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9. 7. 12. 선고 2018노154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1>

가.

피고인이 대표로 재직 중인 C(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에서의 요양보호사들의 근무 중 특히 야간근무는 그 근로가 간헐적·단속적으로 이루어져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형태로서 감시적·단속적 근로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더한 총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우며, 포괄임금제로 금여를 지급하겠다는 약정이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바, 피고인과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 사이에 체결된 각 포괄임금 약정은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에게 지급된 시간당 임금이 고시된 시간당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에게 별도로 지급할 수당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나.

가사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과 사이의 각 포괄임금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는바, 피고인이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 또한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의 근무 형태가 감시적·단속적인 근로에 해당하여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각 포괄임금 약정이 유효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최저임금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원심은 그 판결문 제3면 제18행부터 제8면 제16행까지 그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6. 9. 8. 선고 2014도8873 판결).

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에게 당해 연도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시간급을 지급하고, 발생임금과의 차액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달리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각 범행의 주체인 "사용자"란 사업주를 의미하는 것인바(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최저임금법 제2조), 이 사건 요양원의 대표로서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이 규정한 "사용자"에 해당한다.

②

이 사건 요양원은 노인복지법 제34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한 노인요양시설로서, 치매·중풍 등 노인성질환 등으로 심신에 상당한 장애가 발생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을 입소시켜 급식·요양과 그 밖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고, 이 사건 요양원에 거주하는 요양대상자들은 주로 치매환자, 편마비외상환자 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공판기록 제79쪽). 이처럼 일반인들과 비교하여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 있는 요양대상자들의 특성상 야간에 별다른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고 정상적인 수면을 취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고, 요양보호사들에 의한 계속적인 수발이 필요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③

실제로 이 사건 요양원에서 시설장으로 근무했던 H이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한 진술에 의하더라도, 요양대상자들이 잠을 자다가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들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여러 명의 요양보호사로 하여금 야간근무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공판기록 제98쪽).

④

피고인 스스로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요양보호사들은 야간에 밀폐된 거실에 위치한 쇼파나 요양대상자들이 없는 빈 "요양실"에서 휴식을 취하였고, 1명의 야간근무 요양보호사가 5개 내지 6개에 달하는 요양실을 돌보았다는 것인바(항소이유서 제15쪽 참조),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에게 독립적인 "수면실"이 제공되어 야간근무 도중 근로의 제공으로부터 완전히 이탈하여 실질적으로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거나 그 야간근무 강도가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볼 수 없다.

⑤

이 사건 요양원의 야간일지 표지에는 "다른 야간근무자의 점검 확인란에 대리하여 서명하면 안 되고 반드시 점검자가 직접 점검 후 자필서명하라"는 취지의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는바(증거기록 제3권 제36쪽), 야간근로에 대하여도 사용자 측의 관리·감독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인은 다른 요양보호사들이 제기한 진정사건에서 "2013. 1.경 요양대상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야간근무조를 편성하여 4시간씩 교대로 근무하라고 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⑦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의 근로계약서를 보면 야간근무시 수면시간이 4시간 내지 8시간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앞서 본 사정들 및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야간근무시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이 휴게시간으로 인정하는 4시간을 넘는 휴게시간은 없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더구나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의 경우, 주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늦게 출근하여 다음 날 오전까지 야간근무만을 하는 도중 4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았던 것이 아니라,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주간근무를 하고 연이어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야간근무를 하며 주간에 1시간, 야간에 4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받은 것에 불과한바, 1회 근무시 근무시간의 길이 및 연속성, 근무시간 대비 휴게시간의 비율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근무밀도가 낮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

⑧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이 "감시업무를 주 업무로 하며 상태적으로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적은 업무"인 감시적 업무나 "근로가 간헐적·단속적으로 이루어져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인 단속적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⑨

나아가 피고인의 고의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 앞서 본 여러 사정들 및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요양관리사들과 사이에 체결한 각 포괄임금 약정은 무효임이 분명한 점, ㉡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과 사이에 포괄임금 약정을 체결하기에 앞서 그 위법성에 관하여 관할관청 또는 법률전문가에게 문의·조회하는 노력을 기울인 적이 없는 점, ㉢ 피고인에 비해 사회적·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처지에 있던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 개개인이 근로계약서에 직접 서명을 하고 별다른 이의 없이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을 수령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피고인에게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 특히 이 사건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였던 L, M, N은 2014. 4.경 이 사건과 같은 취지의 최저임금법위반 및 근로기준법위반을 이유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피고인을 진정하였고, 수사가 진행된 결과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위 요양보호사들과 합의한 사정 등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근로기준법위반에 대해 공소권없음의, 최저임금법위반에 대해 기소유예의 각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는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요양보호사들과 사이의 포괄임금 약정 등에 대해서도 숙고해볼만한 기회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하여 최소한 미필적 고의는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① 원심판결 범죄사실 중 제2면 제7행의 "5,580"을 "5,580원"으로, ② 제2면 제19행부터 제21행까지의 "근로자 E에게는 7,217,491원, 근로자 F에게는 11,244,080원, 2013. 5.경부터 퇴직일까지 근로자 G에게는 발생임금과의 차액에 해당하는 2,288,676원 등" 부분을 "근로자 F에게는 11,244,080원, 근로자 G에게는 2,288,676원, 2013. 5.경부터 퇴직일까지 근로자 E에게는 발생임금과의 차액에 해당하는 7,217,491원 등"으로, ③ 원심판결 법령의 적용 중 제3면 제10행의 "최저임금법"을 "각 최저임금법"으로, ④ "근로기준법"을 "각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으로 각 고친다}.

판사 박사랑(재판장) 박수완 설동윤

각주1)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사항을 항소심 공판정에서 진술한다 하더라도그 진술에 포함된 주장과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1998.9.22. 선고98도1234판결), 피고인이 항소이유서에 '사실오인, 법리오해'만을 항소이유로 기재한 이상,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다고 진술하였더라도 '양형부당'의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피고인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만을 이유로 항소한 경우에도 항소심은 직권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할 수 있으나(대법원 1990.9.11.선고90도1021판결),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의 형을 변경할만한 새로운 양형자료가 당심에서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되지 않는바, 직권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