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8. 9. 7. 선고 2017가합104247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휴대폰대리점업, 통신기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들은 2016. 5.경~2017. 3.경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텔레마케터로 근무하다가 아래 마.항 기재와 같이 퇴사한 사람들이다.

나.

원고의 영업본부는 실장, 팀장, 팀원의 조직으로 구성되어 실장이 담당하는 팀의 팀장을 통해 회사의 지시 사항 등을 전하고, 팀장은 해당 팀원에게 이를 전하는 방법으로 운영되어 왔다. 원고의 텔레마케팅 팀은 총 4팀이고, 피고들은 모두 같은 팀(부천팀)에 소속된 영업 직원들로서, 피고 D, E, G(이하 '피고 D 등'이라 한다)은 팀장급 직원, 나머지 피고들은 팀원급 직원들이다.

다.

원고 대표이사 및 실장들은 2017. 7. 말경 다음 달의 회사 운영 방향 등에 관한 회의를 하면서, 8월은 휴가철 비수기로 영업 실적이 부진하므로 영업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 및 만약 정상 근무를 한다면 수익을 맞추기 위한 목표실적 상향 등을 논의하였다. 부천팀 담당 실장 J은 팀장급인 피고 D 등에게 '8월달 15일 무급 휴가안'을 제안했는데, 피고들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계속 정상적으로 근무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라.

J은 2017. 7.경부터 실적 압박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로 친하게 지내던 피고들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였고, 피고들 또한 8월의 상향된 목표실적 미달 시 기본급 삭감(원고는 영업 직원들에게 매월 기본급 및 인센티브를 지급하되, 일정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기본급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급여를 지급해왔다) 등의 압박으로 그 무렵부터 J에게 진지하게 퇴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J은 이를 원고 대표이사에게 전하지는 않았다.

마.

J은 2017. 8. 19.경 건강 악화로 병가를 신청하면서(J은 이후 2018. 3.경 퇴사하였다), 피고들에게 회사를 그만둔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이에 피고들은 같은 달 21. 원고에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 이후부터 출근하지 않았다(이하 '이 사건 퇴사'라 한다).

바.

한편, 원고와 피고들이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의 제7조 제1항은 '중도퇴직'이라는 표제 하에 '근로자가 퇴직할 경우 퇴사일 1개월 이전에 원고에게 통보하여 충분한 협의 하에 업무 인수인계를 완료한 후 퇴사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바 제2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G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 G에 대하여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 이 사건 퇴사로 인해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이 부분 소에 대하여, 피고 G은 원고가 먼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여 사실상 근로자들로 하여금 퇴사를 유도하고 이제 와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소권남용으로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피고 G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이 부분 소가 오직 피고 G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목적에서 제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근로계약서 제7조 제1항에 따라 퇴직 시 1개월 전 회사에 통보하여 충분한 협의 하에 인수인계를 해야 하고, 퇴사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협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인수인계 및 퇴사 승인 없이 근로제공을 중단하였다. 이 사건 퇴사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특수한 사정에 기한 퇴직이 아니라, 원고의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에서 원고가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 집단으로 퇴직하여 근로제공을 거부한 것으로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퇴사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들이 배상해야 할 손해액은 이 사건 퇴사 직전 3개월 동안 피고들의 월평균 매출액에서 피고들의 월급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한 별지 목록 '손해액' 해당란 기재 각 금원이다.

2)

피고들의 주장

원고는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을 받고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피고들에게 무급 휴가를 강요했고,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느낀 피고들이 부득이 퇴사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 사건 퇴사는 사용자인 원고의 불리한 근로조건 변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므로, 근로계약서 제7조 제1항이 정한 중도퇴직이 아니라, 민법 제661조에 따른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근로계약의 해지 또는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9조에 따른 근로조건 무단변경으로 인한 근로계약의 해제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해지 또는 해제로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적법하게 종료되었으므로, 피고들에게 어떠한 채무불이행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산정한 손해액은 원고가 실제로 입은 손해가 아니라 가정적인 매출감소분을 기준으로 한 점, 선납반영총액을 기준으로 하여 1개월분 손해가 아니라 가입자의 개통이 유지되는 2~3년분 손해를 모두 반영한 점 등에 비추어 그 산정방식이 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나.

판단

1)

쟁점의 정리

원고는 피고들의 이 사건 퇴사가 근로계약서 제7조 제1항을 위반한 채무불이행이라고 주장하고, 피고들은 이 사건 퇴사가 원고의 무단 근로조건 변경에 대응한 적법한 해지 또는 해제라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9조에 의하면, 근로자는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다를 경우에 근로조건 위반을 이유로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바, 이 사건 퇴사에 앞서 원고가 피고들에게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조건과 다른 조건을 강요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

구체적인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거시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원고 경영진들은 비수기인 2017. 8. 영업수익을 맞추기 위해 영업 직원들에게 15일 무급 휴가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실장 J을 통해 위 방안이 피고들에게 전달된 점, ② 피고들은 무급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상향된 목표 실적(피고들은 원고가 2018. 8.의 개통목표량을 종전 200개에서 320개로 올리고, 미달성 시 기본급을 삭감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한다)을 달성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고, 실적 미달성 시 기본급 삭감의 불이익을 입게 되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무급 휴가 사용이 사실상 강제된 것으로 보이는 점(J과 피고들은 이러한 실적 압박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로 2017. 7.경부터 퇴사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한 달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15일 동안 무급 휴가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은 원고와 피고들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던 근로조건으로, 피고들에게 불리한 내용인 점, ④ 피고들이 소속된 팀을 관리하는 실장이자 피고들과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괴로움을 함께 나누었던 것으로 보이는 J은 2017. 8. 19.경 피고들에게 퇴직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병가를 냈고, 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 피고들이 원고에 사직서를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사에 앞서 원고가 피고들에게 당초 근로계약 내용에 없던 15일의 무급 휴가를 사실상 강제하며 피고들에게 불리한 근로조건을 강요하였고[원고가 피고들에게 2017. 8. 중 15일의 무급 휴가를 강요하거나, 상향된 실적 미달성 시 기본급을 삭감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각 사실확인서(갑 제3, 9호증)의 기재는 모두 믿지 아니한다], 이로 인해 피고들이 이 사건 퇴사를 결심한 것으로 봄이 자연스러운바, 이 사건 퇴사는 근로기준법 제19조 제1항에 따른 근로계약 해제의사표시로서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이로써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제공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들에게 손해배상금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화(재판장) 이승연 김정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