경우는 소수에 지나지 않고, 내신대비강의의 수강료는 후술하는바와 같이 피고가 수령한 금액을 고려할 때 저렴한 수준이어서 그 실질이 원고의 수능대비강의 수강생들을 위한 부수적 성격이 짙음을 알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