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시행 이후 근로자들이 불성실한 근로를 제공하여 월간 기준 운송수입금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을 납부함으로써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경영 사정이 악화되어, 피고인이 임금협정에 따라 월간 기준 운송수입금 미달액을 공제한 임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체불임금이 없거나 소액에 불과하고,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없었으며, 그 책임이 조각된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피고인이 2020. 7. 1.경부터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면서 임금협정을 통해 근로자들이 매월 회사에 납부해야 할 월간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두고, 그 월간 운송수입금 기준액에 미달하여 납부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미달한 금액만큼을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제2호, 제26조 제2항 제2호에 위반되고, 이에 피고인이 근로자들과의 민사소송 1심에서 모두 패소한 점(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가합72522, 2021가합72539, 2021가합510, 2021가합497, 2021가합503호), 달리 피고인이 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에 대하여 미달 납부된 운송수입금의 공제를 주장할 수 있다고 오인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민사적인 다툼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피고인의 책임이 조각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되어 2020. 1. 1. 시행된 것) 제21조 제1항 제2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가 이용자에게서 받은 운임이나 요금(이하 ‘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의 전액에 대하여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않을 것을 운송사업자의 준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26조 제2항 제2호는 운수종사자는 운송수입금의 전액에 대하여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납부하지 않을 것을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정한 금액을 운송사업자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운수종사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이른바 사납금제는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운수종사자들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운수종사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고(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1997. 12. 13. 법률 제5448호로 개정되어 이른바 전액관리제를 규정하였으나 이를 우회하여 사실상 사납금제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됨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제21조 제1항 제2호 및 제26조 제2항 제2호가 신설되어 2020. 1. 1.부터 시행되었다.
이와 같이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수하는 행위가 금지됨을 명확히 하여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겠다는 신설 경위와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규정은 강행법규로 봄이 타당하므로 설령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사용자와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회사는 2020. 1. 1.부터 시행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전액관리제 시행을 강제하자 2020. 4. 21.경 위 회사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단체협약인 ‘2020년도 임금협정서’(증거목록 순번 16번)를 작성하면서, 2020. 7. 1.부터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하였다.
위 임금협정서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의 노동조합원은 월간 기준 운송수입금 이상을 회사에 납부할 의무가 있으나(위 임금협정서 제33조), 월간 기준 운송수입금을 납부하지 못하더라도 불성실 근무로 규정되어 징계처분을 받거나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할 뿐이고(위 임금협정서 제36조<1> 제4호, 제38조), 위 임금협정서에서 정한 공제 항목에 월간 기준 운송수입금의 미달 금액이 포함되어 있지도 않으므로(위 임금협정서 제41조), 위 임금협정서의 관련 규정이 월간 기준 운송수입금을 납부하지 못한 불성실 근로자에 대한 임금 공제를 허용하는 취지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이 사건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 월간 기준 운송수입금의 미달 금액을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합의는 강행법규인 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신설조항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
피고인은 전액관리제 시행 이후 근로자들이 불성실한 근로를 제공하여 이 사건 회사의 경영 사정이 악화됨으로써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을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등 참조).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해 근로자들이 60명에 이르고, 체불임금이 1억 8천여만 원으로 그 규모가 상당한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시행한 후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 중 48명과 임금지급 방법에 관하여 합의한 후 체불임금의 각 일부를 지급한 점, 9명의 근로자들이 체당금과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등을 통해 상당 부분의 피해를 회복한 점, 피고인이 사재를 출연하여 어렵게 회사를 꾸려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있다.
여기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죄전력,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