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3. 5. 12. 선고 2021노283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1)

피고인 A은 퇴직금 청구가 가능하다고 믿고 사회복지법인 C(이하 ‘피해자’라고 함)을 상대로 선행사건의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받았고, 이후 선행사건에서 청구를 빠트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기 위해 후행사건의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받았다. 또한, 후행사건 소장의 피고란에 “사회복지법인 C”이라고 기재하고 피해자의 대표자를 “대표이사 B”이라고 기재한 것은, 후행사건을 담당한 법무사가 선행사건의 당사자를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고, 당사자에 관한 사항도 법원에서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라 보정을 명할 사항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은 기망한 사실이 없거나, 기망의 고의가 부정되어야 한다.

2)

피고인 B은 후행사건과 관련하여 기망행위에 가담하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다.

3)

선행사건은 피고인 A과 피고인 B 사이에서 제기된 것이므로, 선행사건 판결은 소송 상대방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일 뿐이고 착오에 의한 재산적 처분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A: 벌금 20,000,000원, 피고 B: 벌금 10,000,000원)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1998. 10. 13.경부터 2013. 12. 18.경까지 피해자(현재는 사회복지법인 ‘D’으로 명칭 변경됨)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근무한 사람이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딸로, 2006. 3. 15.경부터 2009. 10. 13.경까지 피해자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 A은 2007. 3. 7.경 의정부지방법원에 피해자를 상대로 퇴직금 53,380,620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민사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07가단13855호)을 제기하여 2007. 6. 15.경 승소 확정판결을 받고 그 무렵 위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 A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상대로 위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둔 것을 기화로 피고인 B과 피해자를 상대로 위 인용금액 53,380,620원에 대한 연 20% 상당의 이자금액 상당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재차 제기하고, 피고인 B이 위 소송 관련 서류를 수령하고 피해자에게 보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소송에 응소하지 아니하여 피고인 A으로 하여금 해당 소송의 승소 확정판결을 받도록 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A은 2013. 10.경 의정부시 가능동에 있는 의정부지방법원 민원실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장의 피고란에 피해자인 ‘사회복지법인 C’이라고 기재하고 피해자의 대표자를 ‘대표이사 B’이라고 기재하고, 청구원인란에 ‘내가 과거 고소인을 상대로 퇴직금 지급 청구 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07가단13855호)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 이후에 퇴직금 53,380,62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위 의정부지방법원 2007가단13855호 퇴직금 지급 판결이 확정된 다음날인 2007. 7. 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20%의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달라’는 내용으로 기재하여 법원 담당자에게 제출하였다(사건번호 의정부지방법원 2013가단50237호).

그러나 당시 피해자의 대표이사는 피고인 B이 아니라 피고인 A 본인이었고, 피고인 A은 2007년경 피해자의 대표자인 사유 등으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었음에도 피고인 A이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두었던 것이며, 피고인 A은 민법 제64조 등에 정한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B을 피해자의 대표자로 기재하여, 피고인 B은 이 사건 민사소송 소장을 수령하고도 피해자에게 어떠한 보고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응소하지 아니하여 피고인 A으로 하여금 무변론 승소 판결을 받게 할 생각이었다.

결국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이와 같이 의정부지방법원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같은 법원으로 하여금 ‘피해자는 피고인 A에게 53,380,620원에 대하여 2013. 11.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승소판결을 선고하게 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게 하여 피해자로부터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선행사건(의정부지방법원 2007가단13855 사건)에서의 기망행위가 후행사건(의정부지방법원 2013가단50237 사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취지’로 보인다는 전제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들의 ‘기망행위’는 피고인 A이 근로자가 아니어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님에도 미지급 퇴직금이 53,380,620원이라는 무변론 승소판결을 받고 이를 이용하여 후행사건의 소를 제기한 점, 피고인 B이 더 이상 피해자의 대표이사가 아님에도 소장의 위 피고인 B을 대표자로 기재한 점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된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① 피고인 A이 근로자가 아닌 점이나, ② 피고인 A이 피해자로부터 받을 돈이 없었거나 설사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원금이 53,380,620원이 아닌 점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해자는 아동복지법의 규정에 의한 요보호 아동을 수용보호함으로써 아동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그 복지를 보장할 목적으로 1992. 10. 15.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그 산하에 ‘G’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G는 사회복지사업법상 사회복지시설이자 아동복지법상 아동복지시설이고<1>, 아동복지시설 중 아동양육시설에 해당한다.

2)

피고인 A은 피해자의 대표이사로, 1998. 10. 13. 중임 이후 2001. 10. 13.까지 재직하였고(동일 기간 이사 겸임), 그 후 2009. 9. 3.부터 2011. 4. 8.까지, 2012. 5. 7.부터 2013. 10. 16.까지 각각 재직하였으며(2012. 5. 7.부터 2015. 6. 25.까지 이사 재직), 피고인 B은 피해자의 대표이사로 2006. 3. 15.부터 2009. 9. 3.까지, 피해자의 이사로 2006. 3. 15.부터 2009. 10. 13.까지 각 재직하였다.

한편, 피고인 A은 1978. 6. 24.부터 2005. 6. 30.까지, 2009. 9. 15.부터 2012. 2. 29.까지 G 시설장으로 근무하였다(수사기록 350쪽).

나.

기망행위 내지 착오에 의한 처분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의 후행사건 법원에 대한 기망행위로 인한 후행사건 법원의 착오 내지 착오로 인한 처분행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가 2006. 2. 21. 피고인 A의 퇴직금에 관하여 작성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에 의하면 그 퇴직금은 78,378,546원이었고, H 노무법인이 그 내용을 확인해주었으며(수사기록 61쪽), 피고인 A은 이를 기초로 금액을 산정하여 선행사건의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기죄의 피해자가 법인이나 단체인 경우에 기망행위로 인한 착오, 인과관계 등이 있었는지는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 등 최종 의사결정권자 또는 내부적인 권한 위임 등에 따라 실질적으로 법인의 의사를 결정하고 처분을 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바(대법원 2017. 9. 26. 선고 2017도8449 판결,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6도18986 판결 등), 선행사건의 소송계속 당시 피해자의 대표이사는 피고인 B이었고, 피고인 B의 경찰에서의 진술(“A의 실제 퇴직금 총액이 78,373,540원인데, 중간정산한 금액이 24,997,920원이므로, 금 53,380,620원을 미지급받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A이 그 금액을 법원에 청구하였기에, 제가 응소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록 294쪽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은 선행사건의 청구에 응하려고 하였던 취지로 이해되므로, 선행사건의 판결은 소송사기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선행사건 판결에 관하여 재심사유를 들면서 재심청구가 이루어진 바 없고, 그 판결의 효력을 부정할 만한 아무런 사정도 없다.

또한, 후행사건의 청구 내용은 확정된 선행사건 판결에서 인정된 퇴직금 원금에 대하여 후행사건의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사실심의 최종변론종결 당시의 권리관계를 확정하는 것이므로 소제기자의 청구 중 확정판결의 사실심 변론종결시 이후의 이행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이자) 청구 부분은 그 선결문제로 확정판결에 저촉되는 금원에 대한 소제기 상대방의 지급의무의 존재를 주장하게 되어 논리상 확정판결의 기판력의 효과를 받게 되는바(대법원 1976. 12. 14. 선고 76다1488 판결 참조), 후행사건 판결에서 후행사건의 청구가 인용된 것은 위 선행사건 판결의 기판력의 효과에 따른 당연한 결론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후행사건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받은 것을 두고, 피고인들이 후행사건 법원을 기망하였다거나 후행사건 법원의 착오로 인한 처분행위로 판결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②

피고인 A이 피해자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뒤 대표이사로 취임한 F은, 피고인 A을 상대로 후행사건 판결에 대한 재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해당사건의 항소심(의정부지방법원 2020나208189 사건) 법원은 후행사건 판결에 재심사유(대표권 없는 피고인 B이 피해자를 대표하여 후행사건 소송을 수행한 점)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선행판결에서 확정된 퇴직금 원금 채무에 대하여 지급의무를 부정하는 것은 선행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재심사유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있어서는 선행사건에서 지급의무가 인정된 금원에 대한 지연이자의 지급의무를 인정한 후행사건 판결과 그 결론이 동일하다고 보아 위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공판기록 152 내지 158쪽). 이에 비추어 보면, 설령 후행사건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특별대리인 등 피해자의 정당한 대표자가 다투었다고 하더라도 후행사건 판결과 동일한 결론이 내려졌을 것이므로, 피고인 A이 피해자의 대표자로 피고인 B을 기재한 것과 피고인 A이 승소하는 내용의 후행사건 판결이 선고된 것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다.

소송사기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1)

관련법리

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로서, 이를 처벌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그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거나 피고인이 그 소송상의 주장이 명백히 허위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한 흔적이 있는 등의 경우 외에는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3도37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소송사기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제소 당시에 그 주장과 같은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의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증명으로써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야만 하고, 단순히 사실을 잘못 인식하였다거나 법률적 평가를 잘못하여 존재하지 않는 권리를 존재한다고 믿고 제소한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7도1089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소송사기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①

피해자는 2005. 3. 31.까지 4회에 걸쳐 피고인 A에게 총 24,997,920원을 퇴직금(1978. 6. 24.부터 2005. 2. 28.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한 중간정산금)으로 지급하였다(수사기록 323쪽).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2006. 2. 21. 피고인 A의 퇴직금이 78,378,546원이라는 내용의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를 작성하기까지 하였다. 위 퇴직금 중간정산금 각 지급 시점이나 2006. 2. 21. 당시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재직하고 있지도 않았다. 피고인 A은 이를 근거로 삼아 선행사건 및 후행사건의 각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도는 2005. 6. 13.부터 같은 달 17.까지 동두천시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하면서 피해자 등 시설의 퇴직금 지급에 대해서도 감사를 거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감사 조치사항으로 동두천시로부터 피해자, G 측에 ’퇴직금 부족 적립(지급) 및 과다 적립(지급) 조치‘가 통보되었을 뿐(공판기록 131, 132쪽), 피고인 A이 지급받은 퇴직금에 대한 지적이나 조치사항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 B은 2007. 2.경 위 감사 결과 이루어진 ’퇴직금 부족 지급‘ 지적에 대해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까지 포함하여 퇴직금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2005년 경기도 종합감사 지적사항 조치계획 보고‘를 동두천시에 송부하였는데, 이후 그에 관한 별도의 지적 등이 이루어진 바 없다(수사기록 324, 325쪽).

②

피고인들은 위 ’2005년 경기도 종합감사 지적사항 조치계획 보고‘를 송부할 무렵 관계 행정기관(동두천시․보건복지부 및 관할 노동청)에 아래와 같은 취지로 질의하여 그에 대한 회신을 받았는데(수사기록 261쪽, 299 내지 308쪽), 아래와 같은 회신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로서는 피고인 A이 퇴직금 지급대상인지 여부에 관하여 명확한 답변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 겸 장애인거주시설의 시설장을 겸임하는 자가 경상남도를 상대로 경상남도지사의 특정감사 결과통보에서 ‘장애인시설 대표자 겸 시설장 퇴직급여 적립 부적정’ 처분요구의 취소를 국민권익위원회에 구하였는데, 국민권익위원회는 2014. 4. 21.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법인 대표자가 시설장을 겸하는 경우 퇴직적립금을 회수 또는 반납하도록 한 조치는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장애인시설 대표자 겸 시설장 퇴직급여 적립 부적정’ 처분요구를 취소할 것을 시정권고한다는 의결을 하였고, 그 과정에 ㉮ 고용노동부장관은 2014. 3. 6. ‘법인의 대표자 겸 시설장은「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급여를 지급받아야 하는 의무대상자는 아니나, 법인의 임원 등에 대한 퇴직적립금 보조금 지원에 관하여는 소관부처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으며, ㉯ 보건복지부장관은 2014. 2. 19. ‘장애인복지시설 시설장에 대해 장애인복지사업안내와 사회복지시설관리안내에 따라 퇴직적립금이 포함된 급여를 지원하고 있으므로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가 시설장을 겸하는 경우에도 시설장 퇴직적립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공판기록 179 내지 201쪽).

이처럼 2014년경에도 퇴직급여 지급 여부를 둘러싸고 정부 부처에 따라 다소 상반된 의견을 보인 바 있었고,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5년 보육사업안내’에서도 ‘어린이집 대표자, 대표자 겸 원장, 대표자 겸 보육교직원’은 국고보조를 통한 퇴직급여․퇴직적립금의 적립․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한편, 단서로 ’국공립 어린이집 및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의 대표자 겸 원장, 대표자 겸 보육교직원‘을 퇴직급여․퇴직적립금의 적립․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있었다(공판기록 124쪽).

결국 피고인 A이 후행사건의 소제기 당시 자신이 퇴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확히 인식할 만큼 확립된 지침, 규정 등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④

다만, 경상남도가 발간한 ’2013년 사회복지분야 감사 사례집‘에 사회복지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자의 퇴직금은 시설에서 부담하고 ’대표자 겸 시설장은 퇴직금 적립의 대상이 아니므로 퇴직금 지급은 불가함에도, 보조금으로 퇴직급여를 적립한 것‘을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개선명령을 한 사례가 포함되어 있고(수사기록 327쪽), 경상 남도 내 아동양육시설의 대표자 겸 시설장을 위한 퇴직금을 적립하는 것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적립 대상인지에 관한 경상남도의 2014. 5. 22.자 질의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2014. 5. 29. 그와 같은 자는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퇴직금 적립 대상이 아니라고 회신한 바 있다. 또한 G와 같은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운영 지침으로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5년 아동분야 사업안내 2권’의 중 인건비 ‘제한 규정’란에 ‘대표자 겸 시설장의 퇴직금 지급 불가(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근로기준법 제2조)’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사례나 질의 회신, 지침과 다른 취지의 기재가 존재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더욱이 위 ③항 중 고용노동부장관이 제출한 의견에 의하면, 퇴직금(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급여)과 퇴직적립금이 다른 성격의 금원인 것처럼 이해되나, 한편 위 ‘2015년 아동분야 사업안내 2권’의 중 인건비 부분에 의하면 퇴직금이 시설종사자 인건비 사용 내역 중 하나인 ‘퇴직적립금’의 예외(‘제한규정’)로서 퇴직적립금과 동일한 성격의 금원인 것처럼 되어 있어 용어상으로 적지 않은 혼란을 야기하므로 법률 문외한인 피고인들로서는 그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선행판결 중 첨부된 청구원인에 당시 ‘퇴직금’ 청구를 하는 피고인 A이 ‘퇴직적립금’에 관한 사정을 자세히 기술한 것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 A이 퇴직금 지급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가 근로자인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이는 법률적 평가의 문제이므로, 설령 그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

라.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고,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제4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이유로 이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부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균(재판장) 한승철 김민수

각주1) 사회복지사업법은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등 제2조 제1호 각 목에 열거된 법률에 관한 사업을 사회복지사업으로 정의하고(제2조 제1호 나, 라목), 사회복지사업을 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을 ‘사회복지법인’으로(제2조 제3호), 사회복지사업을 할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을 ‘사회복지시설’로(제2조 제4호) 각 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